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수 교수의 금융산책] 확률에 기초한 장기투자

2023-12-11     서영수 서울사이버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
서영수

인간은 태초부터 불안감이 내재한 불확실성을 없애고자 수많은 방법을 시도하였는데 지금까지 가장 과학적으로 발명되었던 수단이 확률이다. 확률은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확신할 가능성으로 바꾸어 주는 주요 도구이다. 확률의 사전적 의미는 ‘개연성이 있는 사물이나 사건의 모든 가능한 경우에 비추어 딱 떨어지는 경우의 비율로 측정되는 어떤 사건이 발생함 직한 정도’이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확률은 어떤 사건의 발생 가능성 또는 상대적 빈도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특정 사건의 실제 발생 횟수를 전체 사건들의 실제 발생 횟수로 나누어서 계산된다. 만약 어떤 사건의 발생이 확실하다면 그 발생확률은 1이 되고, 반대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 그 확률은 0이 된다. 그러므로 확실과 불확실성을 제외한 모든 경우는 발생확률이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게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미래의 불확실한 현상을 확률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는데 금융투자 세상에서도 미래 현상을 예측할 때 확률이 가장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결과가 나오는 것도, 실력이 있는 쪽이 이기는 것도 모두 확률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으로 보면 확률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확률은 횟수가 거듭되어야만 비로소 모습을 나타내므로 단기적인 일보다 장기적인 일에서 안정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불확실한 세상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실력이 있는 사람이 단기전에서는 이길 수 없는 일도 있지만, 장기전에서는 거의 실력대로 결과가 나온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수많은 우연이 생겨나지만 서로 그 영향을 상쇄하기 때문에 차츰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힌다. 투자자라면 그때부터 비로소 투자의 맥을 느끼기 시작한다. 시장에서 타이밍을 알아 간다는 의미이다. 사실 시장의 타이밍은 투자에 있어서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화두이다. 시장에 내로라하는 투자전문가들이 투자 경험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부분이 투자타이밍이다. 이익과 손실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금융가의 한 사람인 존 모건(J. Pierpont Morgan)은 시장을 예측해 달라는 질문에

"앞으로 시장은 등락을 거듭할 것입니다."라고만 대답하였다. 시장 움직임에 타이밍을 잡아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구매하고 비싼 가격에 되팔기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처럼 참으로 어렵다. 그런데 이 어려움은 투자자의 지식이나 근면함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시간의 틀을 잘못 짜고 있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 단기적인 시간의 틀 속에서 시장의 타이밍을 잡으려 한다면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 때문에 이성적으로 올바른 방향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더불어 단기간에 나타나는 다양한 금융경제 통계는 무작위인 경우가 많아 매수 또는 매도에 일정한 방향성을 잡는 데 방해될 뿐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는 투자의 타이밍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방법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