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호 진주금산농협 조합장 - 처음 출마해 70%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돼
신정호 진주금산농협 조합장 - 처음 출마해 70%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돼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3.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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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유일한 시의원 출신의 농협조합장
1990년 일본 농업시찰 후 농업관련 활동시작
조합장 권력 너무 커 줄이는 방안 고심 중
재선까지만 하고 다시 돌아가 농사 짓을 것

신정호(57) 진주금산농협조합장은 진주에서 유일하게 시의원을 지낸 조합장이다. 이번 조합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서 70%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이 됐다.

신 조합장은 어릴 때부터 꿈이 조합장이었다. 아버님이 농사를 짓고 금산농협의 원로 조합원이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조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신 조합장은 어려서부터 조합장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해 온 셈이다. 대학도 농대를 갔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지었다. 아버지가 짓던 농사가 8000평정도 됐다. 아버지는 주로 벼농사를 지었지만 자신은 시설재배를 시작했다.

신 조합장이 인생의 전기가 된 것은 1990년 중반 금산농협 조합원들과 일본 농업시찰을 간 것이었다. 그때 신 조합장은 머리를 얻어맞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때 이미 일본의 농업은 기계화, 과학화 돼 있었다. 우리와 30년 이상 차이가 났다. 일본 견학에서 돌아온 신 조합장은 이리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금산농협에 청년부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기반이 돼 각종 농민회 활동을 했다. 그리고는 2000년 초반 진주시농민단체 회장까지 지냈다. 진주시 농민단체회장이 되자 자연스레 정치활동과도 인연이 맺어졌고 2010년에 진주시 시의원이 됐다.

신 조합장이 이번선거에서 무난하게 당선된 것도 진주시의원 경력이 큰 작용을 했다. 시의원을 하다 보니 안목도 넓어졌고 인맥도 많이 생겼다. 진주시 공무원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시의원을 하지 않았으면 얻기 어려운 기회였다. 이제 농업도 농민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시청과 함께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조합원들이 시의원으로 활동한 자신의 경험을 평가해 준 것이다.

신 조합장은 조합장으로서 최우선으로 할 일을 조합장의 막강한 권력을 내려놓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장의 권력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신 조합장은 인사, 지도사업비 등의 사용을 투명화 제도화 하면서 자신부터 인사권 등을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것만 잘해도 조합장으로서 할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게 신 조합장의 지론이다.

금산농협은 우리나라 시설채소 재배 1위의 지역이다. 그래서 신조합장은 금산농협의 경우 경제 사업이 다른 어느 조합에 비해서도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신 조합장은 임기 내에 3천 평의 부지를 마련해 농자재센터, 주유소, 하나로 마트 등을 모아서 경영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신정호 조합장은 1962년 금산에서 태어났다. 금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시내로 유학을 갔다. 봉원초등학교와 진주중학을 졸업한 신 조합장은 대학은 농학을 전공하기 위해 과기대에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신 조합장은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지으시던 농사를 물려받았다. 당시 금산 땅이 개발이 되는 시점이라 땅을 팔면 큰돈을 만질 수 있었지만 자신은 농사가 좋았다. 신 조합장은 지금도 1000평 정도의 시설채소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 조합장이 돼 농사짓는 것은 아내의 몫이 돼 버렸다는 신 조합장은 시의원 할 때나 지금이나 늘 아내가 농사를 책임지고 있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정호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신정호 조합장은 어릴 때부터 조합장 되는 게 꿈이었다. 이번 선거로 그 꿈을 이루게 된 신 조합장은 임기 중 조합장의 강력한 권력을 내려놓도록 제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호 조합장은 어릴 때부터 조합장 되는 게 꿈이었다. 이번 선거로 그 꿈을 이루게 된 신 조합장은 임기 중 조합장의 강력한 권력을 내려놓도록 제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그렇다. 첫 출마에서 당선돼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

▲현역 조합장은 출마하지 않았나.

-그렇다. 현역 조합장은 재선이셨는데 3선까지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출마를 접으셨다. 그래서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그럼 신인들끼리 경쟁이었나.

-그랬다.

▲얼마나 득표했나.

-조합원이 1600여명 된다. 제가 약 70% 득표했다.

▲그 정도면 압도적으로 된 것 아닌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선거의 쟁점이 뭐였나.

-이제 조합은 경쟁의 시대, 경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렇다 보니 과연 누가 경영을 더 잘할 것인가가 조합원들의 선택기준 이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조합원들이 저를 좀 더 잘 봐준 것 같다.

▲조합이 경쟁의 시대, 경영의 시대란 것은 무슨 뜻인가.

-농협은 이제 농협들 간의 경쟁이다. 금산 농협만 해도 진주시 전체에서 조합원이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서부농협이나 중부농협, 남부농협들과 금산 농협은 경쟁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신용사업은 또 농협중앙회, 시중은행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농협은 이제 전면적인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신 조합장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어릴 때부터 조합장 되는 게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 준비해 왔다. 특히 2010년부터 진주시 시의원을 했다. 그 경력이 저한텐 큰 도움이 됐다.

▲시의원을 한 게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나.

-진주시정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 게 큰 도움이었다. 시의원 할 때도 저는 농업분야에서 활동했다. 농업박람회 등을 저희들이 만들었다. 그런 경험과 언론, 시청 공무원들과의 폭넓은 인간관계들도 시의원이 아니었으면 쌓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인맥 등이 조합장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협 선거하면 늘 돈 문제 때문에 시끄러웠는데.

-이번에는 우리 조합뿐 아니라 진주시내 전체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지난번만 하더라도 선거 끝나고 지금쯤이면 여러 가지 돈과 관련한 잡음이 터져 나오는 시기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용하다. 돈 선거도 차츰 없어지는 것 같다.

▲이번에는 정말 돈을 쓰지 않았나.

-저는 쓰지 않았다. 금산 농협은 후보자 캠프 사람들이 선거 3개월 전에 모여서 돈 선거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 그리고 그 합의를 양측 모두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농협 조합장 선거가 돈 문제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다.

▲농협 조합장 선거가 돈 문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무래도 선관위나 사법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큰 이유가 됐다. 이번 선거의 경우 창원검찰청 검사가 예상후보자들을 모아 놓고 돈 선거를 하지 말라는 당부를 할 정도로 사법당국이 엄격했다. 그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돈 선거를 할 엄두들을 내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흐름이 한번만 더 지속되면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돈 문제는 극복될 것 같다.

▲조합장으로 임기 중에 할 일들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게 조합장 권한을 내려놓는 일이다. 사실 지금 조합장 권력이 너무 세다. 그 권력을 내려놓지 못하니까 조합장 하신 분들이 다 끝이 좋지 않다. 그래서 저는 저부터 솔선수범해서 조합장의 막강한 권한을 내려놓을 생각이다.

▲조합장이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나.

-우선 인사권이 있지 않나. 직원이 50명이 넘는다.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조합장이 가지고 있다. 또 지도사업비라 해서 사실상 조합장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금산농협에도 15억 정도 된다. 조합장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이 돈을 선거자금으로 쓸 수가 있다. 그런 막강한 권력을 조합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늘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저는 이 부분들을 투명화 하는 방안을 통해 권한을 내려놓을 생각이다. 이것만 잘해도 조합이 훨씬 잘 운영될 것이라 생각한다.

▲금산농협의 현안은 어떤 게 있나.

-자재마트 등이 협소하다. 금산은 우리나라 시설채소 재배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래서 농자재 등에 대한 수요가 크다. 그래서 농자재센터, 주유소, 하나로마트 등을 한 곳에 묶어서 효율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현재 부지를 구하고 있다. 약 3000평 정도의 부지가 필요하다. 제 임기 중에 이루어내고 싶다.

▲임기 중에 이것은 꼭 하고 싶다, 이런 건 어떤 게 있나.

-재배품목 성향조사를 꼭 시행하고 싶다.

▲그게 무슨 조사인가.

-육모를 신청하기 전에 어떤 작목을 심을 것인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6월 이 지나면 육모를 하기 때문에 5월 정도면 어떤 작목을 할 것인지에 대해 조합원들이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올해 어떤 작목을 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게 재배품목성향조사이다.

▲그것을 하면 어떤 이득이 오나.

-조합에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양고추를 심으려는 사람들이 많으면 이를 조금 줄이고 다른 작목으로 권유할 수 있다. 물론 선택은 조합원이 하는 것이지만 조합에서 이번에 이 작목이 많이 재배될 것 같으니 가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것만 해도 과잉생산해 폐기처분하는 그런 일은 막을 수 있다.

▲여태까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나.

-조합에서 꼭 필요한 일인데 지금까지 하지 못했다. 제 임기에는 반드시 시행할 생각이다. 농협이 원래 할 일이다.

▲조합원은 생산만 하면 농협이 판매하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하는데.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재배품목만 좀 조정해도 파는 데는 지장이 없다. 예전에 피망 한 박스에 70만원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중도매상들이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피망 사러 금산까지 왔다. 품목이 귀하면 그리 된다. 농산물은 귀하면 금값이 되고 넘치면 똥

값이 된다. 그래서 재배품목 조정을 잘 하기만 해도 농민들의 어려움을 많이 들어줄 수 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해 보자. 금산이 고향인가.

-그렇다. 1962년 금산에서 태어났다.

▲그럼 학교도 여기서 다녔나.

-학교는 금산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진주시내로 유학을 갔다. 봉원초등학교를 나왔다.

▲집안이 넉넉했던 가 보다.

-아무래도 그랬기에 시내로 유학을 보냈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버지가 금산에서는 잘 사시던 분이다.

▲그리고는 어떤 학교를 나왔나.

-진주중학교와 동명고등학교 과기대를 졸업했다. 농학사이다. 어릴 때부터 농사에 취미가 있어서 대학 전공도 농학을 택했다.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나.

-그렇다. 하우스 1000평정도 한다. 조합장 되려면 농사를 짓는 게 조건이다. 농사짓는다고 아내가 고생한다.

▲진주시의원을 했는데 어떻게 인연이 됐나.

-학교 졸업하고 금산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여러 농민단체에서 활동했다. 그런 농민단체의 활동을 평가받아 2000년에 진주시농민단체 회장을 지냈다. 그런 인연으로 정치와도 연결이 됐다.

▲처음에 진주시의원 한 게 농협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금산농협의 경우 파프리카 생산 전국 1위이다. 그래서 수출도 많이 한다. 그런데 일본에만 수출을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수출다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수출을 위해서는 농협과 진주시가 협조를 잘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시의원을 한 게 진주시도 이해하고 농협도 알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된다. 앞으로 농업은 수출이 출구이다. 수출 그 자체가 소득증대 사업이기도 하지만 수출을 하지 않으면 국내 가격유지가 안 된다. 진주시와 이런 면에서 적극 협조를 하고 있다.

▲인터뷰 처음에 어릴 때부터 조합장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나.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지으면서 금산농협 조합원들이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받은 충격이 아주 컸다. 우리는 일본에 비해 20~30년은 뒤져 있더라. 일본에 다녀와서 금산농협 청년부를 만들었다. 그게 벌써 20년 전이다. 그때 조합장이 돼서 금산농업을 제대로 살려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금산조합도 3년 연임제한 조합인가.

-그렇다.

▲그럼 3선까지 할 생각인가.

-그렇지 않다. 4년을 열심히 해서 재선까지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3선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재선은 자신이 있나.

-제가 시의원 재선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이다. 두 번째 나갔을 때 주변에서 가만히 있어도 당선된다고 다들 말했다. 그런데 떨어졌다. 선출직이 자만하면 반드시 낙선한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재선 이후 조합장 출마하지 않으면 다른 꿈이 있나.

-다른 꿈은 없다. 조합장이 제 사회생활의 직책으로는 마지막이다. 재선만 해도 나이가 70이다. 조합장 마치면 다시 농사지으러 들어갈 거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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