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시내버스 증차계획에 ‘혈세 낭비’ 논란

진주시 국토부 사업 선정 11월부터 평일 25대 증차 2017년 노선 전면개편 때 11대 감차한 지 2년만에 승객 줄어 재정보조금 매년 증가…증차 세금낭비 우려 일부 버스업체도 증차계획에 인원충원과 차량확보 난색 시민단체 “증차는 업체 배 불려주기…노선 재개편 해야” 진주시 “보조금 늘겠지만 시민편의 위해 증차는 필요”

2019-08-16     강정태 기자
진주시가

진주시 시내버스 승차 연인원이 매년 100만명 이상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시에서 시내버스를 더 늘리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17년 6월 노선 전면개편 때 시는 시내버스 11대를 감차해놓고 2년 만에 다시 증차를 계획하고 있어 시 행정력이 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진주시는 올해 국토교통부의 도시형 교통모델 사업에 선정돼 매년 국비 8억원을 지원받게 됐으며 여기에 시비 8억원을 더해 16억원의 재원으로 오는 11월부터 평일 시내버스 25대를 증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는 동부지역 순환버스 8개 노선(7대 운행)을 복원하고 중고생 통학 5개 노선 신설(20대 운행), 불합리한 4개 노선 조정(혁신도시·역세권 등 8대 증차, 휴일 7대 감차)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진주시 시내버스 승차 연인원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 시내버스 증차계획에 대해 재정보조금 등의 세금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진주시는 표준운송원가제로 버스 1대의 하루 운영비를 정해놓고 수익분이 미달되면 재정보조금으로 업체에 미달된 부분을 보존해주고 있다.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2017년 6월) 전 80억원 수준이던 시내버스 예산은 2018년 150억원, 2019년 18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과 2018년 승객수가 매년 7~8% 줄면서 재정보조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진주시 시내버스 승차 연인원은 매년 100만명 이상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같은 이유로 진주시는 그동안 시내버스 감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07년 진주시가 시행한 용역에서 용역업체는 시내버스를 최대 170여대까지 감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2011년 감사원도 진주 시내버스를 감차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진주시 시내버스 수는 260여대에 달한다.

지난 6월에 실시된 진주시의회의 진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일부 시의원들은 시내버스 지원 예산이 적지 않고, 승객에 비해 버스대수가 많다며 진주시에 감차를 요구했다. 당시 감차를 주장한 윤갑수 의원은 “1년간 승차인원 누계가 연간 100만명이 줄어드는 등 이용객이 해마다 감소하고 시의 재정보조금은 늘어나고 있다”며 “시내버스 차량 감차로 재정보조금을 아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의 증차계획에 일부 시내버스 업체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진주지역 4개 시내버스 업체 중 삼성교통은 “증차를 위해서는 인원 충원과 그에 수반되는 재정지원정책(최저임금 준수를 위한 표준운송원가 산정 및 근로시간 감소에 따른 임금보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진주시민버스는 “차량확보에만 5~6개월이 소요되며 인력 충원에 상당한 시간도 소요된다. 현재 주52시간 시행으로 승무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부산·부일 교통은 올해 10월말까지 차량과 운전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증차보다는 노선개편으로 효율적인 시내버스 운영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 이용률이 저조한 상태에서 재정지원금은 늘어나고 있다. 합리적인 노선재개편으로 이용률도 올리고 재정지원금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차는 업체 배 불려주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시내버스 이용객수는 줄어들고 있다. 시내버스가 증차되면 재정보조금이 늘어나겠지만, 그보다 혁신도시와 역세권 등 도시가 확장되고 있는 상태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증차는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시에서는 용역도 실시했으며 25대 증차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시비를 아끼기 위해 국비를 확보해 증차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선재개편은 이미 2017년에 노선전면개편을 한 상태에서 지금 다시 개편을 하는 것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정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