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박사의미디어약초캐기]작은 네가 바람을 막는 구나 '방풍'

옛부터 입은 나물, 뿌리는 약재로 사용 중풍 해열 이뇨 진해 산후풍 등에 효력 방풍잎죽 겉절이 전골요리 등 활용가능

2018-11-12     경남미디어

새벽 공기가 차갑습니다. 이슬이 내리던 초목에 서리가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초겨울 아침입니다. 된서리가 내리면 단풍들지 못한 나뭇잎은 볼품이 없어집니다. 풀잎도 모두 녹아 내렸습니다. 그러나 텃밭 한 모퉁이에 방풍나물은 파릇합니다.

방풍防風Peucedanum japonicum Thunberg은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갯기름나물이라 하며 옛 부터 잎은 나물로 먹었고 뿌리는 약재로 사용하였습니다. 뿌리는 봄과 가을에 캐어 뿌리 꼭지 위의 털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은 후 햇볕에 말려 약으로 사용합니다.

만니톨mannitol, 쿠마린coumarins 성분이 있어 중풍, 발한, 해열, 진통, 이뇨, 사지마비, 진해, 거담, 치통, 신경통, 류마티스, 통풍, 산후풍, 요통을 치료합니다. 항균작용과 바이러스의 억제작용도 약리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방풍하면 중풍이고, 중풍하면 방풍입니다.

방풍잎죽은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 "이것을 먹으니 3일이 지나도 맛이 입안에 가득하여 음식 중에 으뜸이라"고 하였습니다. 방풍잎죽은 새벽이슬이 앉은 새싹 1과 멥쌀 5의 비율로 하고 대파를 넣습니다.

이른 봄 보랏빛이 조금씩 보이는 어린 순을 생으로 된장에 찍어 먹으면 별미입니다. 사계절 겉절이를 하여 돼지삼겹살구이와 곁들여 먹어도 좋습니다. 모든 전골요리에 방풍잎을 넣으면 한방요리가 됩니다. 텃밭이나 화분에 5~10포기를 심으면 관상가치도 있고 채소로도 이용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된서리에 여러 풀이 쓰러지고 있으나 방풍은 찬바람과 서릿발을 이겨냅니다. 바닷가의 돌 틈에서 거센 소금바람과 맞서고 있습니다. 방풍은 이름에 걸맞게 작은 풀이지만 우리 몸에 들어오는 바람을 막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