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금서면 평촌리와 삼장면 홍계리 사이를 잇는 옛길에 ‘밤머리재’라는 곳이 있다. ‘밤머리재’라는 이름은 주변 산의 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또 길도 굴곡이 심해서 이곳을 넘으려면 밤을 한 말 지고 출발해 그걸 따 까먹어야 겨우 고개마루턱에 올라설 수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곳에 지난달 초, 터널길이 새로 뚫리면서 우선 산청IC에서 지리산으로 접근하는 소요시간이 20분가량 줄었다. 이 때문인지 요즘 덕산을 통해 하동방면으로 그리고 지리산으로 접근하는 차량의 통행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리산권인 시천, 삼장면과 산청읍과의 연결성이 좋아진데다 산청IC를 통해 지리산에 접근하는 탐방객들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져 앞으로 관광객 유입효과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크게 보면 이 터널을 통해 남부와 북부로 분리되어 있던 산청군의 문화관광벨트 축을 구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평가할 만한 도로임에 분명하다.
문제는 활용도가 크게 떨어질 기존 도로의 활성화 방안이다. 현재 산청군 등은 기존 도로 활용방안으로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과 경관 쉼터 조성사업, 힐링 스타트업 로드 구축 등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다 밤머리재 구 도로 활용방안으로 산악 트램열차의 도입을 추진하면 어떨까 한다. 기존 재활용 방안은 자연 환경보호 중심의 정책기조에다 최소한의 개선 차원에 그치고 있는데, 산청군의 보다 적극적이고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가 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은 남원시와 하동군이 먼저 추진하고 있다. 남원시는 고기리에서 정령치를 잇는 일부 구간에 전기 산악열차의 도입을 시험운행을 추진하고 있다. 하동군도 화개와 악양, 청암면을 잇는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 모두 주민생활 불편초래와 자연훼손이라는 점에서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밤머리재 구도로의 산악 트램열차 도입은 이들 지역과 비교해 여건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밤머리재 산악트램 열차 도입은 이들 지역과 비교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기존의 도로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남원시와 같은 맥락이나 주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원발생 소지가 적고, 하동군처럼 새로이 주변 산림을 새로 개발하거나 훼손하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에서 비용적인 면에서 절대 유리하다. 20년이나 더 넘은 수령의 홍단풍 로드가 이미 구축되어 있다. 가을 단풍철이면 절경을 이루는 밤머리재 구도로 홍단풍길의 굴곡과 경사는 오히려 치유 체험과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좋은 모티브와 개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이 같은 구상은 기존의 ‘경관 쉼터 조성사업’, ‘힐링 스타트업 로드 구축’사업 등을 더욱 보강하고 확대시켜주는 측면이 있다.
밤머리재 구 도로에 만일 트램열차가 달린다면 산청의 동의보감촌과 삼장, 시천 권역의 지리산 관광 권역을 잇는 중요한 새로운 거점이자 관광 힐링 체험 프로젝트를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기존 도로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신세계 콘도도 활성화되고 트램 열차길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건강 증진과 힐링 체험 공간, 그리고 롯지형이나 글램핑 스타일의 숙박 시설을 추가로 개발하면 국내외를 통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복합 관광 힐링 로드로서 산청군의 관광수입 증대는 물론 기존도로를 재활용한 모범사례로서도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야생화, 산나물 채취 체험을 위한 둘레길 조성이나 자전거 도로 외에 간편 숙박형 시설을 산악 트램열차 정거장 주변에 개발해 스위스의 융프라우 관광 지역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의보감촌’에 이어 산청군의 새로운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밤머리재 산악 트램열차’가 달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