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세모(歲暮)에 서서 _ 눈먼 사회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세모(歲暮)에 서서 _ 눈먼 사회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2.12.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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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온통 가벼움 뿐이다.

지구 온도 1.5도 상승했다. 2.0도 상승하면 티핑(tipping)포인트란다. 이 정도 속도라면 이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는 인간이 살기에 부적합한 행성이 될 듯하다는 것이 대체적 기후학자들의 예측 같다. 산유국들이야 지하자원, 부존자원 가지고 삶을 향유하겠지만, 물론 그것도 백성들은 히잡과 가난에 갇히고 일부 왕족들만 누린다.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300조를 쏟아붓고 수많은 백성인력이 희생된 것을 봐도 그 뒷 진면목이 보인다. 북극 얼음이 녹는 속도가 어마하다. 영하 7도가 영상 10도로 바뀌었다. 북극 동토층 메탄가스 배출되기 시작하면 온난화 영향이 이산화탄소 10배란다.

우리나라 출산율 0.8, 이태리 2위 1.2, OECD평균 1.6, 청소년자살률 15년 1위. 결혼하지 못하는 세대, 출산하지 못하는 국가, 집값 대박과 절망과 주거비에 신음하는 국가, 해법이 있는데 분명히 있는데, 그러나 누구도 이런 얘기하지 않는다. 정치권은 죽고 죽이기 사생결단만 한다. 구색맞추기 끼워넣기는 한다.

꽃들이 지고도 아무런 동요도 없다. 눈먼 사회, 책임지지 않는 사회, 경찰들은 진급하지 못하면 은퇴해야 하는 한시 직업이란다. 해서 인사권이 목숨줄이란다. 왜 그들이 국민이 아닌 인사권자만 바라봐야 하는지, 왜 경호경비가 국민 목숨보다 우선순위인지, 대기발령받은 어느 총경이 말한다.

남북은 극한 대치로만 간다. 누가 누가 센가? 누가 누가 뒷배가 든든한가? 골목 패싸움 힘겨루기하듯 한다. 범죄와의 전쟁은 이런 패쌈박질 소탕하던 노태우가 만든 용어겠다. 물론 전·노씨들도 서울의 봄을 야기시켰던 그들도 이미 지난 세대가 되었다. 삶은 그냥 훅 지난다. 천년을 살 것 같았던 정치인들, 지금도 그들은 천년을 살 듯한다.

기본이, 기초가 사라졌다. 어쨌든 대기업 재벌 2, 3세들과 정치인들 어떤 이유에서든 군 면제 많다. 검색해 보면 안다. 이유야 다양하다. 저런 이유도 현역 혹은 군 면제가 되는구나. 미국은 인디언들 내쫓고 아메리카 대륙 차지한 앵글로 국가다. 그러나 본받을 것도 있다. 그들은 전장에 먼저 달려가고 타이타닉 침몰할 때 승무원 49명 배와 같이 침몰했다. 꼭 1명 생존한 분은 구명보트 조정 때문에, 우리?

뭔가 어그러지고 있다. 큰 그림, 큰 숲, 큰 줄기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힘의 논리, 욕망의 세상, 인간은 그렇게 스스로 파열될 수밖에 없는 생체조직을 가진 로봇인가? 사유하는 로봇. 자기제어 하지 못하면... 그게 도킨스의 진단 맞겠다.

한 해가 밀려간다. 감각적 시간들에 말초적 권력에 권력놀이 하다 보면 도끼자루는 어찌 되나. 국가 행정조직도 집무장소의 선택도 소프트도 하드도 모두가 권력화되어 있는 듯한 작금, 모두를 위한 국가가 되어야지, state for alll.

연말이다. 다시 차분하게 바라보자. 물론 사회만 바라볼 일도 아니다. 자신은?

잠시 스치는 햇살처럼 삶의 시간은 흐른다. 또 한 해를 어떻게 보내고 맞이해야 할까? 우리는 뭘 잃고 뭘 얻었을까? 잃어버린 것이 세월이라면 얻은 것은 무엇인가? 한 번 눈 감았다 떴더니 훅 가버린 세월, 가을 낙엽이 포도 위를 구르고 다시 한파가 옷깃 속으로 파고든다. 도로 변을 걷다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와 가사에 길을 멈추고 선다. “무얼 찾아 이 길을 서성일까~~ 무얼 찾아 여기 있나~~~” 못먹는 술이 고플 만큼 시간들에 대한 미련이 남는 때도 있었고 “젖은 그림자 바람에 밀린다”는 노랫가사가 선술집 외 등에 걸려있는 날도 있었다. 잉여의 시간들이 휴지가 된 지폐같이 산 길에 개천변에 흩뿌려진 날들도 있었다.

시골 형님을 찾아뵀다. 담양 죽림원, 쇄소원, 메타스쿼어 길을 돌아 떡갈비를 먹었다. 88도로가 넓고 말끔하게 재건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도 보름달이 중천에 떴다. 시골 달은 차가운 외등이 되어 얼어있다. 평생처음 동생에게 생일선물 했다. 겨울모자 지리산 휴게소서 2만원. 비닐봉지에 넣어준다. 주는 맘 받는 맘도 이제사 처음이라니...

눈 멀어 살아온 세상, 그래 어찌 보면 모든 것이 서러움일 수도 아픔일 수도 있겠지. 분노하고 좌절하며 혹은 사랑하고 낙심하며. 어찌 되었건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차분해지자. 세모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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