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박사의미디어약초캐기]산수유, 세 번 즐겁게 하는구나

가을에 씨 빼낸 열매 말려 약으로 사용 따듯하고 독없어 간·신장 보호하는 효능 자궁출혈·월경과다·요슬산통에 쓰기도

2019-01-24     경남미디어

숲에 햇살이 내립니다. 앙상한 가지에 하얀 눈이 반짝입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봄을 생각하니 산속에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난 듯합니다. 산유화입니다. 산유화(山有花)를 꽃의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산에 꽃이 있다’라는 의미이고 농부들이 들일을 하면서 부르는 민요입니다. 찬바람이 볼을 스치니 산유화는 안개처럼 사라지고 산수유 열매가 가지 끝에 대롱거립니다.

산수유는

 


산수유(山茱萸)는 세 번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이른 봄에 너무나 많은 노란 꽃이 장관을 이루고 늦가을의 선홍빛 열매가 조랑조랑 물방울 맺힌 듯 달려있으며 그리고 ‘지속, 불변’의 꽃말은 불로장생 할 듯한 속삭임입니다. 산수유의 학명은 Cornus officinalis Siebold & Zucc.인데 속명인 코르누스(Cornus)는 ‘뿔’과 ‘단단하다’는 뜻이고 종명인 오피시날리스(officinalis)는 ‘약효가 있다’는 뜻입니다.

오래전부터 가을에 열매에서 씨를 빼내고 햇볕에 말린 것을 약으로 쓰면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는 성질로 간과 신장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땀을 많이 흘려서 몸이 허탈(虛脫)해지거나 식은땀이 날 때, 소변이 저절로 나오는 병증의 치료와 자궁 출혈이나 월경과다, 허리나 무릎이 시리고 아픈 요슬산통(腰膝酸痛)에 약재로 쓰입니다. 민간에서 씨를 제거한 과육을 술에 찐 뒤 꿀로 정과를 만들어 매일 빈속에 먹어 왔습니다. 그러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동의보감에 “음(陰)을 왕성하게 하며 신정과 신기를 보하고 성기능을 높이고 정수(精髓)를 보해 주고 허리와 무릎을 덥혀 주어 신을 돕는다. 오줌이 잦은 것, 두풍과 코가 막혀 킁킁대는 것, 귀가 멍하여 잘 안 들리는 것을 낫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마시는 차(茶)는 건조한 참마 30g, 산수유 15g에 물 600ml를 부어 충분히 달이 듯 끓인 후 꿀이나 설탕으로 맛을 내어 지속적으로 드시면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오수유(Evodia officinalis)와 수유나무(E. daniellii)는 운향과에 속하는 식물로 층층나무과인 산수유나무와는 다른 식물입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도림사 대나무 숲에서 나오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를 없애려고 대나무를 베어내고 심은 나무가 산수유나무입니다. 신라 제48대 경문왕께서는 산수유를 좋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