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인] 전국 최초 농협이 주관해 우렁이 벼 재배단지 조성
[경남인] 전국 최초 농협이 주관해 우렁이 벼 재배단지 조성
  • 정웅교 기자
  • 승인 2021.08.11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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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기 사천 사남농협 조합장

농업인 참여 가능한 작목 재배방법 고민 끝에 결정
2019년 10만 2000여 평 시범단지 조성…품질 인정
올해 4월까지 확대해 34만평 규모 단지 조성·운영
농협서 희망 물량 전량 수매 후 ‘참미’ 브랜드 런칭
부산·울산·경남 일대 하나로마트에 ‘참미’ 판매 계획
우렁이단지 재배품종 고품질 종자로 단일화할 예정

“농업인과 지역민 위해 일하는 것 보람 느껴…
재선에 도전해 조합원에게 신임 물어보고 싶어”
사남면 일원에 조성된 우렁이농법 벼 재배단지 전경.
사남면 일원에 조성된 우렁이농법 벼 재배단지 전경.

김종기 사천 사남농협 조합장(62)은 전국 단위 농협 주관 최초로 우렁이 농법 벼 재배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2019년 취임 직후 농업인 다수가 참여 가능하면서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우리 국민의 주식인 벼를 재배함에 있어 인체에 해가 적은 방법으로 재배할 수 있는 우렁이를 활용한 벼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같은 해 4월부터 사남면 우천리 일대 34ha 10만 2000여 평을 시범단지로 선정하고 우렁이 등 농자재를 지원하고 영농지도한 결과 쌀 소비자 및 벼 구매를 희망하는 RPC에서 품질을 인정받게 됐다. 품질 인정에 힘입어 김 조합장은 우렁이 농법 벼 재배단지를 더욱 확대키로 목표를 세우고 재배단지를 2020년 63ha 19만여 평에 이어 올해에는 총 112ha인 34만여 평으로 확대 조성했다.

우렁이 농법 벼 재배는 일반적인 벼 재배와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고 김 조합장은 설명했다. 일반 벼 재배방법은 제초제와 농약을 함께 사용하지만, 우렁이 재배는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한 약만 사용하며 이것마저도 공동방제를 통해 농약사용 횟수와 독성을 줄여 보다 더 환경친화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벼 단지 내에서 재배된 벼를 도정해 출시된 사남농협 자체브랜드인 ‘참미’는 현재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김 조합장은 자랑했다. 현재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된 벼 전량은 농협에서 자체 수매를 하고 이를 농협 RPC를 통해 도정 후 농협하나로마트 등에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가을이면 재고물량이 모두 다 판매될 예정이다. 이는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분을 농협에서 이를 상당부분 해소해줌과 동시에 농가소득 창출, 공동방제를 통해 방제 효과를 드높이는 등 농업인과 조합원이 만족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내년에는 우렁이단지 내 재배품종을 고품질 종자로 단일화할 예정으로 앞으로는 부울경 일대의 하나로마트에서도 사남농협의 ‘참미’가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평소 절친하게 지냈던 사남면 관내 아버님의 갑장 되시는 분이 사남농협의 초대 조합장인 관계로 그분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조합장이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김 조합장은 농업인과 지역민으로부터 꼭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 나가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농업인들이 꼭 필요한 조합장이라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김 조합장은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김종기 조합장은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 나가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김종기 조합장은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 나가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다음은 김종기 사남농협 조합장과의 대담내용이다.

▲사남농협에 대해 간단히 소개 좀 부탁한다.

-사남면은 대한민국 지도처럼 동쪽이랑 서쪽으로 오이모양처럼 갈라져 있는 지형이다. 1965년 3월 8일 사남면 동쪽에 위치한 상남지역에서 이동조합으로 처음 출발했다. 서쪽에 위치한 하남지역은 1970년 7월 14일 이동조합이 설립됐다. 1977년 12월 24일에 사남단위조합으로 합병했다. 조합원 수는 현재 1400여 명으로 사남면의 1개면을 관할하고 있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규모는 어떤가. 규모가 경남에서 큰 편인가.

-신용사업은 수신 규모가 1200억 원, 여신 규모가 1000억 원, 총 2200억 원 정도의 규모이며, 자산총액은 15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경제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 200억 원이다. 면 단위 농촌형 농협으로서는 중간 정도의 규모라고 볼 수 있다.

▲경제사업에는 어떤 것을 주로 하고 있나.

-하나로마트, 주유소 사업, 우렁이농법 벼 집단 재배단지 조성 생산(자체수매 후 우렁이 쌀로 판매), 딸기 공동선별장 운영을 비롯해 농촌 일손 부족의 심각성을 감안해 산물 벼와 산물 밀을 농협에서 직접 직원들이 들판을 다니면서 수거 후 산물처리장(DSC)으로 이송하고 건조, 저장, 정산, 판매처리까지 하고 있다.

▲사남농협에는 주로 어떤 작목이 있나.

-딸기, 국산 밀의 주산지 농협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계약재배를 통해 원맥 남품처리 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우리 밀 가공 공장도 직접 운영하면서 전국의 농협으로 납품을 하고 있다. 또, 2020년부터 땅두릅 작목도 접목해 재배면적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지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재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벼를 비롯한 고구마작목반이 있으며, 5년여 전부터 콩 작목반을 구성해 콩 수매사업도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사남농협만의 특별한 자랑거리가 무엇이 있나.

-사남농협의 특색사업이라고 하면 우렁이 농법을 활용해 벼 재배단지를 조성해 특별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이 주관해서 집단 재배단지를 조성하여 관리하면서 자체 생산 및 판매까지하는 것은 전국단위의 농협 중 아마도 최초가 아닐까 생각된다.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나날이 변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들의 주식인 쌀의 소비도 급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습관이 인체에 해가 적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저는 2019년 취임 후 다수의 농업인이 참여 가능하면서 환경친화적이고 인체에 해가 적은 방법으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 결과 우선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농법을 활용한 벼 집단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언제 처음 추진했나.

-2019년 4월부터 우천리 일대 34ha(10만 2000여 평)를 시범단지로 선정해서 우렁이와 개량물꼬(물을 일정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 비료 등을 지원하고 영농지도에 임했다. 그 결과 참여 농업인은 물론 쌀 소비자 및 벼 구매를 희망하는 RPC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추가 단지를 조성했나.

-그렇다. 여기에 힘입어서 2020년 4월부터 재배면적을 더욱더 확대해서 총 63ha(18만 9000여 평)를 조성했다. 이때 희망 물량 240여 톤 전량을 농협에서 자체 수매를 했다. 이를 농협 RPC를 통해 도정하고 사남농협 자체 브랜드인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참미’라는 이름으로 우리 농협의 하나로마트 및 인근의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추가 조성을 안 하나.

-올해도 4월에 일부 확대해 총 34만평(112ha) 규모가 됐다. 농협에서 벼 논에 우렁이를 2천여 만 원의 영농지원사업비로 전액 무상으로 지원했으며 벼 논에는 100%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3년째 벼를 재배하고 있다.

▲일반 벼 재배방법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일반 벼를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제초제와 농약을 모두 사용하는데 비하여 우렁이농법 재배 방법은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병충해 방제약도 공동방제의 효과 등에 따라서 1년에 1회~2회로써 그 횟수를 줄였다.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말인가.

-일반적인 벼 재배 농법(제초제, 병충해 방제약 모두 사용)보다는 한 걸음 더 친환경재배농법에 접근한 방법이기 때문에 덜 해롭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요즘 자연친화적이면서 건강을 지극정성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선호하면서 비싼 가격으로도 많이 찾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실제 판매량은 어떻게 되나.

-2019년에는 150여 톤, 2020년에는 240여톤을 수매했으며 아마도 20년산 벼 잔여물량은 올 9월경에는 우렁이 쌀로 가공되어 판매완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올해에는 우렁이 벼의 수매물량이 600여톤에 달할 것으로 생각하며 수매물량 전량이 우렁이쌀로써 판매할 수 있을것이라 확신한다.

김 조합장이 농촌 일손돕기에 참여한 모습.
김 조합장이 농촌 일손돕기에 참여한 모습.

▲조합원들의 평가는 어떤가.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분을 농협에서 벼논 490ha, 콩 재배단지 25ha에 대하여 병충해 공동방제를 2회에 걸친 환원 사업으로 실시하면서 노령화,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 부족을 일부나마 해소함은 물론, 농가소득 창출, 병충해 방제 효과 등이 극대화 되면서 농업인들이 만족하고 있다. 콩 재배단지 공동방제는 올해 처음으로 농협에서 무상으로 방제를 실시했다.

▲내년에도 추가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인가.

-내년에는 우렁이단지 내 재배품종을 고품질 종자로 단일화할 예정이며 앞으로는 부울경 일대의 하나로마트에서도 사남농협의 ‘참미’가 소비자로부터 명실공히 인기를 독차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으로 있으며 그 면적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 조합을 이끌면서 이것은 정말 잘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

-몇 가지가 있다. 먼저 2019년 3월 20일 취임 당시 주산지 농협으로 자랑하고 있던 판매품(국산밀)의 재고(2019년 생산량 포함) 3800여 톤(40여 억 원)이 판매처를 찾지 못하고 평창고에 재고로 쌓여있어 처리문제가 가장 큰 난제였다. 같은 해부터 2020년 12월까지 조합장과 모든 직원이 피눈물을 흘려가면서 농협중앙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의 농협 간판은 말할 나위도 없고 누룩 공장, 막걸리 공장 등 밀을 소비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니면서 애걸했다. 그 결과 재고를 모두 소진시키는 큰 성과가 됐다. 이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 생각한다. 그다음은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것을 성과물로 점차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제가 취임하기 전에는 농가나 농협에서 10% 부담하고 행정기관에서 90% 지원 아래 1년에 1번 벼 병충해 공동방제비를 지원 해주던 것을 2020년부터는 사남농협에서 책임지고 벼 병충해 공동방제를 사남면 벼 논 전체에 대해 두 번을 무상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실행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드론을 이용해 벼 병해충 발생빈도를 살피면서 두 차례에 걸쳐 무상으로 방제했다. 행정기관 50% 가량 지원과 사남농협 지도사업비 50% 지원을 통해 조합원에게 일절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전액 무상지원했다. 우렁이농법 재배단지뿐만 아니라 벼재배를 하는 사남들녁의 전체 농가와 콩 재배 작목단지 25ha 등에도 2회에 걸쳐 무상공동방제를 지원했다.

김 조합장과 사남농협 직원과 회의하는 모습.
김 조합장과 사남농협 직원과 회의하는 모습.

▲또 뭐가 있을까.

-두 번째 공약이었던 간이공판장을 설립해 우리 농업인의 농산물 판매에 불편을 덜도록 할 계획이다. 사천시의 남부권, 서부권, 동부권, 북부권의 중심지역에 위치한 농협인 용현농협과 사남농협 두 농협이 간이공판장을 각각 독립적으로는 건립할 수 없는 관계로 현재 용현농협과 협의해 공동으로 용현면 소재에 공사를 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15억 원을 투입해 1070평의 규모로 준공될 예정이다. 간이공판장이 준공되면 이로 인해 농산물의 판로확보가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농산물을 제값을 받을 수 있고 적은 양이라도 판매가 가능해 출하에 대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등의 다각적인 효과로 생산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남농협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 있을까.

-현재 사남농협 당면 과제가 사남농협 본점이 지방도 4차선 확장으로 인해 내년쯤에는 보상절차를 거쳐서 철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 보상절차가 진행되면 사무실을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경제사업장이 바로 옆에 있다. 그 부지에다가 본점을 신축 이전하고 경제사업장을 농업인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것이 당면 과제로써 2022년도의 사업계획에 포함 시켜 중점 추진해 나갈 것이다.

▲또 뭐가 있을까.

2018년 9월에 농협하나로마트를 준공 절차를 거쳐 개점했다. 만 3년이 됐다. 그 기간을 거치면서 로컬푸드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업인들의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었다. 출하 농업인들의 노력에 힘입어 로컬푸드 소비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2년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농가 교육을 할 수 없어 아쉬움이 많다. 앞으로는 농가 교육, 지도 등의 지원을 통해 계획 생산을 유도해 명실공히 농협의 로컬푸드가 더욱 믿음이 가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층을 더욱 넓혀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합원을 위한 직접 지원은 무엇이 필요할까.

-현재 농촌의 농업인들이 노령화, 고령화 등으로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지경이며 이로 인해 벼육묘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벼 못자리를 농협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농업인에게 필요한 양의 못자리를 각 농가에 지원하는 사업이 앞으로의 행정과 농협이 해결해야 할 당면 검토대상이다. 행정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라 자치단체와 인근 농협의 조합장과 함께 협의해 볼 생각이다.

김 조합장이 75세 이상 어르신 조합원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김 조합장이 75세 이상 어르신 조합원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농업과 관련된 것 말고는 지원하고 있는 것이 있나.

-있다. 현재 사남농협의 75세 이상 어르신 조합원과 대의원 임원 등을 대상으로 생신챙겨드리기 사업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조합원 1400여 명 중에서 500여 명이 대상이 된다. 그분들을 위해 생신 케이크 등 5만 원 상당의 선물 꾸러미를 제작해 생신 전날 가가호호 방문해 축하해 드리고 있다. 직접 찾아뵙고 우리 농협의 발전 방향에 대한 고견도 들을 기회도 되어 좋다. 새삼 농협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주시는 걸 보면서 나 또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농협중앙회로부터 ‘2020년 지역사회공헌 최우수농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저는 지난해 우리농협이 ‘사회공헌 전국 최우수농협’이란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가에서 수여하는 ‘무궁화훈장’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이는 바로 제가 강조하는 우리 농협이 지역민으로부터 ‘꼭’ 사랑받는 농협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표라고 생각해 여기에서 진정 보람을 느끼고 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보자. 조합장은 언제부터 꿈이었나.

-어릴 때부터였다.

▲그 많은 직업 중에 하필이면 왜 어릴 때부터 조합장이 꿈이었나.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 장래 꿈이 무엇이냐고 적어내는 성적통지표의 통신란에 ‘농협 조합장이 되는 것’이라고 적어냈다.

▲어떻게 해서 그런 꿈을 가지게 됐나.

-초등학교 다닐 때이다. 그때 우리 지역의 초대 조합장님(고, 신택윤)이 아버님과 친구이셨다. 그때는 조합의 출자금을 현물로 받을 때다. 추수철이 되면 조합장이 직원들과 함께 새벽부터 집집마다 다니면서 출자금을 곡물(현물출자)로 받았다. 부잣집은 한 말, 두 말, 가난한 집은 한 되, 두 되 이렇게 현물출자를 받으러 새벽에 다니셨다. 지금 생각하면 조합원들이 농사지으러 나가시기 전에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 다니신 것 같다. 그렇게 다니다가 우리 집에 오셔서 아버님과 아침이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셨다. 그때 아버님이 저한테 막걸리 심부름도 시키고 밥상에서 같이 밥도 먹게 하고 하셔서 조합장님과 아버님이 나누는 말씀을 들을 기회가 많았다. 그때 들었던 내용들이 어린 저로서는 감동으로 들렸던 것 같다. 조합장이 너무 훌륭하고 보람있는 일을 하시는 분으로서 멋있게 느껴져서 훗날 나도 크면 조합장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던 것 같다. 그 이전에는 나 역시 장래의 희망은 군인, 선생님, 공무원, 과학자 등 어느 어린이들과 다름 없었지 않았겠나.

▲그래서 그때부터 꿈이 조합장 되는 것이었나.

-그렇다.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선배님들이 활동하는 4-H회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었고 사천농고에 진학했고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유달리 사남면 4-H연합회장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생이 4-H 면단위의 연합회장을 맡은 사람은 아마도 내가 최초이지 않나 싶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채용고시 절차를 거쳐 사남농협에 임용받아 들어왔다. 저는 평생을 오로지 조합장이 되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천농고에 들어간 것도 조합장이 되기 위해서였나.

-그렇다. 농고에 들어가는 것을 아버님이 한사코 반대해서 그 당시 부자간에 상당한 갈등이 있었다. 그래도 제가 우겨서 농고에 들어갔다. 1977년 입학시험에서는 운이 좋아 9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고 3년간 학비도 면제받는 행운이 찾아왔다. 그리고는 1979년 3학년 때 제가 학도호국단 시절(4공화국)에 소대장(지금의 반장)이었는데 농협중앙회 사천시지부(당시 사천군농협)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그때 돈으로 5만 원이었다. 큰 돈이었다. 그때 그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천군농협에서 직원으로 스카웃 했다. 그 당시는 다른 기회도 많이 있었지만 아버님이 돌아가신 상태이고 대학교를 꿈도 꿀 수 없는 가정형편으로 인해 저는 망설이지 않고 농협을 선택해 80년 10월 6일 사남농협에서 임용절차를 거쳐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는 사천 관내 농협 일원에서 근무한 것인가.

-그렇다. 사남농협에 들어와서 일하다가 사천읍농협, 곤명농협, 삼천포농협을 거쳐 2007년 마침내 조합장에 출마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에 고향인 사남농협으로 다시 온 것이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조합원에 가입부터 했다. 그리고 차근차근 민심을 살피면서 여기서 근무하다가 2017년 12월 31일 퇴직하고 조합장 예비후보라는 나만의 생각으로 수련하면서 농사짓다가 지난 2019년 3월 13일에 조합장에 출마하게 됐다.

▲평생의 꿈을 이뤘는데 기분이 어떤가.

-정말 평생의 꿈이었고 내 청춘을 바친 고향농협의 조합장이 돼서 꿈을 이뤘다. 이제 내 한 몸 투신하다시피 봉사하고 헌신해서 농협과 지역발전을 위해 피땀 흘리는 것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취임한 지 2년이 지났다. 재선에 도전할 계획인가.

-어릴 적 꿈처럼 현재도 농업인들만을 위해 실천에 옮겨 나가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농업인들이 꼭 필요한 조합장이라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때가 되면 우리 조합원님과 지역민으로부터 신임을 물어볼 계획으로 있다.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농협의 존재가치는 오로지 농업인을 위해서이므로 오로지 농업인을 위해서 일을 할 계획이다. 농심으로 소통하며 지역민으로부터 ‘꼭’ 사랑받는 사남농협을 만들어 나갈 것이며 우리 농협이 지역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데 앞장서면서 우리 지역에서 없어서 안된다는 존재가치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정 지역민이 농협 사업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다.

▲농협에서 퇴임하게 되면 무엇을 할 계획인가.

-저는 사남농협 조합장 자리에서 떠나게 되는 그날이 진정 나에게는 부끄럼 없고 후회 없으며 존경받던 전직 조합장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언제나 우리 지역민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 자신을 성찰하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내 고향 지역인들과 함께 어려운 곳을 살피는 뜻 있는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내 고향 사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정웅교 기자

김 조합장이 어르신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
김 조합장이 어르신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
올해 하반기 사업 추진 결의대회 모습.
올해 하반기 사업 추진 결의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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