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가을 문턱에서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가을 문턱에서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2.08.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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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입추 말복 처서. 유난히 길고 더웠던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제 열대야 같은 것은 없을 듯하다. 작년 여름은 이렇게 길고도 습하지는 않았는 것 같은데 올 여름은 참으로 길었다. 북국 얼음이 녹아 탄소층이 드러나면 온난화는 가속된다니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가까워지고 있다니 기후는 우울한 소식만 되고 있다.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으로 지구의 위기 제어할 수 있을까. 인류세(人類世), 여하튼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전이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 돔바스 지역, 푸틴 딸, 벌써 우크라 민간인 희생자만도 2만이란다.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우크라... 인류는 왜 스스로를 돌보거나 평화롭게 살아내지 못할까.

우리 국내 상황도 헤게모니 쟁탈전, 프레임 짜기, 같은 정당 내에서도 끝없이 힘의 논리, 논쟁과 대립의 관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이런 사건들이 여름이 물러가고 있으나 마냥 가을을 즐길 수만도 없는 것이 인류 혹은 국내의 상황 같다. 지구를 파괴하는 생물은 인간밖에 없다. 다른 종들은 순응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제어되지 않는 욕망으로 과학기술이란 이름으로 자연에 순응하지 못한다. 지구 입장에서는 인간이 적이다.

전쟁과 분쟁은 어느 종에서나 나타난다. 개체수를 조절하고 힘의 논리에 의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랑우탄도 호랑이도 그리고 종(種)간에도 경쟁은 불가피하다. 다만 인간은 지능을 보유했기에 스스로 통제하고 협상할 능력을 가졌다. 여와야, 진보와 보수, 그리고 무수한 고립가 유튜버들... 누가 누가 덜 나쁜가, 비교하는 일은 별 의미 없겠다. 그 당이 그 당, 그 넘이 그 넘같아 보이기에, 같은 당 내에서도 서로 돌아서고 그것 또 비난하고 경쟁구조에서 사라지지 않으려고 다들 전투 중이다. 그렇게 이기적 욕망 통제되지 않는 경쟁의 무의식적 수용이 인류를 어쩌면 지구의 적으로 만들어 가는 환경과 구조 아니던가. 그래서 인간도 프로그램된 생체적 생태적 인공지능 아닌가 도킨스는 의심하는 게다.

가을이 와도 가을 같지 않은 시간. 그래도 삶의 에너지는 늘 희망이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미션이다. 그렇다면 희망을 찾는 방법은 뭔가? 그건 비겁하지 않은, 회피하지 않는 겸손 희생 열정 박애 섬김 봉사이지 않을까.

엊그제 어느 대학에 갔다. 본관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jejus is fitst, other second, the last me. 이게 관념적 구호겠다. 어찌 남을 나보다 앞세울까, 동등하면 몰라도, 해도 의지만은 가치만은 그것 지향해야 희망이 있는 것 아닌가. 숨긴 권위가 가장 큰 문제다. 검수완박이든 검수원복이든 뭐가 문제인가, 검찰이 겸손해서 스스로를 처벌하면, 국민의 잠재적 집단 무의식이 싫어하는 것은 권위주의다. 조선의 역사를 지운 권위주의, 비겁하지 않는 겸손. 정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목적이란 어처구니없는 논설에 선의도 진의도 무시하고 정권탈취가 목적이란 정치인들의 보편적 계몽적 진심이 우리 정치를 현실을 까마득하게 한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한(恨)이라 했었다. 그 한은 이렇게 눌린 감정이다. 인간은 지능을 가졌기에 동물과 다르다. 그러나 그 지능이 오로지 자존을 위해서만 사용되면 인류의 미래는 점점 어둡다. 숨기지 않는 욕망과 겸손 겸양 그것을 위해 어쩌면 투쟁도 해야 하고 지혜도 발휘하고 힘도 필요한 것이 희망의 조건 아닐까. 끝없이 도전해 오는 관념적 정당성, 이기적 논리구조와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피곤해도 극복해 내야 하는 것이 시민들의 의식이듯. 결국 희망을 얘기하자. 결코 쉽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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