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웅교수의향토인문학이야기] 고려·조선 남양홍씨 선대 명인들을 봉안한 사당 광제서원
[강신웅교수의향토인문학이야기] 고려·조선 남양홍씨 선대 명인들을 봉안한 사당 광제서원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5.10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려 문신 홍의(弘毅) 홍관(洪灌) 두 분을 모시는 서원
진주 명석면 광제산 기슭에 위치…경상남도 문화재자료

<26> 진주지역 서원(書院)과 선현(先賢) <8-2>

진주시 명석면 광제산 기슭에 위치한 광제서원.
진주시 명석면 광제산 기슭에 위치한 광제서원.

최초 홍복사(洪福寺)였던 것이 1747년(영조23년) 홍지암(洪池庵)으로, 또 1891년(고종 28년) 모원재(慕遠齋)로 개칭된 남양홍씨(南陽洪氏) 문중의 재실(齋室)로 사용되고 있는 진주시 명석면 광제산로 685번길 116 광제산 기슭에 있었던 그 모원재는 1976년 영남유림에서 광제서원으로 격상시켰다.

동시에 그 후 매년 음력 3월10일에 고려 은청광록대부상서우복야(高麗銀靑光祿大夫尙書右僕射)인 홍의(弘毅)와 고려 금자광록대부 수사공상서 보문각태학사(高麗金紫光祿大夫 守司空尙書 寶文閣太學士)인 홍관(洪灌) 두 분에게 남양홍씨 후손들이 매년 춘향(春享)을 모시고 있는 서원으로 1995년 5월에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23호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는 건물 6동 모두가 각각 특색 있는 건축물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정면 5칸의 맞배지붕으로 되어 있다. 맞배지붕이란 A자처럼 지붕이 서로 등을 맞대었다는 뜻으로 단순한 모양의 지붕을 말한다. 경충사(景忠祠 경남 하동 소재) 역시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으로 아름다운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고려 초기 건축양식을 대표할 수 있는 건축물로 보여져 보존 가치가 높다. 또한 산의 형세를 그대로 유지하며 따라 쌓은 기와돌담이 무척이나 운치 있어 보인다.

광제서원에 배향된 두 인물 중에서 홍의의 묘소는 서원 가까운 곳에 고려 초기의 고분(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223호)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홍관에 대해서는 여러 기록들이 전하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홍관(洪灌: ?~1126년)은 문신이며 뛰어난 서예가였다. 태어난 해는 알 수 없으나, 아버지는 병기를 만드는 일을 맡아보던 관청인 ‘군기감’의 감사를 지낸 분으로 이름은 덕승(德升)이었다. 시호는 충평(忠平)이며, 자는 무당이다. 홍관은 1126년 이자겸(李資謙)의 난 때 왕을 호위하다가 난군에 의해 살해되는데, 생전에 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 과거에 급제하여 1102년(숙종 7년) 직사관(直史館)이 되어 역사의 초고를 작성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1111년(예종 6년)에는 어사대의 종사품벼슬인 어사중승(御史中丞)을 거쳐, 이듬해 군권을 전담하는 동북면병마사가 되었다. 1113년 예부의 최고 관직인 예부상서(禮部尙書)가 되어 요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왔으며, 이듬해 임금이 학사들과 경서를 강론하던 곳인 문덕전 학사(文德殿 學士)가 되었다.

1116년에는 국가적인 교육을 담당했던 국자감에서 치르는 시험으로 국자감시가 있었는데, 홍관은 국자감시의 시관(試官)이 되었다. 홍관은 궁궐 내에서 경서를 각론하고 귀중한 도서와 서화를 보관하는 ‘청연각’의 학사가 되기도 했으며, 1118년에는 보문각학사(寶文閣學士)가 되어 왕명으로 삼한 이래의 사적을 모아 편년통재속편(編年通載續編)을 찬집하였으나, 아쉽게도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끝으로 광제서원에 들어서는 진입로 입구에는 남양홍씨 인물들 중 이 지역에 임관되었던 인물들에 대한 비가 세워져 있어 광제서원의 연원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신웅

본지 주필

전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988, 4층 (칠암동)
  • 대표전화 : 055-743-8000
  • 팩스 : 055-748-14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선효
  • 법인명 : 주식회사 경남미디어
  • 제호 : 경남미디어
  • 등록번호 : 경남 아 02393
  • 등록일 : 2018-09-19
  • 발행일 : 2018-11-11
  • 발행인 : 황인태
  • 편집인 : 황인태
  • 경남미디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7481400@daum.net
ND소프트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선효 055-743-8000 7438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