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칼럼] 궁색한 자기변명(辨明)
[김기덕칼럼] 궁색한 자기변명(辨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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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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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흔히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의 자기방어 본능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자기변명(辨明)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하여 구실을 대며 그 까닭을 말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결국 <변명>이란 대체적으로 옳은 것에 대한 <확증적인 수단>이 아니라 옳지 않은 것에 대한 <자기 방어적 수단>이라는 말이 된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변명하지 마라’는 말들이 언제 사용되는가를 보면 거짓말이 뒤섞여 있을 때임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변명이 많다는 것은 곧 잘못이 많다는 것이요, 진실하지 못하여 숨기는 바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이런 변명이 많은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숨기는 것이 많고 남에게 인정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습관들이 인간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로 발전된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신자들도 자기변명에 능숙한 사람들이 있다. 궁생한 자기변명이 많은 사람은 정직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창세기에 보면,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함께 지냈던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먹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 부분이 있는데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선악과를 따먹게 된다. 그리고 하와는 그것을 아담에게도 같이 나누어 먹는다. 문제는 그것이 하나님 앞에 큰 죄가 되어 두 사람은 벌거벗은 수치를 깨닫고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는 신세가 된다. 그 때 하나님은 아담을 부르시며 “먹지 말라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고 묻는다. 아담은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한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니까 먹었나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하나님은 하와에게 물었더니 뱀이 자신을 유혹해서 자신이 먹었다고 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원하신 것은 궁생한 자기변명이 아니라 진정한 회개였다. 인류역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기보다 잘못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는 그 습성은 이미 창조시대 때부터 시작이 되었다.

사람들의 자기변명의 뿌리는 불순종에 기인한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결과로 죄를 양산하게 되고 그 죄는 계속 번식하면서 하나님을 떠나고 자신을 포장하며 살아오게 된 것이다. 회개보다 자신의 변명이 늘어난다는 것이 죄의 속성이다. 자신의 잘못을 다른 이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죄의 모습이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 앞에 불순종하는 자의 본성이다. 자신의 죄를 시인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는 것은 인격을 병들게 하는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잘못 없다고 하면서 거세게 저항하고 오히려 남의 탓으로 돌리며 고소고발을 하는 문화가 일상화 되어 있다. 이것이 사회가 병들었다는 증거이다. 어떤 일을 하다보면 실수하거나 잘못할 수 있다. 그러할 때 정직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며 용서를 구하며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일여야 한다. 잘못에 대한 인정과 입술로 시인할 때 그 사람은 변화되고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반성하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시정하는 훈련이 없으면 우리는 또 다른 죄를 짓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일상 속에 궁색한 자기변명보다 진실을 두려워하고 진리 앞에 서고자하는 몸부림이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자기변명에 익숙한 사람은 거짓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소중한 자기 영혼을 죽이게 된다. 궁색한 자기변명보다 진솔한 회개가 살아있는 아름다운 인격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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