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2021 신축년을 위하여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2021 신축년을 위하여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0.12.30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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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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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 번, 언제 한 해 예외인 적 없었지만 꽤나 혼란스럽고 시끌하고 위험하고 우울한 한 해가 갔다.

올해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서는 아시타비(我是他非)다. 906명 대상 36.4%로 결정한 1위, 2위는 후안무치(厚顔無恥). 나는 맞고 당신이 틀렸다. 틀린 당신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모른다. 모두가 자기는 맞고 타인은 틀렸다고 하며 사회적 기준까지도 나의 기준으로 정오를 판단한다. 결국 내가 절대적 가치론자가 되는 것인데, 문제는 그게 문제라는 것도 있지만 너무 이러고만 산다는 게다.

그리고 아시타비는 세상을 평가한 결과이고 그것 덧붙여 방향제시와 처방도 있어야겠다. 진단을 했으면 처방을 해야지 진단에만 그치면 뭔가 미진하다. 해서 아시타비이면 연합소통, 상생협력 이렇게라도 치유방안이 나와야 할텐데 그건 또 너무 식상하고 관념적이다. 진중고민, 심사숙고, 무실역행, 중용 23장 지성능화가 좋겠다. 지극정성을 다하면 바꿀 수 있다.

연초 조국대전으로 반년을 나라가 시끌벅적하더니 하반기에는 추윤대전으로 2라운드를 마쳤다. 그렇게 지난 1년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모두 검찰이 2승을 거둔 것 같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누가 승리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문제에 온 나라가 매달리는 흥행몰이가 문제다. 매스컴의 조작인가? 우민화의 결과인가? 진영으로 나누어 온 나라가 분열과 대립, 반목과 질시로 나갈 일이 아니다. 분열대립 반목질시는 내년도 마찬가지일 게다. 사람 사는 세상은 늘 그렇다. 조선시대 패자는 생사의 문제거나 최소 귀양살이였다.

그러니까 이런 분열 대립에 집중할 일이 아니라 각자가 우선 자신의 삶은 돌아봐야 하겠다. 지금 나는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가? 자기집 땟거리도 없으면서, 자기 삶 갈피도 못 잡으면서 나랏일에만 공분하는 모습 보기 좋지 않다. 종교인들까지 도대체가 자기의 역할을 잊었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서 해야 할 나의 일이 무엇인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우선 우리가 할 일은 멈추어 서는 일 같다. 사람들 만나지 말고 모임 갖지 말고 외식하지 말고 마스크 벗지 말고, 차분히 앉아서 내가 할 일을 찾아야 할 때.

새해 2021년 신축년 소띠의 해. 해결할 일 많다. 집값 전셋값이 문제요, 유동성과 부채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선거 정부는 책임정치다. 소신껏 일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정치지만 집값은 이미 실패했다. 다시 가격이 하락해도 그것 또한 실패다. 과도한 부채 위에 건설된 거품주택공화국.

코로나도 언젠가 끝날 것이고 문정권 1년 남짓 남았다.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부초처럼 떠돌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고 어느 스님이 카피 걸더니 그분도 무슨 문제가 있나 보다. 그러니까 그런 구호도 말고 ‘내탓이요’는 자동차 뒷면에 붙일 구호가 아니라 운전석에 붙여야 한다.

모두가 들떠있다. 도대체 이 사회는 뿌리없이 흩날리는 것 같다. 바람에 밀리는 부초와 잡초, 깊은 울림을 주는 징소리는 사라지고 괭과리만 댕댕대는 것 같다. 모두 진영논리에 빠졌고 확증편향이며 급기야는 인지부조화다. 판결이 의도한 바 희망대로 나지 않으면 사법부의 타락으로 간다. 그렇게 자기합리화만 만들어가는 것이다.

차분히, 깊이, 가만히, 곰곰히, 그리고 진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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