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안철수와 단일화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안철수와 단일화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2.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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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한국 정치사에서 선거과정에서 후보의 단일화를 성공하거나, 두세 정당의 합당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고 실패한 경우도 몇 번 있었다. 성공한 경우는 1990년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3당 합당, 97년 김대중과 김종필의 DJP연합,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의 후보 단일화, 2011년 박원순과 안철수의 서울시장 그리고 2021년 오세훈과 안철수의 서울시장 선거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1987년 김대중과 김영삼의 단일화 시도와 2012년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선후보 단일화는 실패한 사례에 해당한다. 실패한 경우는 결국은 누가 무엇을 양보할 것이냐가 원인이었다. 성공한 경우는 반대급부 또는 권력분배가 따랐다. 노무현 정몽준의 경우는 실패사례로도 볼 수 있다.

안철수 후보의 윤석열 후보에 대한 단일화 제안은 사전 단일화를 위한 실무 협상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대후보에게 직접 단일화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또 단일화를 기정사실로 하고 논점을 방법론에 곧바로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세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고, 윤석열 후보는 환영하는 한편으로 즉답은 피하고,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측의 역선택 등 야권분열책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로 표시했다. 이번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정권교체와 야권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원칙적인 교감을 이루어졌으나 통합절차와 융합방법에는 양측의 입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념이 달랐던 DJP연합조차 성사되었던 사례가 있고 보면, 이번 단일화 협상은 상호신뢰만 구축되면 성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안철수 후보에 대한 단일화 논의는 여당인 민주당도, 야당인 국민의힘도 모두 진지하게 검토하거나 가능성을 타진하거나 방안을 검토해왔다. 민주당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제고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자는 의도였고, 국민의힘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대당 후보에 대해 절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였다. 양당 모두 아전인수식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한 단일화 구상이지, 안철수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단일화는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 후보가 이번에 국민의힘에 대해 선제적으로 제시한 단일화는 여러 가지 복선을 깔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을 유발해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려보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고, 또 그동안 아무런 소득 없이 양보만 해온 지금까지의 단일화와는 달리 이번에는 실익을 챙겨보겠다는 복심도 엿보인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3석짜리 정당후보가 제안한 후보 단일화, 그것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라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단일화를 요구한다. 그냥 나를 믿고 단일화를 해달라는 식이다. 반대급부에 대한 언급도 아직 없다. 대세가 불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정치적 일진광풍이니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우세한 쪽의 양보란 본래 있을 수가 없다. 결론은 안철수의 양보를 바라고 있는 셈이다. 제안은 안철수 후보 본인이 했지만, 해결도 안 후보 자신이 풀어야 하는 형국이다. 안철수 후보의 정치역정에서 그가 보여 온 철수 과정은 자신에 대한 예우 차원의 불만이 주된 원인이었다. 정권교체의 여론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명분은 정권교체이고 협상의 성공여부는 실리다. 안철수 후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실리를 얻어내고 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완주할 것인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는 그렇게 많지가 않아 보인다. 결렬될 경우,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도 물 건너간다. 왜?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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