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고유 먹거리 ‘문화로 인식하라’

2019-06-14     경남미디어

진주시가 원도심 재생을 위해 중앙상권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권활성화를 위해 시는 중앙시장, 장대시장, 청과상점가, 로데오거리 및 중앙지하도상가 등 5개 구역을 하나의 원도심 상권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하고 시장별로 상권 개선과 특색 있는 상권을 조성한다. 상권활성화 아이템 대부분은 지역의 먹거리이다. 진주와 남강 하면 떠오르는 장어구이, 진주 고유의 주점 문화인 실비, 과거 시내 중앙상권에 있었던 포장마차는 푸드트럭존 형태로 생겨난다.

그런데 이들 지역의 유명 먹거리 아이템들은 지금까지 홀대받아 왔다. 장어거리가 생겨날 정도로 명성을 얻은 장어구이 가게들은 모두 철거되면서 남강 야경을 바라보며 연탄불에 구워져 나오는 장어구이를 이제는 맛볼 수 없게 됐다.

실비는 진주 고유의 주점 문화이지만 대우받지 못했다. 실비와 유사한 창원 통술은 지자체에서 골목을 조성하는 등 전략적으로 지역 문화로 만들어 냈다. 같은 형태인 통영 다찌는 지역의 고유 먹거리 문화로 자리 잡았다. 통영 다찌라는 간판을 건 주점들이 진주에서도 흥행할 정도로 통영 다찌는 홍보가 잘되어 있다.

반면 실비는 초라하다. 한때 일부 지역에 실비집들이 모여들어 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잘 나가기도 했지만, 지금의 실비거리에는 1~2곳의 가게가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 실비와 통술, 다찌는 이름만 다를 뿐, 비슷한 주점 문화인데도 실비는 홀대받고 있다.

로데오거리 포장마차도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다가 결국 철거됐다.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인기 먹거리로 자리 잡았지만 행정에서는 골칫거리로 현대화 사업을 이유로 모두 철거했다.

철거하거나 외면한 지역의 고유 먹거리 문화들을 시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꺼내들었다. 이들 먹거리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뒤늦게 인식한 것 같아 다행이다. 장어구이, 실비 등 진주만의 특색 있는 먹거리들을 단순 음식이 아닌 진주의 문화,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게 신중하게 접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