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 정숙자칼럼/차를 통한 중년 극복기] 새해란다

“ 이 나이 먹도록 내 마음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니 난 다른 것에 집착하며 사나 보다 새해엔 헌 생각과 미련, 집착을 버려 마음이 더 편안해지는 일상을 계획해 본다 ”

2022-01-07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오늘도 어제도 그 전날에도 해는 똑같이 떠올랐다. 주변의 여건에 따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을 뿐인데, 우리는, 아니 나는 새해라는 이름으로 전혀 다른 것처럼 해를 맞이하고 있다. 구름에 가려서 안 보일 때도 있고 세찬 바람에 밀려서 빗겨 날 때도 있는 그 해를 나는 어제와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아마 나의 어제는 힘들고 참으로 고단했던 모양이다. 새로운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사실 알고 있다. 별반 다를 것이 없이 올해 역시도 전개되리라는 것을.

올 한해는 시작부터 벌써 쉽지 않다. 명상공부도 다시 시작되었다. 모든 것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라고 한다. 나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도 과연 나의 잘못인지 모르겠다. 이 의문을 담고 답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나는 답을 찾지 못하고 몸만 축내고 있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한 명상은 왜 그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원론적인 지식만 쑤셔 넣고 있다. 그런 이론이 있어야 제대로 된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깊어서였다. 이론은 세월과 시간 따라 조금씩 가닥이 잡히는데, 생각과 마음이 전혀 따로 놀고 있다는 사실에 오늘 또 나에게 실망을 한다.

얼마나 나를 더 괴롭혀야 나는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올해는 마음이 더 편안해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나이 먹도록 내 마음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난 다른 것에 집착하며 살았던 것이 확실하다. 그 집착이 나에게 평온을 주고 행복을 주었는지에 대한 고심은 늘 하고 있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사는 인생들도 많아 보인다. 언제나 자신만 바라보고 배려는 남이 하는 말이라 쉽게도 하면서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달려가는 것일까? 나와는 어떤 다른 인생이길래 그렇게 용감하게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지 늘 궁금했다. 그들처럼 살 수 없는 내 인생이 늘 힘겹기만 하다. 나도 적당히 모르는 척 합리화시키며 살게 되면, 조금 더 쉽게 세상을 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껏 그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산 인생이니 이것마저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새해란다. 나도 헌 생각 ·미련 ·집착을 버리며 새해에 걸맞은 인생을 꾸려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