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칼럼] 불황에 마음 바꾼 중국
[오규열칼럼] 불황에 마음 바꾼 중국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5.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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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저개발 국가가 경제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이다. 한국은 외국으로부터 빚을 내 경제발전의 종자돈을 마련하였고 중국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성장을 이루었다. 그만큼 중국에게 외국인 투자는 절대적이었다. 2000년 중반까지 중국은 인진라이(引進來)라는 외자유치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자금을 조달하였다. 그러던 중국이 수출을 통해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쌓이자 정책을 전환하였다. 저우추취(走出去)로 불리는 투자정책으로 해외 유수기업들을 사들이며 자국 기업의 선진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대일로를 추진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중국이 외자 유치에서 해외투자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한국기업들의 투자도 선별하기 시작했다. 한편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외자 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에 주던 혜택을 축소, 폐지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래서 임가공업을 시발로 외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비롯한 우대정책이 2010년을 전후해 대부분 폐지되었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외자기업 우대정책에 따라 중국에 진출했는데 임금은 상승하고 세제 혜택이 사라지자 중국을 떠나 동남아로 이동하였다. 더욱이 2017년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갈등을 빚으면서 중국의 내수시장을 보며 잔존하던 한국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그러던 중국이 불황이 닥치자 한국기업에 다시 손짓하고 나섰다. 특히 경제발전 낮고 외부 투자 유치가 시급한 내륙 지방정부들의 한국기업 모시기는 매우 적극적이다. 그래서 최근 한·중 경제협력의 제2막이 시작될 조짐이라고까지 평가한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018년보다 0.5%포인트 가량 낮은 6~6.5%로 제시했다. 중국정부 스스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무역전쟁 때문에 중국 대기업들은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물량이 대폭 감소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부품 조달업체에 대한 어음 만기일을 대폭 늘리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이 다시 한국을 비롯한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불허하던 중국 당국이 슬그머니 이를 해제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 먼저 한국에 관광회담과 항공회담을 요청하였고 한중간 항공편을 대폭 확대하였다. 중국 관료들의 한국기업에 대한 태도도 확연히 달라졌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중국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중국이 일관성을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중국에 과도한 의존은 위험 요인을 키우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사드사태 이후 지난 3년간 한국기업들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중국을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포기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정책 변화가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정부에 한국 내 인증이 중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도록 요구하여 기업들을 위한 제도적 안전판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중국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중국인들이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제품을 만들어야 성공할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해 지혜와 불굴의 투지로 선배들은 오늘의 경제발전을 이룩하였다. 과거 한국의 상황을 생각하면 중국의 태도 변화는 그리 큰 어려움이 아니다. 중국의 몽니와 무관하게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힘은 우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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