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DAS(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소유자인 것 같은데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던 일이다. 10년이 넘도록 “다스는 누구 겁니까?” 하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현 정부 들어와 검찰이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소유’라고 밝혀냈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이 기소하여 법원에서 재판중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스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법원에서 주장하고 있다.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다스의 주인이 누군지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진주에서는 지금 “그건 그렇고 ENF는 누구 겁니까?”하는 말들이 돌고 있다. ENF는 이창희 시장 시절에 진주에서 설립되어 진주시와 위탁계약을 맺고 지금 청소차 등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다. ENF의 김경래 대표는 회사의 소유주를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신경질적으로 응하면서 대답하지 않는다고 한다. 굳이 신경질적으로 응대할 일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하니까 ENF의 주인이 누군지 더 궁금해진다는 게 기자들의 얘기다.
ENF는 첫 계약해인 2016년에는 약 16억원으로 진주시와 계약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 금액이 약 3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진주시의 다른 청소회사들에 비해 위탁계약 금액이 4배 이상 빨리 상승한다고 한다. 이회사의 담당구역인 혁신도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앞으로 위탁계약 금액은 크게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말이다.
청소회사는 진주시에서 9%의 순이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절대로 망하지 않을 기관인 진주시가 9%의 순이익률을 보장하는 사업인 것이다. 은행 정기금리가 2.1%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청소회사의 수익률은 은행에 넣어두는 것 보다 4배 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의 귀재인 미국의 워런 버핏도 이정도의 수익률을 올리지는 못한다고 한다.
이렇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ENF는 누구 겁니까?
소유주를 추적할 하나의 실마리는 있다. 이창희 전 시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던 K모씨의 아들이 현재 이 회사에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이 회사 김경래 현 대표이사가 자주 K모씨 회사에 와서 결재를 받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다. 또 ENF와 진주시간에 위탁계약이 이루어진 이 시기, 관련과에 근무하던 담당자들이 승진잔치를 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런 사실들을 미루어 보면 이창희 전 시장의 최측근 인사 K모씨가 ENF의 실제 소유주이거나 적어도 지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게 똑똑하던 이창희 전 시장이 ENF가 앞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란 점을 몰랐을 리는 없다. 그런데 아무런 관계도 없는 김경래 대표에게 이 회사를 주었을까. 물론 그랬을 수도 있다. 진주시의 공식답변은 “선정절차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경래 대표를 잘 살펴보면 또 다른 사실이 나온다. 김경래 ENF 대표는 무림페이퍼 공장장 출신이다. 이창희 전 시장은 첫 임기 때인 2011년 즈음에 김경래 대표가 공장장이던 무림페이퍼를 심하게 압박했다. 그때 김경래 공장장이 이창희 전 시장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줄을 댔다. 그때까지는 김경래 대표가 이창희 전 시장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그 줄을 측근 K씨가 연결해 주었고, 그 이후 무림페이퍼 문제는 조용해졌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일련의 관계를 볼 때 이창희 전 시장, 김경래 ENF 대표, 이 전 시장의 측근 K모씨 간에 모종의 연결이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은 합리적 추론과 의심에 불과하다. 실체적 진실은 수사당국이 나서서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만 밝혀질 수 있다. DAS의 주인이 밝혀진 과정처럼 말이다. 우리 언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처럼 사실의 조각조각들을 모아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여기까지이다. 남은 것은 수사권을 가진 사법당국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ENF의 주인이 누구인지 우리의 추론이 틀렸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법당국의 건투를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