[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지방선거와 부동산 부패 청산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지방선거와 부동산 부패 청산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1.04.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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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공석이 된 해당 지역의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라, 현 정권이 지난 4년 동안 시행해 온 각종 정책에 대해 국민 평가를 묻는 정권심판 선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임 시장의 성희롱 문제에서 비롯된 이번 지방선거가 쓰지 않아도 될 국가예산을 수백억 원씩이나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권에게 유리할 것이 없는 선거판임에는 분명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대로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전 또한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LH공사 임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 이후, 각 매체들이 실시한 여론조사가 계속해서 여권 후보에게 불리한 결과가 발표되자, 여권은 마음이 급한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려는 상황이다.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의 부동산 비리가 드러나자 하루 만에 전격 경질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반부패정책 협의회라는 긴급 대책회의도 곧바로 소집했다. 회의 시작발언에서 대통령이 여권이 그동안 미루고 있는 이해 충돌방지법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례적으로 라이브로 방송되기도 했다. 회의 참석자 모두의 마스크에는 ‘부동산 부패 청산’이라는 구호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실로 전광석화의 움직임이다. 그만큼 선거판이 급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회의 결과는 ‘뼈를 깎는 반성을 통해 부동산 부패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 이를 위해 경찰과 검찰,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또 관련자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고, 범죄수익은 몰수, 추징하겠다는 얘기는 덤이다.

정부·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이 과연 이번 선거판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는 투표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공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선거 유세에서 여당후보는 야당후보에 대해 갖은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방전을 강화하고 있지만 야당후보에게 기울어진 여론은 미동조차 없다. 그만큼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실망이 커졌기 때문이리라. 그동안 정부 여당은 부동산 안정화를 내걸고 실로 현란하고 다양하기 짝이 없는 정책을 25차례나 발표했지만, 부동산 안정화는커녕 폭등이란 결과만 초래했다. 게다가 공시지가까지 올려 세금까지 더 내게 만들면서,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에 지친 일반 국민들과 ‘내 집 마련은 영원히 물 건너갔다’는 젊은 층의 불만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들에게는 공직자 부동산 투기 단속 발표는 남의 집 불구경이고 오불관언이자 쇠귀에 경 읽기 같은 이야기다.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부동산 정책과 이번 LH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는 인과론적으론 연계된 것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론 별개의 사안이다. 여권 입장에서 선거에 악재가 되고 있고, 국민 불만과 불신의 근원은 부동산 안정 대책이지, 부동산 투기세력의 부패가 아니다. 투기세력은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엄연히 존재한다. 일반인이 오히려 더 많다. 게다가 오래된 고질적 부패이지 이번 정권에서 생겨난 ‘갑톡튀’도 아니다. 부동산 부패 청산, 즉 투기세력 단속과 근절은 평소에도 국가가 당연히 해야 될 업무이고 과제다. 그리고 관련자는 누구든 상관없이 적발해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면 된다.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이렇게 요란을 떨 일도 아니다. 투기세력을 마치 이번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서 착시현상을 일으켜 기울어진 선거판 민심을 뒤집어보고, 또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해 보겠다는 발상이라면, 이것은 다른 차원의 ‘편 가르기’이고 ‘내로남불’이다. 또 대국민 사기이자 기만이다. 국민들은 말을 안 해도 알 것은 다 알고, 볼 것은 다 보고 있다. 선거결과가 이를 입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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