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슬픈 것들에 대하여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슬픈 것들에 대하여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2.08.3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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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뉴스를 검색해 본다. 서민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기사들로만 가득하다.

가습기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데 온전히 책임지는 회사가 없다는 사실이, 때문에 다시 이런 참사에 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일반화될 수도 있다는 사회적 통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몇명의 사망자만 발생해도 기업이 사라지는 선진국들의 실태가, 책임소재를 사회적 약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사실이, 의료사고 또한 마찬가지로 책임없다는 증명을 강자가 해야할 것 같은 상식이 적용되지 않는 우리 현실이, 사법방해죄가 가장 강력한 범죄가 되는 외국의 사례들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을 슬프게 한다

김건희 여사의 수천만원 목걸이가 서민들을 슬프게 한다. 그런 장신구를 빌리는 것은 고사하고 구경도 할 수 없는 서민들의 삶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재산신고 누락이라면 얼마나 보석이 많길래 저런 정도는 누락이 되는지 상상할 수 없다는 망연(茫然)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런 이분화된 의식적으로 단절화된 사회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32만 가구의 반지하(BANJIHA)의 서민들에게 6천만원의 의미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나쁜 임대인 203명, 1인 1000채 이상 가진 임대인 5명, 아직 터지지도 않은 소액전세 임차인들의 예정된 위기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나쁜 임대인들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해준 금액이 1조 6천억, 예상되는 피해자만 해도 수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뉴스가, 전세보증금은 그들의 전 재산인데 이런 사회적 위험 만들어 내는 정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융자받은 집을 다시 전세를 주면 구입가격의 최소 150%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이런 형태라면 임대인은 집을 구입할수록 눈사람처럼 돈이 불어난다. 이런 상황 방치하는 것은 명백히 국가의 직무유기다. 이런 나쁜 임대인 자생하고 번성하게 하는 정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서울에서 중산층이 대출받아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아파트는 전체의 2.8%다. 주택가격이 낮았던 2015년에는 43%였다는 뉴스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집값 내리면 뭐 하나? 이미 서울 아파트는 이제 서민이 구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평균 12억. 문정권 초기 6억. 서울아파트 소유가구 서울 시민의 1/8이다. 서울시 가구당 자산액 5억 남짓(문정권 집값 오른 결과다. 그렇다면 무주택자 평균자산은?) 대통령실 참모진 평균 재산 거의 40억. 이것 당연하다고 그들은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지위가 곧 재산과 동의어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비판없는 사회적 의식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파키스탄 홍수로 1000명 이상 사망, 이재민 3000만명이란 뉴스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사실 지구 오염은 선진국과 개발국들이 거의 주범인데도 탄소배출도 거의 하지 않은 자연상태 후진국들이 그 피해를 오로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폭우와 유럽의 가뭄, 늦가을에도 지치지 않는 장마, 계속 보도되는 기후위기... 무탄트(Mutant Messsage) 족은 이제 더 이상 후손을 생산하지 않는단다. 우리 인간은 지금 뭘 고민해야 하는가, 위기 앞에서도 자각하지 못하는 인류는 과연 어떤 종(種)인가?

임대주택 예산이 25조에서 16조로 삭감된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임대주택 비율 우리 5%, OECD 평균 20%, 싱가포르 80%. 주거비에 의한 자본착취, 서울 재계약 월세 평균이 백만원 이상이다. 주거비 지옥의 사회에서 다시 임대주택 예산 삭감.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의 탄식이 무주택자를 슬프게 한다. 9급 공무원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168만원이란 사실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어렵사리 합격한 공무원시험 이직률이 지역별로 혹은 업종 따라 30%라는 사실도 슬프게 한다. 사회적 약자가 외면받고 기피당하고 소외 받는, 양극화 이원화 분절화 단절화 되어가는 사회 현상들이 시민을 백성을 슬프게 한다. 아니 슬픔을 넘어 절망하게 한다.

어쩌면 가끔은 이제 서민은 가축 정도인가 자괴(自愧)하게 되는 세상, 고물가 고금리 고환률에 더욱 서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는 현재도 정치권은 헤게모니 혹은 실권 장악에 올인이다. 여당 야당 어느 당이 옳고 아니고는 없다. 우리 정치에 진성 진보 진짜 서민 당은 없다. 구, 시, 군의원까지도 진정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구조화 되었는가? 한 번 더 하려고 기획하는 일들이 어쩌면 전부. 의원들 원래 무보수였다. 평균 40억 자산가들의 정부, 그들만의 세상, 그들만의 놀이, 조경태 의원 말처럼 의원들은 국민을 졸로 보는데 국민 스스로만 졸이 아니라고 위안한다. 선거 끝났다고 이미 수권 받았다고, 국민 안하무인 취급하는 작금의 비겁한 정치가들이 우리 백성을 참으로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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