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누가 뭐래도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누가 뭐래도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2.05.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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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일상부부가 늘 하는 그저 그런 하루의 일과, 같이 티비 보고 드라마 보고 뉴스 보고 욕하고 화내고 동정하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 사는 얘기 나누는 것. 그게 이혼부부에게는 가장 아쉽고 그립고 염원하는 것인 게다. 뭐 특별하게 여행가고 이벤트하는 것 보다... 부인 치매된 7순 남편 지극정성 눈물이 되는 것, 평상시에는 마눌 중요함을 몰랐는데.

나한일 김혜영 이혼 커플이 금요일 밤이면 늘 눈길을 잡는다. “우리에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 두 번 결혼, 두 번 이혼한 부부가 육십이 넘어 다시 가까워지는 듯하다. 단순 호기심 순간의 감정 이런 게 아니라 흘러가버린 그 좋은 날들에 대한 안타까움 미련 연민 아쉬움 후회...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드디어 김혜영 마음을 열어가는 듯하다. “좀 더 다시 알아가는 시간을 갖자”"고. “당신도 너무 많이 변했고 지금도 변하는 중”이라고, 손잡고 걷다가 팔장을 낀다. 이런 것 처음이란다. 둘이서 이렇게 나란히 걸어 본 기억이 없단다.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들은 남아 있으면서 성격상 여건상 이혼한 부부들이 완전히 끝내지 못해 아직도 남은 그 질긴 인연 때문에 그렇게 장애물이 되었던 것들을 걷어내 보고자 다시 시도해보는 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

진심! 나 한일의 진심이 통하고 있나 보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서로 묵혀왔던 못다푼 애정의 두껑을 열고 다시 가동되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년이 지나며 부부란 뭘까? 우정 진심 충성... 오래 길을 같이 걸어온 사람. 애정보다 더한 더 깊은 정이 본인들도 모르지만 쌓여진 관계. 해서 없으면 허전해지는, 있으면 다소 불편해도, 그렇게 된장독처럼 익은 후에 다시 눈비가 내려 숙성된 관계. 그걸 잃은 부부들이 다시 만나서 일상부부들에겐 아무 것도 아닌 ‘그~ 일상의 행복’들을 다시 찾아보려는 안타까움을 대본 없이 보여주는 소위 리얼프로그램이다.

그려 ~ 산다는 건 별거 아니다. 그저 살아가는 일상이다. 부인 출타한 자리에 빈 옷걸이가 너무 적막한 공간처럼 느껴지는 것,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늘 반쪽이 어딘가 있다는 느낌, 늘 버겁고 귀찮고 때로는 지겨워도 없으면 안될 것 같은, 못살 것 같은, 애정보다 더 깊은 무덤덤한 정... 그게 부부관계겠다. 아마도~

잠시의 봄꽃놀이 하다 집에 오면 더 편한 것처럼. 편한 집 그게 부부다. 그걸 잃은 분들이 그게 그리도 소중한 것을 확인해 주는 프로그램 ‘울이혼’이다

악처 하나 열 효자 부럽지 않은 것, 무덤덤 남편 열 딸 부럽지 않은 것 그게 부부라는 이름이겠다. 하늘이 만들어준 가장 강력하고 질기고 깊은 관계. 너 때문에 못살겠다가 너 없인 못살겠다로 늙으면 확인되는 관계, 그게 뒤집어진 부부는 이혼하는 게고. 이혼해서 보니 드디어 판단미스 인 것을 깨닫는 ‘울이혼’.

성경에서 사도바울은 곧 하나님이 재림할 것이라 판단하고 결혼하지 말랬는데, 그도 독신으로 ... 그건 인간의 판단이었겠다. 새들도 물고기도 산비둘기도 모두 짝으로 산다. 꽃과 나무까지도.

해서 다시 기원해 본다 ‘나김’ 커플 세번째는 성공하길. 서로 지그시 넌지시 바라보는 그 깊은 눈길이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얘기를 전하는 저 커플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그들만의 시간을 다시 채울 수 있었으면.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된다”고. “왜 산들이 밤이 되면 강으로 스며드는 지를, 그 일상의 정으로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야말로 드디어 숲이 되고 산이 된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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