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혐의로 오랫동안 재판을 받아온 송도근 사천시장이 결국 시장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1심, 2심을 거치면서 이미 예견된 판결이긴 하지만 최종 확정되고 나니 그 충격도 만만찮다. 사천지역사회는 침통한 분위기다. 직무대행을 맡은 부시장은 즉각 주요 현안사업을 차분히 마무리 해 나가는 등 변함없는 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흔들림없이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처럼 자치단체장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임기 중에 낙마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지자체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해당 지자체장이 이끌던 지역 현안과 과제가 표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김경수 전 도지사가 유죄 확정으로 낙마한 이후의 경남도정이 그 사례다. 대행체제가 무리없이 굴러가고 있지만 각종 대형 현안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도내에서는 2~3명의 지자체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이 진행 중으로 유-무죄를 다투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인 경우도 있다. 이 중 1~2건은 이번 사천시장 건처럼 결론이 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공직사회에 대한 실망이 이뿐만이 아니다. 고성군과 군의회의 감정섞인 싸움이나 비위 행위가 드러날까 망치로 증거를 훼손한 함양군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 요구 등을 보면 참 불편하다.
이번 사천시장이나 앞서 경남도지사의 낙마를 접하는 도민과 시민들의 분위기를 전하는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볼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반응 중에 하나가 “부끄럽다”는 것이다. 잘못은, 죄는 그들이 지었는데 왜 부끄러움은 도민, 시민들의 몫이어야 하는가. 공직을 맡은 사람들의 소명의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공직자를 ‘공복公僕’이라 부른다.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이다. 차제에 도내 공직자들이 다시한번 공복의식公僕意識을 가다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