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자유와 지성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자유와 지성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5.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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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5월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가 취임사를 하는 동안 여의도 국회 동쪽 하늘에는 맑은 하늘임에도 불구하고 잠시 무지개가 떴다. 한두 사람이 본 것도 아니고 실제 텔레비전 중계화면을 통해서나 취임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올린 SNS 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예사롭지 않은 상서로운 기운이다. 과거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게 저격당하던 날 하늘이 노랗게 변했듯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행사장에 무지개가 보였다는 것은 하늘의 기운이 닿았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주술적인 해석도 분분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좋은 의미로 풀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무지개는 서양에서는 신의 심부름꾼이고 한국에서는 행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 ‘자유’와 ‘지성주의’를 강조했다. 특히 ‘자유’에 대해서는 ‘자유’가 풍요와 발전을 낳고 그것이 더 큰 ‘자유’를 가져온다는 자유주의의 기본철학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향후 5년 동안 윤석열 정부가 추구할 국정운영 방향성은 분명해 보인다. 소득격차나 경제성장이나 북한문제나 외교문제나 모든 정책결정과 방향을 ‘자유’라는 큰 틀 안에서 해결하겠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요소다. 국가의 정체성과 운영체계의 원리 또한 ‘자유’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정책수립과 행정행위를 구현하겠다는 점에서 이제는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란 느낌이 들어 안도의 숨이 나온다. 오랜만에 맘을 놓게 하는 대통령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30번이나 구사했다.

두 번째 주목되는 점은 ‘지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지난 5년 동안 정권을 잡았던 문재인 정부가 반지성과 몰지성에 매몰되어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는 ‘반지성주의’에 매달렸던 정치세력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지성주의’라는 표현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지성주의’란 이성적 사고와 비판적 거리두기를 통해 사리를 분별하고 시비를 올바르게 판단함을 의미한다. 합리와 이성이 통하는 보편가치의 사회와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재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이번 취임사에는 민족, 통일, 환경, 정의, 단합 화합 포용 같은 단어들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자유, 과학, 경제, 성장, 번영이라는 단어가 앞장을 섰다는 점에서 이제는 드디어 자유와 인권, 공정과 연대의 시대로 접어들겠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자유의 가치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는 표현이 수려하거나 문장이 미려하지도 않은 오히려 거칠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문장의 표현은 분명했고 던지는 메시지도 명쾌했다. 힘주어 말하는 목소리도 높은 톤의 자신감에 넘치고 있었다. ‘반지성주의의 타파’라는 대목에서는 선전포고 같은 전율이 일기도 했다. ‘편가르기’와 의회다수 파시즘에 바탕한 ‘내로남불’과 ‘팬덤정치’로 일관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이 말을 직접 듣고 과연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희망이 과연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윤석열 정부는 적어도 취임사에서 밝힌 원칙 즉 ‘자유’와 ‘지성’이란 초심을 제대로 지켜나가기만 한다면 5년 뒤에는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지난 정부가 저질러 놓은 폐해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의 철학은 분배와 민족 그리고 통일이었다. 그런 것들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대통령 혼자만의 힘으론 아직 부족하다. 당장 지방선거도 있고 1년 10개월 뒤에 총선도 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지성적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첫 발걸음을 이제 내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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