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추진을 놓고 시끄럽다. 이번엔 의령이다. 정례회가 열리고 있는 의령군의회가 6일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의령군 설치 반대 성명서를 채택했다. 한 업체가 부림면에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소각장 설치 예정지 주민들이 발끈하고 들고 일어선 데 따른 것이다. 주민의 대변자인 의령군의회로서는 가만히 앉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현재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와 증설 등을 둘러싸고 분란이 일고 있는 곳은 가깝게는 사천과 진주가 있다. 진주에서는 현재는 시내 중심지나 다름없는 상평공단에서 자리잡고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와 진주시가 시설증설 등과 관련 사업 허가권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천에서도 한 업체가 사천읍 금곡마을에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령 뿐만 아니라 진주와 사천 모두 지자체도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문제를 대하고 있으나 지자체가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주민들의 반발을 지자체 입장에서는 먼산보듯 할 수 없지만 사업허가권자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의 결정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함안의 사례처럼 주민과 함안군의 반대에 업체가 사업추진을 포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내 주변에 소각장이 들어서는 것에 찬성할 사람은 없다. 흔히 님비현상이라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현실은 무시하기 어렵다. 진주와 사천, 그리고 이번 의령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 문제를 대하는 공공기관, 즉 환경청과 지자체의 모습에 아쉬움이 크다.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저 각자의 권한이나 대응방법을 상대방에서 툭 던져버리는 모양새다. 좀 더 정교하고 세련되게 머리를 맞댈 수는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