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반면교사(反面敎師)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반면교사(反面敎師)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7.0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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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4자성어가 있다. 196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이 처음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이 때문에 제국주의자, 반동파, 수정주의자를 일컫는 말로 쓰이곤 했는데 실제 마오쩌둥은 ‘반면교재(反面敎材)’라고 했다는데 어쩌다 반면교사가 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쉽게 풀이하자면 ‘저렇게 좋지 않은 짓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일’을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다. 마오쩌둥과 문화대혁명이야말로 후세에 반면교사가 되고 있으니 역사적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반면교사는 반드시 남의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도 있다. 자신의 과거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다.

반면교사라는 말에서 생각나는 사례가 두 가지 있다. 우선 한 가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서울의 강남 아파트값을 때려잡겠다고 시작된 부동산 정책은 수십 차례 남발되었지만, 의도와는 달리 전국의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벼락거지’, ‘영끌’, ‘패닉바잉’,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을 못 사서 망했다)’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는 부동산 지옥을 연출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같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정권을 내놓아야 했던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판박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더욱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 하기야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책임자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책임자가 동일 인물이었으니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셀프 반면교사를 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반면교사는커녕,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실패했던 자신의 부동산 정책을 문재인 정부에서도 일종의 보상심리로 더 밀어붙이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부동산 시장만 심하게 왜곡되고 말았다.

두 번째 반면교사는 문재인 정부가 서슬 퍼렇게 추진하던 탈원전 정책이다. 지내놓고 보니까 그것도 짜고 친 고스톱이긴 했지만, 대통령이 영화 한 편 보고 폭풍처럼 몰아붙인 탈원전 정책은 국가 기간산업의 주력 분야를 초토화시켰다. 당시 국제 경쟁력 1위의 한국 원자력 발전소 건설 기술은 순식간에 와해됐다. 관련 부품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했고 우수한 기술인력은 해외로 팔려나갔다. 핵심기술은 경쟁국으로 유출됐다. 대학의 원자력 관련 학과 입학지원자 마저 가뭄을 맞게 되었다. 차세대 원자력 발전기술인 소형모듈원자로(SMR)기술과 사용 후 핵연료 처리기술 개발은 5년간 손도 못 대고 말았다. 그 바람에 1천조에 해당하는 세계 원자력 시장의 주도권을 상실했다. 탈원전의 불똥은 한국전력으로 튀었다. 원자력발전 대신 태양광으로, 액화천연가스로 발전을 대체할 수밖에 없게 되자 원자력발전 대비 발전비용을 늘 수밖에 없고 11조원이란 적자에 결국은 손을 들고 말았다. 신재생 에너지 확충과 온실가스 감축이란 명분만 내세운 채,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은 결국 이달 들어 전기료 인상이란 청구서가 국민들에게 날아오고 말았다. 태양광 관련업자들이 과연 얼마나 챙겼을지 궁금하다.

반면교사와 비슷한 말로 타산지석이란 말이 있다. 반면교사가 부정적인 요소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개선하라는 이른바 깨달음을 얻자는 의미라면 타산지석은 하찮은 남의 언행이라도 좋은 것이면 자신을 발전시키고 수양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라는 의미가 강하다.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잘한 것은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된다.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거나 시도해서 실패한 정책을 면밀히 분석해서 개선하는 방향으로 대안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면 또 다른 반면교사는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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