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칼럼] KAI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어떨까요
[권재성칼럼] KAI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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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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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금호그룹은 1946년 고 박인천 창업주가 나주에서 택시 2대로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1960년에는 금호타이어를, 1971년에는 금호석유화학을 설립하는 등 관련 전방산업 위주로 사업을 넓혀왔습니다. 88올림픽을 계기로 관광객이 늘어나자 정부는 제2민항사 선정을 발표합니다. 이를 거머쥔 금호는 1988년 2월 17일 서울항공을 출범했고, 그해 아시아나항공으로 사명을 바꾼 뒤 12월 첫 국내선을 취항했습니다. 1989년 정부의 여행자유화 시행으로 항공업계는 황금기를 맞았습니다.

형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물려받은 박삼구회장은 당시 시공능력 2위로 평가받던 대우건설(2006.11)을 인수하고, 대한통운(2008.3)까지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경영으로 한때 재계 서열 7위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2008년 8월에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자 대우건설, 대한통운, 금호타이어를 차례로 매각하다가 급기야 지난 4월 15일 금호산업 이사회는 아시아나 매각을 결정하게 됩니다. 6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된 것입니다.

아시아나의 몰락은 무리한 사업 확장, 빚에 의존한 경영, 항공서비스업에 대한 이해 부족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전체 115대 항공기(아시아나 84대, 에어부산 25대, 에어서울 7대) 중 자사보유는 1대 뿐이었고, 대부분이 운용리스(74%)나 금융리스였습니다. 한진해운이 망할 때와 판박이였습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회계기준(IFRS16 Lease)에 따르면 기존 814%의 부채비율이 1200%로 껑충 뛰어올라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어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아시아나항공을 KAI가 인수하면 어떨까요? 첫째, 국내 항공산업의 질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항공기 도입 시 RSP(risk sharing partner)형태로 항공기 국제공동개발에 참여하거나 안정적인 기체구조물 물량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일본이 JAL을 지렛대로 일본 항공산업을 공고히 발전시켰던 경우나 터키, 이스라엘이 탁월한 옵셋전략을 통해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세계 최고의 성능개량 기술을 획득했던 경우를 보면 마냥 부러울 뿐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해외 무기를 도입할 때 기술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생산물량은 업체가 가져가는 식이었는데 기술은 연구소 컴퓨터에 사장되었고, 기체구조물 위주의 단순하청은 기술발전과 괴리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KAI와 손을 잡으면 민수분야를 지렛대로 항공산업의 질적인 일대 도약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엔진정비 등 고급기술도 확보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정비역량도 크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둘째, KAI MRO역량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는 한해 정비비 6828억원(‘17년기준) 중 77%를 해외에 맡기는데 이 물량을 국내로 돌려 KAEMS(KAI 정비전문 자회사)에서 수행한다면 엄청난 일자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KAI가 향후 중형항공기를 개발한다면 바로 아시아나나 저가항공사를 통해 항공서비스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우리가 보잉이나 에어버스 항공기를 사는 대신 우리 항공기를 옵셋으로 판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KAI가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인수하는 것이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현대상선처럼 정부가 1대 주주가 되고, KAI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산업파급력을 높여나가며, 일자리를 늘릴 것인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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