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주성 선화당 복원 신중히 추진해야

2020-10-30     경남미디어

진주성 내 옛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 복원사업이 논란에 휩싸였다. 선화당 복원 부지가 진양하씨 문중의 시조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인 경절사 부지와 겹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화당을 복원하려면 경절사를 이전할 수밖에 없다. 해당 문중이 크게 반발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해당 문중은 지난주 진주시가 근거 없이 사업을 밀어붙인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에 호소하고 나섰다.

선화당 복원사업은 현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지난 2018년 11월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로 시작됐다. 내년에 선화당 발굴을 시작으로 2023년 복원을 마친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선화당 복원은 1997년 경남도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바 있지만 무산됐다. 문화재청이 복원 예정지에 위치한 제각 이전문제, 부지 협소를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문제는 선화당과 부지가 겹치는 경절사 이전 등의 대책이 있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진주시는 지난해부터 경절사(진양하씨), 청계서원(진양정씨) 등 양 종중과 이전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주 진양하씨 문중의 기자회견 주장에서 보면 양자의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적당한 부지를 선정해 선화당을 복원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진주시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화재 복원 시 원형 복원을 하지 않으면 문화재청의 허가와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화당 복원 부지가 경절사 부지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남은 문제는 해당 문중의 협조를 끌어내는 것이다. 진주시의 인내와 신중함이 필요한 시간이다. 자칫 해당 문중과 충돌한다면 선화당 복원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