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 - 주변 강권으로 출마해 현직 누르고 당선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 - 주변 강권으로 출마해 현직 누르고 당선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4.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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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생해 좀 편하게 살렸는데 뜻대로 안됐다
20년간 조합 상무로 일하면서 어려운 일 다 처리해
농협은 조합원 농산물 잘 팔아서 소득 늘려주는 곳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은 조합이 시끄러워지자 주변의 강권으로 출마해 현직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은 조합이 시끄러워지자 주변의 강권으로 출마해 현직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강선욱(60) 함양농협 조합장은 주변에 의해 등 떠밀려 조합장 선거에 나온 사람이다. 상무로 퇴직해 집에서 쉬면서 나름대로 보람 있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평생 봉직해 온 함양농협이 시끄러워졌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당신이 나서야 조합이 바로 서겠다”고들 말을 했다. 평생 선거라고는 해보지 않은 강 조합장이다.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조합이 바로 서야 조합원들의 이익이 보장받는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출마를 했다.

결과는 모든 게 유리한 현직 조합장을 큰 표 차이로 이기고 당선이 됐다. 조합원들의 현직 조합장에 대한 민심이반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었다. 강 조합장은 “조합의 상무로 20년 일하면서 너무 고생하고 가족들 희생이 커서 좀 편하게 살려고 했는데 오히려 더 큰 짐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강 조합장이 조합장으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일은 투명하게 조합을 운영하는 일이다. 원래 당연한 일인데 그동안 조합원들의 조합에 대한 실망과 문제 제기가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강 조합장은 조합과 조합원들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할 생각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신뢰의 회복이라는 게 강 조합장이 진단하고 있는 함양조합의 현주소이다.

이렇게 신뢰를 회복하고 난 후 강 조합장은 농산물 수출확대에 치중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중국, 싱가포르 등지로 1700톤의 농산물을 수출해 20억 원 이상의 수출고를 올리긴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올해부터 수출확대정책을 추진해 미국, 유럽 등지의 시장을 뚫을 계획이다. 농협은 할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조합원의 소득을 높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함양농협은 1996년부터 농산물 가공사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농산물 수출에서는 다른 조합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 그래서 이런 구조를 기반으로 해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함양농산물 수출 확대정책을 펴나갈 생각이다.

다음으로는 강 조합장 임기 중에 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유통센터는 그동안 말이 많았던 사업이다. 부지를 확보했으나 적합하지 않다는 조합원들의 비판이 잇따라 제기돼 지난해 대의원 대회에서 백지화된 사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강 조합장은 백지화된 부지도 팔아야 하고 새 부지도 물색해야 한다. 적합한 부지를 확보해서 하나로마트, 농자재백화점, 주유소 등이 들어가는 종합유통센터를 강 조합장 임기 내에 완성할 것이다.

이외에도 강 조합장은 택배사업을 임기 중에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 조합이 택배사업까지 하냐는 질문에 “이제 농협은 일종의 종합식품회사이다. 택배사업을 갖춰야 전체 시스템이 완성되는 거다. 그래서 택배사업을 우리가 직접 해야 한다. 이미 택배사업을 하고 있는 조합도 있다. 함양조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택배사업까지 완성하고 나면 함양농협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의 판매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 조합장은 내다봤다.

강 조합장은 1959년 함양군 휴천면에서 태어났다. 서상초등학교와 함양중학교를 나와 함양종고를 졸업했다. 진주과학기술대학을 마친 다음 농협대학특별과정을 수료하고 1987년 함양농협에 서기로 입사했다.

강 조합장은 함양농협에 서기로 입사한 이후 평생을 함양농협에서만 살았다. 2017년 상무로 퇴직한 후 동네에서 이장을 하면서 유유자적한 삶을 살다가 조합장에 나오라는 주변의 강권을 이기지 못하고 출마해 조합장이 됐다.

평생 고생을 많이 해 좀 편하게 살려고 작정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강 조합장은 조합장을 오래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다음은 강선욱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이 첫 출마인가.

-그렇다. 평생 선거는 처음 해 봤다.

▲경쟁자가 몇 명이었나.

-현직 조합장과 1:1 경쟁이었다.

▲그럼 현직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되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득표율이 얼마였나.

-제가 58%, 현직 조합장이 42%를 득표했다.

▲그 정도면 표 차이가 상당히 나는 편이다. 현직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민심이반이 심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좀 그랬다. 현직 조합장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태였다.

▲원래 조합장을 하려고 했었나.

-그렇지 않다. 저는 함양조합에서 상무만 20년 이상 한 사람이다. 단위농협에서는 상무가 최고 실무책임자이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일은 상무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 일을 20년을 했다고 생각해 봐라. 내 시간이 없었다. 토·일요일도 없이 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다 보니 제 가족들을 잘 돌보지 못했다. 그래서 좀 편히 살려는 생각뿐이었다. 조합장에는 전혀 뜻이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출마하게 됐나.

-조합이 좀 시끄러웠다. 그래서 주변에서 출마를 강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신이 아니면 조합을 바르게 세울 사람이 없다’ 이런 취지의 말들인가.

-꼭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대개 그런 취지의 말들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조합 밥을 30년이나 먹었는데 마냥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출마했다.

▲출마했을 때 당선될 거라 생각했나.

-조합원 저변의 민심이 현직 조합장에서 많이 이반되어 있었다. 그래서 무난히 당선될 거라는 생각은 했다. 그래도 선거는 어렵더라. 직원으로 근무하는 것과 선출직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많이 배운 선거였다.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가 더 투명하게 조합을 운영할 것인가가 이슈였다.

▲강 조합장은 투명할 것이라고 조합원들이 생각하나.

-저는 조합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이다.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조합원들이 잘 안다. 선거기간은 짧았지만 그 선거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겪어보고 조합원들이 평가했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보다 투명하게 조합을 운영할 자신이 있다.

▲함양조합은 관할범위가 어디인가.

-함양읍을 비롯해 휴천면, 유림면, 병곡면, 백전면 등 1읍 4개 면을 관할로 하는 조합이다.

▲원래부터 이랬나.

-아니다. 1989년에 함양읍과 휴천, 병곡, 백전면 조합이 통합을 했고 또 98년에 유림면이 흡수합병이 돼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왜 함양군에 있는 모든 조합들이 다 통합하지 못하고 일부만 합병을 했나.

-산청군은 군의 모든 조합들이 다 통합을 했다. 그런데 1개 읍, 4개면 통합 조합도 작은 것이 아니다. 전국적인 기준으로 보면 함양농협의 규모가 작지는 않다. 저는 실패한 합병으로 보지는 않는다.

▲조합원은 몇 명이나 되나.

-지난해 말 현재로 4462명이다.

▲함양농협의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

-함양농협은 다른 농협과는 달리 경제 사업이 발달되어 있다. 직원 수로 보면 경제사업이 60%, 신용사업이 40% 수준이다.

▲다른 조합과는 매우 다른데. 다른 조합은 대부분 신용사업의 규모가 더 크던데. 어떻게 해서 함양조합은 이런 모양을 가지게 됐나.

-1996년도에 조합이 농산물 가공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이렇게 됐다. 원래 농협은 조합원들의 소득을 늘려주는 게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함양조합과 같은 모양새를 갖는 게 이치에 맞다. 신용사업의 규모가 큰 것은 우선 그게 수익이 되니까 그렇게 된 부분이 있다. 그래도 농협은 조합원들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조직이니까 당연히 경제사업 중심으로 가야 된다. 그런 면에서 함양조합은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합의 경제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농산물 가공사업의 규모가 커서 약 220억 원 정도 매출이 된다. 그리고 미곡종합처리장이 184억 원, 산지유통센터 134억 원, 친환경퇴비사업 36억 여 원 등 모두 800억 원 정도의 규모이다.

▲강 조합장 임기 중 해결해야 할 현안은 어떤 게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의 소득을 늘려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산물 판매를 잘 해야 된다. 그래서 농산물을 어떻게 잘 팔도록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제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강 조합장은 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국내 수요는 한계가 있으니 수출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작년에 우리 조합에서 양파, 밤, 단감을 1700통 이상 수출해 20억 원 이상의 수출고를 올렸다.

▲주로 어디에 수출하나.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지로 수출을 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미국, 유럽 등의 시장도 개척할 생각이다.

▲국내 판매는 어떻게 하나.

-함양농협은 서울에 2곳을 비롯하여 전국에 18개의 대리점을 가지고 있다. 이 대리점을 통해 함양조합의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제주에도 우리 대리점이 있을 정도이다. 판매 시스템은 전국 농협 가운데 제일 잘 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임기 중 또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게 있나.

-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해야 된다.

▲그건 뭔가.

-하나로마트와 농자재백화점 주유소가 함께 들어가는 유통센터를 건립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게 아직 없나.

-있기는 하지만 각각 나눠져 있고 규모가 작아서 조합원들에게 큰 도움이 못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한 군데 합쳐서 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부지는 확보했나.

-그게 좀 문제가 있다. 전임 조합장 시절에 부지를 확보했는데 그게 종합유통센터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조합원들의 비판이 많았다. 그래서 지난해 대의원 대회에서 백지화돼 버렸다. 그래서 부지를 매각해야 한다.

▲전임 조합장이 매입한 건가.

-그렇다.

▲부지 매입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많았을 것 같다.

-그런 문제들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쓸 수 없는 부지를 매입했으니 조합장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의혹들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 부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매각해야 한다.

▲팔리나.

-어떻게 해서든 팔아야 한다. 자산관리공사 등에 위탁해서 매각할 계획이다.

▲그럼 새로운 부지를 구해야 하나.

-그렇다. 약 3000~5000평 규모의 부지를 구해야 한다. 종합유통센터는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제 임기 중에는 완공할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현안은.

-우리 조합의 택배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농협이 택배사업도 하나.

-이미 시작한 농협도 많다. 그런데 함양조합은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제 임기 중에 택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택배 시스템이 구축되면 생산, 가공, 배달까지 일관체제가 구축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이제 농협은 농식품종합회사로 봐야 한다. 함양농협은 함양농식품종합회사로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시대가 됐다. 우리 조합원들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잘 팔아주느냐 하는 게 농협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다. 조합장은 농식품 중소기업의 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는 그런 생각으로 조합장을 할 것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 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59년 함양 휴천면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디를 다녔나.

-서상초등학교, 함양중학교, 함양종고를 졸업하고 경남과기대를 나왔다.

▲농협과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농협대학특별과정을 수료했다. 당시에는 여기를 수료하면 농협의 3급 직원으로 채용이 됐다. 그래서 함양농협에 3급 서기로 입사를 했다. 1987년의 일이다.

▲그럼 퇴직은 언제 했나.

-2017년 말에 했으니 꼭 30년을 함양농협에서 일했다.

▲주로 어떤 직책을 맡았나.

-제가 1997년에 함양농협에서 상무가 돼서 2017년 상무로 퇴직을 했다. 상무로만 20년을 근무했다. 그래서 함양농협에서는 웬만한 일은 제 손을 거쳤다고 보면 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89년 합병 때의 일이다. 그때 정책에 의해 농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조합의 규모를 키우라며 중앙에서 합병을 권유했다. 그런데 면 단위 조합에서는 기관장이 없어진다며 다들 반대했다. 그 반대를 극복해 가며 합병을 성사시킨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2017년에 퇴직하고 나서는 무엇을 했나.

-그동안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쉬고 싶었다. 그래서 조합과는 관련이 없는 일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동네에서 제가 없는 자리에서 이장으로 선출해서 맡겼다. 제가 함양읍 용평 5리에 살고 있는데 그래서 조합장 취임하기 전까지 약 1년 동안 동네 이장을 했다.

▲이장을 하고 있는데 조합장 선거가 있었고 출마를 종용받게 된 건가.

-그렇다. 인터뷰 초에 얘기했듯이 조합이 좀 시끄러워졌고 출마하라는 주변의 강권이 있었다. 평생을 조합 밥을 먹었으니 나름대로 책임감을 느껴야 된다고 생각해 출마하게 된 것이다. 좀 편하게 살까 하고 생각했는데 제 팔자에는 쉬는 복은 없는 것 같다. 황인태 본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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