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데스노트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데스노트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8.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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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데스노트’라는 유명한 일본 만화가 있다. 일본의 ‘소년점프’라는 주간 만화잡지에 2004년 1월부터 처음 연재를 시작한 이 만화는 공전의 대히트를 친 작품이다. 세계 각국에 번역 출판되고,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 심지어는 뮤지컬까지 제작됐다. ‘데스노트’의 스토리는 주인공이 ‘데스노트’에 사람의 이름을 기입하면 그 사람이 죽게 된다는 설정의 전개이다. 물론 이 노트는 사신들이 인간을 죽일 때 사용하는 공책인데 이것이 인간계에 넘어가게 되고 주인공인 고등학생 ‘라이토’가 이 노트를 주워 사용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공포, 추리, 속임수, 심리전과 두뇌싸움, 정치질이 끝없이 반복하는 작품이다. 만화이긴 하지만 전개과정에서 인간 본성과 인간의 내성에 깃들어 있는 악마성이 드러나는 인간막장의 군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주변 인물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으로 네 번째이다. 기무사 영관 출신의 이 40대 남성은 이 의원 부인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용 과정에서 자신의 카드를 김 씨의 수행 비서이자 법인카드 의혹의 핵심인물인 배 모 씨에게 제공해 법인카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한번 받았을 뿐이다. 일부 보도에는 그가 배 모 씨와 같은 주거 공간에서 동거했으며, 지난 대선과정에서 김혜경 씨의 자동차 운전기사를 했고, 최근에는 경기도 모 공공기관의 비상임 이사로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그동안 이재명 의원의 대장동 사건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이 터지는 과정에서 이 의원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어떤 형태든 관련을 가졌던 인물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녹취록 제보자 이병철 씨의 석연치 않은 사망에서 시작된 죽음의 그림자는 대장동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개발공사 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계속 이어져 왔고 이번이 4번째 죽음이다. 일반적인 추론과 상식에 비추어 도저히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믿기 힘든 사건의 연속이라 ‘데스노트’에 나오는 인물들의 연속 사망 사건을 보는 듯한 공포와 두려움, 섬뜩함을 느낀다. ‘데스노트’의 스토리 전개는 데스노트의 살인 기능을 알게 된 주인공 ‘라이토’는 고뇌하다가, 노트를 세상을 위하여 사용하기로 하고 온 세계의 범죄자들의 이름을 노트에 적어가면서 스토리는 다시 더 복잡하게 전개되어 나가지만, 이재명 의원과 관련한 의혹사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연쇄 자살사건은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이재명이란 이름만 나오면 관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의 연속이라 ‘데스노트’가 아닌 ‘데스네임’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이 같은 일련의 죽음을 대하는 일반인조차 무서움을 느끼는데 당사자인 이재명 의원 본인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이 사건을 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정작 본인은 네 번째 죽음에 대해 고인이 경찰과 검찰의 강압수사를 견디지 못해 돌아가신 것으로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은 염력도 없고 주술도 할 줄 모르고 장풍도 쓸 줄 모른다면서 나라가 무당의 나라가 되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변한다. 돌아가신 분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려야 할 정도의 심리적 강박감이 심했고, 삶에 대한 포기가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길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으로 어떤 형태로든 이재명이란 인물의 주변에서 활동한 분들이다. 이 의원의 정치적이고 무미건조한 반응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인이 되신 분의 명복을 빌면서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의혹사건 조사과정에서 이제는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의 행진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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