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 가지 않는 길

2019-04-26     경남미디어
김용희

2018년 영국 부동산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가 밝힌 세계 주택가격, 10억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 규모, 모나코 6.7평, 홍콩 7.6평, 뉴욕 8.5평, 싱가폴 11.8평, 제네바 12.4평, 프랑스 13.9 평, 한국 강남 약22평.

홍콩은 극히 제한된 입지 면적과 세계금융과 경제의 허브라는 특수성이 반영되었을 것이고, 모나코 뉴욕 파리 런던 등은 세계도시로서의 상징성이 분명히 있다. 1인당 GDP는 한국 3만불, 여타국 5만~6만불, 이렇게 보면 한국 집값 그리 높은 것도 아닌 듯하다. 홍콩도 비싼 집은 평당 5억, 뉴욕 펜트하우스는 천억이 넘는 집도 있단다.

앞으로 강남 집값 떨어질까? 국가별 혹은 도시별 브랜드가치까지 포함해도 현재 서울의 집값은 그리 높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즉 평당 5천만원이 그리 놀랄 일도 이상적 현상도 아니란 얘기다. 다만 남북의 대치상황 국가안전도 등을 고려하면 더 이상 상승은 어려울 듯하다. 아직도 한국 모르는 외국인이 더 많다.

문제는 강남 집값이 아니라 서민의 주거복지의 문제다. 주택정책의 획기적(?) 대안과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임대주택비율 싱가폴 90%, OECD평균 20%, 우리나라 5%, 차제에 용산에 홍콩처럼 50~60층 임대용 아파트를 무제한 공급하면 어떨까? 20평형대로 월 20만-40만원 임대료 수준으로. 강남 집값은 오르든 말든 그냥 그대로 두고, 서민들이야 살집 마련되면 강남 집값 신경 쓸 이유가 없다.

그리고 집값은 세제나 정책의 문제다. 보유세 낮으면 집 한 채 백억되어도 문제 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오를 기대가 있으면 팔 이유가 없어진다. 가지고 있는 것이 부담되지 않으면 팔 이유 없어진다. 뉴욕과 비교하면 우리의 재산세는 5~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재산세 못 올릴 것이다. 정치 사회적 환경이 그렇다. 그리고 용산 혹은 도심에 임대주택 무제한 짓지도 않는다. 그러면 지배계급이 구별되지 않고 강남 혹은 도심의 집값도 하락될 우려가 있어 절대 안한다. 한마디로 넘사벽이다. 그래서 이런 황당한(?) 구상은 ‘가지 않는 길’ 아니 ‘꿈꾸어서도 안 될 불온한 길’이 된다.

만일 정부가 하려고만 한다면 못할 것이 없겠다. 123빌딩도 짓는데 50-60층 쯤이야. 디자인과 스카이라인을 예술적으로 하면 임대아파트 단지도 얼마든지 명소가 된다. 도심에도 정책적 정치적 의지만 있으며 아파트 부지 얼마든지 말들 수 있고 예산도 현 정부의 예산 사용행태로 보면 충분하리라.

그러면 주거문제 해결, 당연히 젊은이들도 결혼을 할 것이고 인구문제도 해결되리라. 국가백년대계 다시 초석을 놓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 한번 백성이 주인이 된 일이 없다. 고종이 동학 파죽지세 겁나서 저 살자고 나라 주권 일본에 넘겨준 그 완결판 이후로는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