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인] 무형의 소리를 유형의 소리로 표현하려 한다

■ 주수현 조각가 어린 시절 매미 울음소리 등 자연 소리에 매료 2007년부터 소리와 조형을 접목시킨 작품 출품 작품에 매진하기 위해 2009년 전업작가 길 선택 2012년 한중교류전 계기로 ‘소리 기호’ 작품 탄생 진주시청·수자원공사 진주지사 등에서 작품 소장 “대중들과 작품 방향성에 대해 자주 소통하고파”

2021-07-28     정웅교 기자
주수현

주수현(53) 조각가는 무형의 소리를 유형의 소리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음악에도 음표라는 기호가 있듯이 소리의 또 다른 기호를 찾아 대중에게 조형의 형태로 선보이려 한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5여 년째 주 작가는 소리와 관련된 작품을 출품하고 있다. 주 작가는 어린시절 시골에서 매미 울음소리,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다양한 소리에 관심을 가졌다. 그 후 작품을 발표하면서 97년도 소리를 조형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2007년 대학원 입학부터 본격적으로 소리와 관련된 작품들을 출품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소리 기호’ 작품은 2012년 한중교류전 이후 완성됐다고 주 작가는 설명한다. 전통적인 수묵 기법에서 사실적 회화 기법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 예술인들의 화풍을 보고 주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주 작가는 소리 관련 작품에 여러 형태의 조형을 구상하면서 지금의 작품들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근 개인전의 ‘소리 기호’ 작품을 보면 대중들이 추억의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주 작가는 말한다. 예를 들어 학교 종, 개구리 모형 등이 작품과 조화를 이루면서 작품을 통해 대중들이 어린 시절 들은 자연의 소리를 생각하게끔, 학창 시절 때 들렸던 소리를 회상할 수 있다고 주 작가는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할 시대에 작가들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주 작가는 강조한다. 코로나로 인해 작품 전시가 어려우니 자연스레 대중과 만날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 작가는 국내 대중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 작가는 올해 연말에 개인전을 온라인 매체를 통해 개최할 예정이다. “작가들도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움직여야 대중과의 만남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주 작가는 2009년부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원 졸업 이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더 쏟고 심취하고 싶어 전업 작가를 선택하게 됐다. 생활고로 어려움이 있지만, 내면에 내재된 조각에 대한 열정이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주 작가는 1968년 진주시 집현면에 태어났다. 집현초등학교를 나와 경남대학교 미술교육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경상대학교 미술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주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진주지부 조소분과 위원장을 비롯해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수현

다음은 주수현 작가와의 대담내용이다.

▲최근에 어떤 전시회를 개최했나.

-지난 7월 2일부터 10일까지 진주 혁신도시에 있는 ‘아트갤러리 연’에서 7번째 개인전을 개최했었다.

▲어떤 느낌의 전시회였나.

-‘소리 기호’라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했다.

▲‘소리 기호’라는 것이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소리를 조형적으로 나타냈다.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주로 소리를 조형화해서 나타낸다.

▲보이지 않는 소리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

-흔히 우리가 말하는 것을 듣거나,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조형 형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렇게 소리를 사용함으로써 조형 작품은 소리와 같은 시간적 요소를 포함할 수 있고, 소리의 또 다른 표현의 방법으로 조형물이 지닌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작품들을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나.

-2007년부터 시작해 15여 년 됐다.

▲소리와 관련된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어린시절 시골에서 매미,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라왔다. 그때부터 소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그 후 97년도에는 소리를 조형에 접목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2007년 대학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작품을 출품했다. 이와 관련해 ‘소리를 통한 인식 확장의 조형연구’ 논문 발표도 했다.

▲처음 출품했을 당시에 대중들 반응은 어땠나.

-보이지 않는 자연의 소리를 형상화하고 표현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대중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음악적 요소인 음표와 가까운 소리를 표현한 것이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음악에서의 음표와 변형된 조형의 음표 모양을 더했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이 작품을 이해하기에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2007년부터 소리와 관련된 작품을 출품했나.

-그렇다. ‘천상의 소리’를 시작으로 소리를 기호화한 작품을 출품했다.

▲최근 작품 ‘소리 기호’와 같은 것인가.

-그렇다. 음악적으로 ‘도’라는 기호나 음표가 있는 것처럼 소리에도 기호가 있다는 것을 조형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주수현

▲작품마다 특정한 소리가 지칭된 것인가.

-그렇진 않다. 관중들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소리를 본인이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 학교에서 활용하는 ‘종’과 ‘개구리’ 모형이 있던데.

-자연의 소리와 사람이 만든 소리를 융합시켰다고 볼 수 있다. 개구리 같은 경우는 어린 시절 들은 자연의 소리를 생각하게끔, 학교의 종은 학창 시절의 소리를 회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 재료는 무엇을 활용하나.

-스테인리스 스틸, 동, 철 등을 주로 활용한다.

▲이런 재료들을 활용하는 조각가들이 많나.

-스테인리스 스틸, 나무, 석고 등 작가들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서 활용하는 소재는 다양하다.

▲주 작가는 이런 재료들이 적합하나.

-작품의 보존성을 크게 생각한다. 보존이 용이한 소재를 생각하다 보니 스테인리스 스틸, 동 등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반영구적이다.

▲다작이 가능하나.

-다작은 가능하지만, 하지 않는다. 똑같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작품을 출품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작품 하나에 얼마나 소요되나.

-저는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손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러기에 작품마다 조금 다르다. 최소 1주일에서 길게는 3~4달 소요된다.

▲그렇게 오래 걸리나.

-주로 구상부터 제가 만족하는 재료를 다듬고 완성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조각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

-그림은 고등학교 미술부터 시작했다. 조각은 86년 대학입학 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평면보다는 입체 형태에 관심이 더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표주박을 활용해 기타를 만들어낸다든지 만드는 것에 손재주가 있는 편이었다.

▲당시에 조각 전공자가 많았나.

-당시에는 동양화나 서양화와 비등하게 많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는 경남에서 활동하는 동양화나 서양화에 대비하면 10%에 불과하다.

▲그렇게 줄어든 이유가 있을까.

-조각가는 노동력이 많이 요구되는 기술들이 많다. 또, 특수한 작업장도 요구되고 재료비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각가들의 인원이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주 작가는 어떻게 지금까지 할 수 있었나.

-조각 재료도 일반적으로 비쌈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은 저의 내면에 내재된 조각에 대한 열정이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개최한 전시회가 7번째였다. 다음 전시회 계획은 있나.

-11월에 서울 청담동 갤러리K에서 부스전이 있다. 또, 12월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부스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때도 소리와 관련된 작품인가.

-그렇다. ‘소리기호’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때까지 개인전은 어디서 개최했나.

-성산아트홀을 시작으로 7회를 했다. 그룹전은 2012년 한중교류전을 시작으로 2018년 한일교류전, 협회전 등 다수 참가했다.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있나.

-2012년 있었던 한중교류전이 기억에 남는다. 중국 작가들의 화풍과 우리나라 화풍 차이점에서 감동을 받았다. 중국이라고 하면 보통 서예 관련된 화풍들을 생각하기 마련이었는데 평소 보지 못했던 화풍들을 감명깊게 봤다.

▲그럼 주 작가에게 영향이 있었나.

-그렇다. 전통적인 수묵기법에서 사실적 회화 기법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저의 작품에도 독창적인 느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작품에 여러 색감을 입혀보는 도전 등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작품들로 발전하게 됐다.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받은 상은 무엇이 있나.

-개천미술공모대상전에서 최우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 대한민국승산대전 특별상, 경상남도미술대전 대상 수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은 어디 있나.

-한국수자원공사 진주지사에 3개, 경남도청 1개, 진주시청 1개, 개인소장도 다수 있다.

▲코로나로 힘든 점은 없나.

-코로나로 인해 작품 전시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중들과 만남이 없어져 힘이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술계에도 변화가 찾아올까.

-그렇다. 코로나 전에는 오프라인에서 작품을 대중들과 만나왔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부터는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주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2021년 진주미술협회 정기전도 코로나로 인해 유튜브로 작품을 전시했다.

▲장, 단점이 무엇이 있을까.

-오프라인은 국내 대중을 비롯해 전 세계인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은 듯하다. 단점은 작품의 실물을 보지 못하니 작품에 대해 소통을 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이런 단점만 보완이 되면 온라인에서도 미술계가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가들도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실제 많은 작가가 현재 SNS 홍보 등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온라인에 능숙한 작가들보다 뒤처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작품에도 몰두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주수현

▲주 작가도 온라인 전시회를 열 계획은 있나.

-있다. 올해 연말에 개인 전시회를 유튜브로 열 계획이다.

▲주 작가는 전업작가인가.

-그렇다. 2009년부터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작품에 열정을 더 쏟고 심취하고 싶어 전업작가를 선택하게 됐다.

▲전업작가로 지내면서 힘든 점이 있나.

-모든 예술인이 고민하듯이 생활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전업작가로 지낼 것인가.

-그렇다.

▲힘든데도 전업작가로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앞서 말했듯이 여러 이유로 조각하는 예술인들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각을 해야 한다는 열정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전업 작가도 이 같은 열정만 있으면 언젠가는 대중들이 알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로서의 목표가 무엇인가.

-저의 작품 방향성에 대해 대중에게 많이 접근해서 소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미술과 관련된 대외활동은 무엇을 하고 있나.

-한국미술협회 진주지부 조소분과 위원장을 비롯해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소분과 위원장으로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진주예총 산하에 있는 미술협회 내에서 미술인들이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봉사하고 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보자. 고향은 어디인가

-진주 1968년도에 집현면에서 태어났다.

▲학교도 진주에서 졸업했나.

-집현초등학교를 거쳐 경남대학교 미술교육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경상대학교 미술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술 외에 다른 목표가 있나.

-나만의 작업장을 하나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런 이유는 열악한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꿈이 생기게 된 것 같다. 정웅교 기자

주수현

 

 

주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