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집을 위한 인간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집을 위한 인간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2.12.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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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1억 5천입니다”

중개업자가 안내하는 사당동 원룸 전세값이다. 뽀로로 다니는 조카 녀석 방 구한대서 동생과 같이 사당역 주변 방을 구하러 다닌다. 중개업자가 3곳을 보여줬다. 어쩌면 집을 저리 지을 수 있을까? 침대 하나 씽크대 세탁기 전기스토브 욕실, 저토록 작은 공간에 최소 필요한 모든 것을 넣었다. 성인이 양팔 벌리고 한 바퀴 돌면 방 4면이 모두 손에 닿을 정도다. 방과 방 사이 공용복도는 한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정도로 좁다. 60평 남짓 땅에 한 층에 방 5~6개로 4~5층까지 있으니 도대체 보증금 합이 얼마인가? 어느 한 곳은 해당주택에 설정된 근저당이 17억이다. 빌라왕들의 집이 1000채가 넘는단다. 어느 해는 한 해 250채 정도를 구입했다. 거의 하루 한 채씩, 이래서 그게 가능했구나.

집 보러 다니는 사이 점심 먹으러 간 식당 티비에서 윤 대통령이 조세전가 주택시장 한파 등을 이유로 다주택자 보유세 양도세 등을 감면하겠다고 좌우 돌아보며 애민 애족의 눈빛으로 말한다. 법인세 주식양도세 등을 용산 뜻과는 달리 여당이 야당과 딜을 해버렸다고 대변인이 이래서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없다고 분노를 전한다. 여당 원내대표는 주눅들고 눈치보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신문은 또 전한다.

원래 국회가 행정부와 독립된 기관 아니었던가? 하부조직은 아닌 것으로 아는데. 그리고 야당 국회의원도 국민이 선출한 것 아닌가? 임대인 세금 깎아주고 법인세 감세하는 것이 약자보호를 위한 정책인데 서민들은 어쩌란 말이냐는 대변인의 안타까움도 도대체 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공천권! 그 목숨 줄 가지는 이를 누가 정하느냐, 왜 그렇게 국회는 정부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가? 애시당초 국회와 행정부는 별도 기관이 아니었다. 여당 야당 그게 그 뜻이다. 대법관 임명 또한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MB와 김경수 전 지사 사면 복권않고 전역했다. 이번 연말 사면에서 그 두 분 중 다시 출마할 이유없는 분은 복권하고 김은 사면 원치 않는다는 본인 희망 거절하고 사면했다. 단 복권은 없다. 문이 국민 뜻이란 이유로 포기한 사면복권이 김을 차기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봉쇄시켰다. 김 전 지사가 거부하는 것은 주고 원하는 것은 주지 않은 윤 대통령의 선택은 오로지 문 전 대통령에서 기인한다.

문 전 대통령은 늘 침묵했다. 국민 앞에 서야 할 시점에 늘 침묵했다. 집권기간 동안 국민 앞에 몇 번 나타나지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태핑이 그래서 나름 신선하고 적극적 통치로 보였었다.

지금의 서울주택값은 문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외국은 더 했다고 변명하며 은퇴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값 6억이 12억 되었고 주택연금 100만원이 200만원으로 그야말로 유주택자의 평생급여를 따블 만들어주는 최대의 치적을 남기고 역사적 성군이 되어 낙향했다. 윤 대통령은 주택경기 운운으로 한술 더하는 중이다. 서민을 위한 정책? 서민이란 말이 집값 따블된 유산자를 뜻한다는 것을, 그리고 백성이 아니라 기업이란 것을 알려주면서, 임대인이 살고 법인이 살아야 서민도 산다는 논리로, 문 전 대통령 때는 이를 소주성장 낙수효과라 했었다.

지금 서울 주택공급은 거의 없고 월세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다시 한번 언제쯤 집값의 재도약을 꿈꾸면서 지금 정부는 다시 꿈을 심고 있다. 주택 전세 저리융자 버팀목대출은 임대인을 위한 정책이다. 이렇게 해야 전세집이 잘 나간다. 코쿤하우스 20년 전 일본 주택 유형이 지금 한국에서 시연되고 있는데.

집을 더 지어야 한다. 그것도 서울 도심에, 그런데 유주택자 집단은 주택공급은 넘쳐나고 지금은 역전세에 이자율 폭탄까지... 집가진 자의 고통을 계속 전한다. 그 고통은 무주택자가 만들어 준 것도 아닌데 말씀이다.

제발 청년들에게 전세자금 대출 말고 아에 집을 주라. 전자는 임대인을 위한 정책이고 후자는 서민정책이다.

집 얘기 그만하려고 했는데 다시 집 얘기라니, 2평 남짓한 원룸 전세가가 2억이라니, 그런데도 세입자 아니고 집주인 임대인 고충만 현 정부는 전하고 있으니... 집을 위해 인간(임차인)이 있는가? 아니면 인간을 위해 집이 있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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