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복마전과 오징어게임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복마전과 오징어게임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1.10.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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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복마전이란 마귀가 숨어있는 전각이라는 뜻으로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악의 소굴로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곳, 부정과 부패, 비리의 온상지를 흔히들 일컫는 단어다. 이는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지르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기기 위한 곳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중국 북송의 고전 ‘수호지’에 나오는 전각의 이름으로 북송 인종(1010~1063) 시대에 있었던 송강이 일으킨 농민반란의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거론된 곳이다. 그런데 최근 정치판의 최대 화제가 되고 있는 성남 대장동 택지개발과 관련된 인간군상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복마전이란 단어가 자꾸만 연상된다.

화천대유, 천화동인이란 이름의 복마전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물 군상은 참으로 다채롭다. 현재까지는 송강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김만배라는 전직 언론인의 주변 인간군상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무리가 법조인들이다. 특정후보의 무죄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대법관 출신 고문부터 시작해 대통령 탄핵 당시 활약상이 두드러졌던 노변호사와 대통령 자제 주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야당의 검사출신 국회의원, 여기에다 부동산 기획 개발 변호사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사건의 중심인물로 거론된 법조인들만도 10여명을 넘어선다. 특정인의 자녀들도 등장한다. 불과 6년 동안 근무한 300만원 전후의 월급을 받던 직원에 대한 산재보상금 명분으로 50억이란 상상초월의 퇴직금이 지급됐다. 여기에다 국회의원 몇 분도 약방의 감초처럼 여야를 넘나들며 등장한다. 두 번째는 학맥이다. 서울의 S대학과 또 다른 S대학의 인맥이 기획과 실행을 나누어 맡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대학, 같은 과 선후배들이 서로가 밀어주고 당겨주고 해서 한탕 크게 해먹은 족적이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세 번째는 한다하는 부동산 개발꾼들이 눈에 띈다. 경기도 지사 측근으로 자리한 다음 마음 놓고 가난한 땅주인들의 눈물을 뒤로한 채 수천 배의 이윤을 만들어 삼킨 야차 같은 인물들이다. 여기에다 직업윤리를 도외시한 기레기(?)까지 등장한다. 현직으로 모 신문사 부국장으로 일하면서 지주회사 대표를 겸직하는가 하면 남편과 함께 화천대유의 자회사 이사를 겸직한 모 방송사의 여기자도 있다. 이들 부부는 배당을 챙긴 뒤 미국으로 도피 중이다. 둘 다 직업윤리는 그만두고라도 취업규칙 위반이다. 여기에다 가족, 친척, 지인, 처남, 형제, 비서관, 조폭 등 등장인물의 면면은 실로 구체적인 관련성을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수호지 못지않은 주인공들의 활약상과 면면에 혀를 내두른다.

이 복마전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돈일까? 특정인일까? 돈이든 특정인이든 타이밍도 참 요상하게 화천대유 못지않은 스토리의 ‘오징어게임’이란 드라마가 최근 OTT에서 개봉돼 공전의 인기를 끌며 대 히트를 치고 있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한다는 드라마다. 그곳에도 화천대유 못지않은 복마전이 펼쳐진다. 과연 ‘화천대유와 ’오징어게임‘이 보여주는 복마전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실감날까? 개인적으로 일본만화 ‘카이지’를 패러디했다는 평을 받는 오징어게임이 화천대유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화천대유는 오징어 게임의 상금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조 단위의 머니게임이자 실화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화천대유의 정점은 화천대유의 김만배 천화동인의 남욱, 대장지구 설계자 유동규, 이성문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더 거슬러 올라가면 민주당 유력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의 그림자가 직간접적으로 어른거리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화천대유가 수호지와 오징어게임을 뛰어넘는 희대의 서바이벌 드라마가 될지 향후가 주목된다. 이번 화천대유도 누군가의 각본에 의해 제기된 인상을 준다. 과연 누가 기획한 드라마일까? 여기까지 오면 LH사건도 기획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화천대유가 정치권의 오징어 게임이 되고 말았다. 관객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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