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 정숙자칼럼/차를 통한 중년 극복기] 인연 그리고 윤회
[진하 정숙자칼럼/차를 통한 중년 극복기] 인연 그리고 윤회
  • 정숙자 문학박사
  • 승인 2021.05.11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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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 감사하고
지금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자
아마 오늘의 인연으로
다음 생에 다른 모습으로 만날지니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5월에는 참으로 감사할 일이 많다. 여름을 부르는 신록도 깊이를 더해서 진하게 변했다. 가끔씩 떠나가는 봄이 시샘이라도 하듯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기는 하지만 낮에는 제법 햇살이 따갑게 느껴진다. 어김없이 봄은 갔고 여름이 곁에 있다.

5월은 계절이 좋아서 그런지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스승의 날도, 그리고 부처님오신 날도 모두 함께 들어 있다. 더불어 우리 집에는 세 아이들의 생일도 몽땅 5월이다. 분주하고 그러면서 감사하고 보내는 5월에, 자식의 역할도 엄마의 자리도 잘 지키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늘 동동거리며 살았고, 내 가정이 우선이라 자식의 길에는 늘 부족했다. 나는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를 모르는 야박한 딸이었다. 그렇다고 부모의 자리에서도 늘 잘한 것도 아니었다. 실패가 많았고 후회가 많았다. 나에게 주어진 인연으로 엄마의 딸이 되었고 또 누군가의 뜻으로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이 인연의 선상에서 기쁘기도 했고 또 더없이 서운하기도 했던 것 같다.

기쁨에는 감사를 드렸고 서럽고 힘들 때는 원망을 했다. 나를 다시 태어나게 했던 그리고 앞으로 또 이 인연으로 계속 만나게 될 나의 사람들에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인연은 억겁의 세월동안 부모를 통해서 나에게로, 또 나를 통해 자식에게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구가 생겨서 사람이 이 땅에 살기 시작한 날로부터 우리는 계속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이어져 온다고 한다.

환생 없이 살기 위해서는 해탈을 하든지 부처님이 되어야 한다는데, 아마 그렇게 살기는 힘들 것 같다. 나는 아마 오늘의 인연으로 다음 생에 다른 모습으로 이들과 만날 것이다. 그러면 오늘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또다시 사람을 사랑하고 실망하고 원망하며 살아갈 것이다. 현재의 삶도 예측하지 못하고 늘 불안하고 조바심을 내고 있으면서 내생의 일을 고민하고 있는 어리석은 사람일 뿐이다. 단지 살아 숨을 쉬는 오늘에 감사하고 지금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기로 하자. 나의 엄마에게 나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현재 맺고 있는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나의 욕심으로 그들의 잘못을 평가하지 말 것이며, 그들의 실수를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자 한다. 나의 인생의 잣대에서 벗어나는 이들을 나와의 인연에서 비켜서지 말게 할 것이며, 그들의 삶속에 들어가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며 살 것이다.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할 것이며,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나의 소중한 인연들은 그립다고 말하면 더욱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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