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 비핵화의 상반된 정의 – 핵동결 vs 핵폐기
[김용희의세상엿보기] 비핵화의 상반된 정의 – 핵동결 vs 핵폐기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3.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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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북미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다. 과제였던 비핵화에 대해 양국의 정의(定義)부터가 완전히 다르니 이 회담은 애시당초 결렬을 전제하고 출발하지 않았겠나. 북한은 핵을 폐기할 의도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 핵 때문에 국제경쟁력 136위 국가(정권)가 세계 1위 국가와 맞장(?)을 떠는 건데, 그 핵을 폐기대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애시당초 자기논리부정이었다.

핵이 없었으면 양국 국기를 나란히 놓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회담이 성사되지도, 북미간 딜의 자리도 마련되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 인질범에게 경찰이 인질을 풀어주면 요구조건을 들어주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겠다. 인질범의 힘(?)의 근거는 인질이다. 사실상 핵이 없는 카다피, 후세인, 빈 라덴과 미국은 회담하지 않았다. 때문에 한반도의 비핵화 회담은 애시당초부터 용어의 정의가 서로 상반된 상태에서 출발한, 결렬을 예정한 회담이었겠다. 다만 양 정상의 셈법 때문에 트럼프는 정치적 입지, 북한은 체제보장을 위해서 제재해제를 주제로 자리가 마련되었을 뿐이다.

국제질서는 힘에 기반 한다. 평등, 논리, 정의, 이런 것이 기준이 아니라 ‘힘power’이다. 그건 어떤 관계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기준이다. 그래비티(Gravity)모델(중력모델)이 그렇다. 큰 것이 작은 것을 당긴다. 소위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상호 간에 서로 당기는 힘의 강약과 서열이 존재한다. ‘질량(무게·크기)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 그래서 핵이 필요하고 힘이 필요한 것은 국제관계이전에 모든 존재의 생존법칙이다.

형평과 논리로 따진다면 후발국만 핵을 못 갖도록 할 것이 아니라 기존 핵보유국들도 모두 폐기해야 한다. 인도 파키스탄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내로남불'이다. 이런 점 때문에 북한은 핵부터 완성하고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상태에서 비핵화 논의와 딜을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설(?)이 맞다면 비핵화의 해법은 절대로 쉽지 않을 것, 미국의 보수적 입장은 완전한 비핵화 (CVID)인데 북한에게 그것은 존재부정이다. 결국 북한의 기본적 입장은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고 이제 핵동결 수준 (미사일 핵실험 중지, 기존 핵시설 폐기)가 비핵화의 정의다. 아마도….

문 정부는 참 ‘착한 정부’다. 좋게 말하면 착한 정부, 좀 꼬아서 말하면 순진한(?) 정부다. 그 착한 의도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약자를 위해 항상 마음 쓰고 눈물 흘리는 정부다. 문 정부라면 절대로 이복형 숙부 처형 못할 것인데 지금 그런 정권과 협상중이니 얼마나 힘들까. 어떻게든 풀어보려는 노력이 안쓰러울 정도다. 역사도 바로 세우고 싶고, 미세먼지도 해결하고 싶고, 온전한 나라를 만들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 전기해봤듯 생존질서는 만유인력이니 문 정부의 탄생도 만유인력의 법칙 촛불의 힘이었다. 남북철도 연결,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참 하고 싶다. 그런데 그 결정의 당사자가 우리가 아니라 국제사회, 미국이 주도하다시피하는 국제사회다. 즉 내 나라 내 민족 우리끼리 못한다는 얘기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에는 정권에 반대하면 무조건 용공이었던 것도 실제적 역사다. 문정부의 시각이 잘못된 것 아니다. 거창양민 6백명 학살한 것은 군인과 경찰이고 그래서 신원면장 처형한 것이 4.19이고, 그들을 재심판한 것이 5.16이다. 그건 그냥 역사적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친일후손이 독립운동가 후손보다 잘 산다. 이건 색깔의 문제가 아리라 사실의 문제다. 여하튼 문 정부는 꿈을 꾼다. 꿈만 꾼다. 옳음, 바름, 휴머니즘, 인권, 평등, 가치, 정의, 도리…. 그런데 그게 힘이 확보된 패권국가 내에서나 어느 정도 가능한 얘기니 이 남북관계 어쩌랴. 참 슬픈 건 허리 잘린 우리 한반도다. 이제 그 허리를 잇는 것이 우리의 역량 재랑의 범위 내에 있지 않으니.

문 정부처럼 꿈으로 되는 세상이면 북한 완전 비핵화하고 국제사회 도와주고, 친일도 청산하고…. 이런 꿈만 꾸는 문 정부 임기 끝날 때까지 아무런 결실 없으면 어쩌라. 문 정부는 바로 우리의 정부다. 유치원은 사유재산권 놓고 힘겨루기(힘의 논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참히(?) 끝났지만), 광주는 가짜의 허상에 기댄 힘겨루기, 세상은 인본주의 신본주의 모두 아니다. 역사는 말한다. 힘본주의라고. 해서 미세먼지만큼이나 답답한 암담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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