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박사의미디어약초캐기] 신이, 매운 맛으로 추위를 이겼구나

몸 안에 있는 차가운 기운과 풍으로 오는 코막힘 축농증에 효능 있고 눈을 밝게 하며 두통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에 효과

2019-02-22     경남미디어

<15> 신이

목련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시를 읊조리며 3월을 맞이합니다. 목련은 봄기운이 대지 내리면 잎이 나오기 전에 눈부시게 새하얀 꽃을 피웁니다.

목련(木蓮, Magnolia kobus DC.)은 ‘연꽃과 같이 생긴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이고 요즘 가지 끝에 달린 어린 싹 같은 꽃봉오리를 '신이'라 합니다. 신이(辛夷)라는 이름의 이(夷)는 띠의 어린 싹을 뜻하는 제(荑)에 왔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는 털이 촘촘히 덮여 있는 것이 붓 같아서 우리말로 붇곳(붓꽃)이라 하였습니다. 붓 모양의 꽃눈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합니다. 이는 꽃봉오리의 아랫부분에 햇볕을 닿게 하여 빨리 꽃을 피우려는 본능입니다.

우리 주변의 목련은 주로 꽃잎이 넓고 반쯤 피는 도입종이고 토종 목련의 고향은 한라산으로 꽃잎이 좁고 완전히 젖혀져서 활짝 피는 특징이 있습니다.

신이는 특이한 향기가 있고 독은 없으며 맛은 맵고 성질이 따듯합니다. 몸 안에 있는 차가운 기운과 풍으로 오는 코 막힘, 축농증에 효능이 있고 눈을 밝게 하며 수염과 머리털을 나게 합니다. 그리고 두통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 오한, 발열, 전신통(全身痛), 가래가 많이 나오는 기침에 효과가 있습니다. 약리작용은 수렴(收斂)작용, 모세혈관 확장작용, 항염증작용, 혈압강하작용, 진통, 진정작용, 피부진균과 포도상구균 억제작용이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민간에서 신이 50g을 짓찧어 알코올에 3일 동안 담가 두었다가 걸러서 약한 불로 걸쭉하게 농축시킨 것을 바셀린 100g과 섞어서 연고를 만들어 코 질환은 약솜에 묻혀서 코 안에 2~3시간 넣어 두었다가 빼내고 기미나 주근깨를 없애려면 얼굴에 한두번씩 바르고 20~30일 동안 마사지합니다. 산목련 꽃봉오리는 살결을 곱게 하는데 으뜸가는 약초입니다.

며칠 있으면 겨울잠에서 개구리가 깬다는 경칩(驚蟄)입니다. 잘난 얼굴, 맹꽁이 소리 잘 내라고 신이차(辛夷茶) 한잔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