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3면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정원

이충환 박정숙 통영 물빛소리정원 대표 우연한 기회에 지금의 부지 보고 반해 정원 시작 정원 안에 다양한 소 정원을 만들어 볼거리 제공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도록 계절에 맞는 꽃 심어 대학 조경학 전공해 늘 정원 갖는 게 마음속 소원 지난해 통영시 국장 퇴직 후 정원 일에 본격 매진

2020-09-02     경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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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소리정원 이충환(60) 대표는 평생 가슴에 품고 있던 정원에 대한 로망을 직장을 그만둔 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자신의 고향인 통영시에서 평생 공무원을 한 사람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통영시에서 국장으로 퇴직한 후 본격적으로 마음속 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물빛소리 정원은 통영시 도산면에 위치해 있다. 통영시 중심에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통영시와 고성군 가운데 있다. 주변에 해솔찬 정원 등 민간정원이 세 곳이나 있어서 정원 투어를 하기에도 적합하다.

이 대표가 지금의 위치에 정원을 만들게 된 것은 2006년도부터이다. 그때 우연히 지금의 부지를 본 후 평소에 갖고 있던 정원의 꿈을 여기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부지가 3면에서 바다가 조명이 가능하고 작은 마을이 있어서 평화로웠다. 통영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통영에 이런 장소가 있을 줄 몰랐다. 그때 마침 400평의 부지가 경매로 나와 쉽게 매입을 했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근처 땅을 사 모았다. 그래서 지금의 물빛소리 정원 1만8천 평이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정원을 꾸미면서 정원 안에 서양식 정원, 중국식 정원, 일본식 정원 등 다양한 소정원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컨셉으로 만들고 있다. 이 대표 자신이 조경학을 전공한 까닭에 정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이뿐 아니라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도록 계절마다 피는 꽃을 심고 있다. 이 대표는 크게 자랑할 꽃이나 나무보다는 소소하지만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정원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하나뿐인 아들을 설득해 정원 일을 맡겼다.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아들에게 직장보다는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일을 하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마침 아들이 동의해 줘 두 달 전부터 정원에 내려와 일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지금 정원은 돈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젊은 아들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면 자신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게 이 대표의 속마음이었다.

“돈을 생각하면 이 일을 못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고 즐겁게 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물빛소리 정원을 만들면서 가지고 있는 철학이다.

이충환(60)

다음은 이충환 대표와 대담내용이다.

▲언제부터 정원을 준비했나.

-2006년부터 준비했으니 14년 됐다.

▲어떤 계기로 정원을 할 생각을 했나.

-2006년도에 지금 여기를 와보고는 반했다. 그래서 여기에 정원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원래 정원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제가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그렇다 보니 직장생활 때문에 본격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정원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늘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땅을 본 후 마음속의 열망이 끓어올랐던 거다.

▲정원 땅은 몇 평이나 되나.

-1만 8천 평 정도 된다.

▲이것을 한꺼번에 샀나.

-아니다. 처음에 400평이 경매로 나왔다. 그것을 경매로 사고부터 시작이 된 거다. 그다음에 큰 부지를 가진 사람이 땅을 팔아서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됐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땅을 사 모았다.

▲돈이 많이 들었을 텐데.

-친척 형이 도움을 많이 줘서 함께 하고 있다.

▲물빛소리 정원에 대한 컨셉은 어떤 것인가.

-이 정원 안에 다양한 작은 규모의 정원을 구현하고 싶다. 예를 들어 일본식 정원, 중국식 정원, 서양식 정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보여주고 싶다.

▲원래 정원과 인연이 있었나.

-아까도 말했지만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했고 통영시에서 조경분야 쪽으로 공무원 생활을 했다. 시에 있을 때 공원과 관련된 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정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있었다.

▲지금도 공무원인가.

-아니다. 지난해 6월 정년퇴직했다. 그래서 퇴직하고 나서부터는 정원 일에 전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물빛소리정원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해 달라.

-우리 정원은 입구를 제외한 3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다. 우리나라처럼 3면이 바다인 반도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정원의 어디에 있던 통영의 아름다운 바다를 조명할 수 있다.

▲바다와 함께 하는 정원이 많지 않나.

-그렇지 않다. 대부분 산이나 숲속에 있고 바다와 함께 하는 정원은 몇 안 된다. 그래서 우리 정원은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나무와 꽃은 어떤 것들이 있나.

-수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게 제 원칙이다. 그래서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있다. 사시사철 꽃이 필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럼 사계절마다 다른 꽃을 볼 수 있나.

-그렇다. 봄에는 수선화가 수줍게 피고 동백꽃도 200주 이상 된다. 또 벚꽃도 화려하게 핀다. 앞으로 목련꽃 길도 조성할 생각이다.

▲여름에 피는 꽃은 어떤 것들이 있나.

-여름에는 미니 범부채꽃이라고 화려한 꽃이 핀다. 우리 정원에서 자랑하는 꽃이다. 그리고 수국과 금계국도 많다.

▲가을에는 어떤 꽃을 볼 수 있나.

-우리 정원 내에 가을가든이라는 곳이 있다. 함마스그라스라는 꽃이 있는데 아주 좋다. 또 국화도 많고 허브 종류도 여러 종을 심었다.

▲정원은 어떻게 만들어 가나.

-우리가 돈이 많아서 정원을 시작한 게 아니다. 좋아서 시작했다. 그래서 사실 비용을 절약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그래서 주로 삽목을 한다. 꽃나무를 하나 사오면 가지를 꺾어서 삽목하는 형태로 번식을 시킨다. 그래서 사실 일이 많다.

▲수익모델이 있나.

-사실 수익모델이 없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정원들이 수익모델이 없다. 우리도 관리비용 정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된다.

▲그래도 어느 정도 매출이 있어야 정원이 지속가능하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 그래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단독 건물 1개뿐이어서 사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 또 특산물 판매 센터를 운영하려고 계획 중이다. 이 동네가 굴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동네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센터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그걸로 정원을 운영해 나갈 수 있겠나.

-그렇진 않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좋아서 하는 일이다. 돈을 보고 억지로는 못한다. 힘이 들다가도 정원의 나무나 꽃을 보면 포기를 하지 못한다.

▲물려받을 사람은 있나.

-아들 한 명이 있다.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제가 꾸준히 설득을 해서 두 달 전에 회사에 사표내고 내려와 있다.

▲어떻게 아들 설득이 가능했나.

-저도 공무원도 해봤지만 세상에 권력도 돈도 좋지만 즐겁게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아들에게도 그런 차원에서 설득을 했다. 큰돈은 벌 수 없겠지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도 그런 면에서 동의를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아들이 경영하면 좀 달라질까.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젊으니 정원과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원 속에 스마트팜을 하는 것도 좋은 구상인 것 같다. 농촌먹거리와 정원을 결합하면 좋은 사업아이템이 생길 것 같다.

▲이 대표는 고향이 어디인가.

-1960년 통영에서 나서 통영에서 자랐다. 통영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진주 경남과기대 조경학과에 진학했다.

▲졸업하고는 무얼 했나.

-당시 통영시에 산림직으로 취직이 돼서 평생 통영시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6월 정년퇴직했다.

▲공무원 하다가 사업을 하려면 힘이 들 텐데.

-제가 전공이 조경학이어서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다. 그래서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는 그런 생각은 없다. 또 통영시에 있을 때도 주말이면 늘 정원에 와서 일을 했다. 그래서 힘든 일은 없다. 특히 제가 통영시에 있을 때 여기 통영시 도산면 면장도 2년 했다. 그래서 이 주변 마을 사람들도 많이 사귀었다. 그래서 정원 주변에 친구들이 많다. 그런 게 지금 정원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대담 황인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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