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블랙스완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블랙스완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1.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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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블랙스완은 본래 1697년 호주에서 검은색 백조가 발견되면서 (사실은 검은색 깃털의 고니) 기존 생태계의 통념이었던 스완(Swan, 백조)은 흰색 깃털을 가진 조류라는 개념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린 사건이 터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단어이다. 그동안의 조류학자들이 관찰과 경험에 근거한 학습이 얼마나 제한적이었는지 축적한 지식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어이기도 하다. 2007년 미국의 투자전문가 나심 탈레브가 ‘블랙스완’이란 저서를 통해 예상치 못한 경제적 돌발 상황을 ‘블랙스완’으로 비유하면서 블랙스완(Black Swan)이란 단어는 경제경영분야에서 롱테일(Longtail), 티핑포인트(Tipingpoint)라는 용어와 함께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자주 인용되거나 사용되는 전문용어가 되었다.

탈레브는 ‘블랙스완’을 ‘예상하지 못한 돌발악재’라는 의미에 비유했다. ‘증시 대폭락’이나 ‘글로벌 위기’를 의미하는 단어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 발생 개연성이 매우 희박한 사건을 의미하는 블랙스완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예측이 불가능하고, 둘째 엄청난 충격을 동반하며, 셋째 일단 현실로 나타나면 뒤늦게 설명을 시도하면서 마치 설명이 가능하고 예견 가능했던 것처럼 전문가들이 나서는 현상을 보인다. 블랙스완은 어쩌면 불확실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시대에 가장 인용빈도가 많은 용어일지도 모르겠다. 현재는 경영경제 관련 뿐 만아니라 통계, 정치, 심리, 사회,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지나 연구논문의 주제어 또는 제목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지난 한 해 국내외적으로 나타났던 블랙스완 현상을 몇 가지를 보자면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세계적인 에너지, 식품값 폭등과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금리인상이다. 물론 미국의 FED가 앞장을 서긴 했지만. 여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도 한몫을 거들었다. 특히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국내는 그 여파로 부동산 강남불패의 신화가 무너졌다. 2023년 계묘년 국내외 정세와 경제를 내다보는 전망들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과 EU, 중국 등 이른바 ‘빅3’의 경기 둔화로 세계경제는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월가 대형은행들은 한술 더 떠서 올해와 내년까지 미국의 경제침체를 예상했다.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위기’라는 단어가 급부상했다. 어쩌면 2023년은 지난해보다 ‘블랙스완’이 등장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해가 아닐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올해 국내 상황은 단순히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국제 외교 국방 등 전방위에 걸쳐 불확실성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과연 어디까지 핵무기 장난을 칠 것인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과연 기소될 것인지?,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의 대폭락이 일어날 것인지?, 민노총이 총파업으로 정부에 전면전을 벌일 것인지? 이 모든 게 ‘블랙스완’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권의 갈등 심화와 대립, 포퓰리즘의 난무, 북한의 핵무기를 앞세운 무력시위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국민의 심리적 안정감은 갈수록 흔들리고 또 기대감과 만족감은 낮아질 것이다. 물론 정치 경제적 ‘블랙스완’이 등장한다고 해서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도중에 중단되거나 파멸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블랙스완을 극복하고 받아들이고 또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 해결해 나갈 것이다. 어쩌면 블랙스완이 창조적 파괴라는 형태로 발전한다면 이는 바람직한 블랙스완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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