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사랑] 나의 대학생활 20년

“ 숱한 시행착오로 점철된 대학교수 생활 20년 한 대학에서 근속했다는 자부심에 만감이 교차한다 남은 숙제 잘 마무리하러 오늘도 행복하게 출근을 한다 “

2019-05-17     경남미디어
서은주/진주보건대

2019년 5월 8일 개교 47주년 기념식에서 20년 근속상을 받았다. 요즘 같은 시절에 한 대학에서 20년을 근속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꽃다발과 축하선물을 받고 내가 대학에 들어온 지 벌써 20년이 지났구나 하는 생각에 만감(萬感)이 교차했다. 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20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치과원장으로 10년 가까이 환자들만 진료하다가 학생들을 가르쳐보겠다는 생각으로 진주보건대학교 치위생과에 지원했다. 1999년 3월 2일자로 발령받은 첫해에 3학년 지도교수를 맡아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학생들을 졸업을 시켰던 일, 치과 임상과 다른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힘들었던 일 등등을 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다.

학교생활은 처음엔 강의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학생지도와 행정업무도 만만치 않았고, 특히 치위생과가 적성이 맞지 않아서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학생을 상담하면서 지금 그만두면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설득하기도 하고, 더러는 옆에 계시는 교수님에게 대신 부탁도 하고 장기결석하는 학생들 집에 찾아가기도 하면서 학교를 나오라고 설득했던 일, 결국 나중에는 휴학을 시키기도 하면서 36살의 패기만만했던 젊음을 지녔던 내가 이제는 며느리와 사위를 맞이하는 56살의 나이가 되어 어느듯 직장에서도 마무리를 생각해야 되는 입장에 이르렀다.

20년 근속상을 받은 지금 나에게는 앞으로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서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새로운 숙제로 남아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날 때는 몰랐는데 이리 지나고 보니 그 세월이 어찌 이리 빨리 갔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나의 대학생활도 4학년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지냈던 일들을 정리도 잘하고 또 아쉬웠던 부분은 보충도 하고 마지막엔 또 멋진 마무리를 하는 것도 이제는 남은 숙제라 본다. 봄이면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을 좀 더 가까이서 느끼고, 또 가을이면 점점 익어가는 교정을 언젠가는 그리워하며 지내겠지만 오늘도 나는 행복하게 출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