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트롯열풍에 바란다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트롯열풍에 바란다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3.01.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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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우리는 트롯민족 인가보다. 트롯이란 장르가 일본의 앵까(えんか[演歌·艶歌])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우리 고유의 한(恨)과 정(情)의 문화유산이라고도 하지만.

어느 민족이나 고유의 곡조와 음악의 민족성을 갖겠다. 인디언과 앵글로 흑인 음악과 사막 음악, 남미와 스페인 곡조... 여하튼 민족 음악에는 그 민족의 역사가 녹아있고 기후와 풍토가 묻어 있으리라.

그렇다면 우리 민족의 곡조는 무슨 색일까? 한, 끼, 흥이 녹아있는 우리 곡조 우리 가락이 아무래도 가장 적합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트롯 아닐까, 민족 DNA에 트롯의 재능이 숨어있어 지난 몇년 전부터 트롯열풍이 불고 있나 보다.

요즘은 ‘미스터트롯’과 ‘불타는 트롯’이 경쟁이다. 시초이자 독보적 지위를 가졌던 ‘미스터’가 이젠 ‘불타는’에 다소 밀린다는 느낌도 든다. 오픈 상금제가 그렇고 무대 디자인과 스케일이 그렇고 국민 투표참여제가 그렇다. 출연자들의 다양성과 수월성(秀越性) 특히 ‘미스트롯’과는 달리 ‘불타는 트롯’은 관계자들의 신선도에서도 앞서는 것 같고.

그런데 여기서 몇 가지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겠다. ‘미스터’는 우선 스타를 키워내는 나름 우승자 키위주기성이 강하다. 임영웅과 송가인은 어쨌든 지금은 대중스타가 됐지만 기타 흉내내는 타 방송사들에서 우승자는 우승과 동시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싱어게인’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가 뭔가? 백업이 없고 지속성이 없다. 타 방송사 흉내프로그램은 시청률이나 집중도에서도 ‘미스터’보다 많이 열등적이지만 프로가 끝나면 우승자를 거의 외면해 버린다. 그러나 ‘미스 미스터’는 지속적으로 우승자를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출연시킨다. 송가인은 스스로 큰 듯 하지만... 즉 타 방송사는 국민적 관심도도 없이 프로를 진행하고 끝나면 장터를 치워버리는 방송사들에서 스타가 탄생될 리가 없다.

그러나 이번 ‘불타는’은 좀 다르다. 벌써 관심도와 신선도 특이성에서 ‘미스’를 앞서는 듯하다. ‘미스타’는 심사위원들도 재탕 삼탕 늘 같은 가수들이 앉아 전혀 전문적이지도 않는 즉흥적 멘트를 하는 것을 듣고 있으려면 자꾸 채널을 돌리게 된다. 무슨 사담(私談)같은 심사평, 안방 잡담같은 코멘트(comment) 들이 많이도 귀에 거슬린다. 줄창 혼자만 마이크를 잡고 특정인 개인의 프로처럼 운영하는 ‘미스타’는 많이 식상(cliche)하다. 경연 참가자들에게 신선도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신선도가 요구된다. 장윤정의 긴 마이크는 김구라의 복면가왕을 연상하게 한다.

티비도 시청자 수준이 방송 수준이고, 정치도 국민 수준이 정치 수준이듯이. 전문성과 공정성 그리고 최소한의 겸손한 운영자세. 시청자를 위한 방송과 국민을 위한 정치 그게 아직도 많이 미흡하겠다. 특히 가족들이 대(代)를 이어 출연하는 대목에서는 방송 세습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특히 아쉬운 것이 심사기준이다. 본 방송의 존재이유 혹은 기획의도는 시청률과 흥행성 두 가지 기준을 갖는다고 본다. 첫째는 우수한 트롯맨을 발굴하는 것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행복감 증진이다. 즉 심사기준이 노래 수준만 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능방송이란 것이 대중의 인기를 토대로 하는 것이요 올림픽 선수를 뽑는 프로가 아니다. 그렇다면 특이한 출연자들은 최소 2~3번은 출연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심사위워들의 전문성이다. 무슨 전문가 작곡가 가수라는 이들의 심사평을 듣다 보면 저 얘기는 전문가의 얘기가 아니란 느낌을 받고 시청자들에게 거의 깨달음 내지는 듣는 귀를 열어주는 것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축구 해설도 마찬가지다. “한 골만 더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충분합니다” “정신력으로 버텨야 합니다” 이런 멘트를 줄창 해대는 전문가와 해설자의 멘트는 또 채널을 돌리게 한다.

밸리댄스 세계 우승자, 발레리노, 비트박스 세계심사위원... 이런 이들의 능력과 공연을 일반인들이 어찌 볼 기회가 있겠는가. 이런 이들이 출연하는 것은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정치가 답답하니 코로나로 억눌린 맘들을 풀어주는 프로가 좋다.

여하튼 서민의 애환을 풀어주는 트롯까지도 독재적 운영, 가족경영, 싸구려 멘트 심사위원들께 대표 명함주지는 않기를... 이것이 첫번째 바램이다.

2023년 새해다. 국가 강력도 평가에서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역전해서 세계 6위란다. USNWR 발표한 강력한 국가순위는 ‘미중러독영한프일아이’ 이다.

새해를 맞아 국가정책 우선순위가 발표되었다. 개혁이 먼저란다. 노동, 연금, 교육개혁 그리고 기득권 척결이 주제란다. 이건 JTBC가 최순실 태블릿으로 시작하여 이번 ‘재벌집 막내’ 방영한 것과 역으로 비교된다.

병역비리도 넣을 걸 그랬다. 개혁의 대상이 주체가 되는 아이러니로. 그리고 사학개혁이 그냥 간판달기 내지는 지방으로의 책임이전 회피전략은 아니길 바란다.

더 큰 직무오류는 개혁이 우선순위 아니고 청년생활안정이어야 하는데, 국가미래가 소멸되어가는데, 청년자살률 1위 출산률 극최하위, 왜 이런 얘기는 하지 않을까. 이 부문 해결을 위한 저출산위원회 책임자는 반민특위가 국가분열시켰다고 천명했었고 현재는 여당지지율 1위인데 그건 또 뭘 의미할까. 뒷배를 챙기며 군사적 긴장을 자꾸만 고조시키고 있다. 그 이유와 목적이 국민적인 것일까 아니면 정치적인 것일까? 아직도 부정적 평가 60프로인데.

남북분단의 한(恨)을 노래한 것, 그 위로와 그리움이 전통가요인 ‘두만강 푸른 물’과 ‘한많은 대동강’이었듯이, 작금의 트롯열풍이 지금 현실의 위로 수단으로 아니면 회피수단의 표현이 아니기를, 이게 두번째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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