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거짓말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거짓말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1.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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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사람은 평생 살면서 거짓말을 얼마나 하고 살까? 또 어떨 때 거짓말을 하게 될까?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모든 사람이 매일 매시간 잠을 자거나 깨어 있을 때나 꿈을 꾸고 있을 때도, 기뻐서 아니면 슬퍼서도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거짓말에 대한 진실’이란 기사에서 서로 잘 아는 사람이라도 10분간 대화를 하면서 적어도 2,3개의 거짓말을 한다고 분석했다. 사람이 깨어 있는 동안 4.8분에 한 번꼴로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간은 하루 평균 4번, 평생 80만 번의 거짓말을 한다는 통계도 있다. 거짓말에는 악의의 거짓말도 있고 선의의 거짓말도 있다. 유리한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도 있고 불리한 입장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도 있다.

역사의 흐름을 바꾼 거짓말도 무수히 많다. 신화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트로이의 목마에서부터 시작해 프랑스 혁명과정에서 포악한 전제군주에게 핍박받는 수감자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촉발된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은 실제 수감자는 7명뿐이었다고 한다. 이 또한 거짓말이었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스캔들도 당시 닉슨 미국 대통령의 거짓말에서 비롯되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인턴사원 스캔들 때 한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하면서도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근세에 들어서 역사를 바꾼 최고의 거짓말쟁이는 히틀러다. 1938년 당시 영국의 챔버레인 총리에게 독일이 당시 일부 점령한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토를 인정해 주면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곧바로 전쟁을 일으켰다.

우리 역사에서는 또 어떤가? 백제왕 서동의 선화공주 노래도 거짓말이다. 고려를 침공해 평양까지 내려온 요나라 왕에게 고려왕이 멀리 전남 광주까지 후퇴했다고 속여, 회군하게 한 하공진 장군의 설득도 거짓말이었다. 이순신 장군도 마지막에 왜군의 총탄을 맞고 자신이 쓰러졌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했다. 이는 나라를 구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북한의 6·25 침공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서울 사수도 거짓이었고 서울역 앞의 인신매매범들은 아예 거짓말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에게 패배하고 영국으로 출국하던 당시 김대중 후보가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한 말도 거짓이었다. 가깝게는 최근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은 첼로녀의 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과 함께 했다는 술자리 발언도 거짓말이었다. 동거녀와 운전기사 살인자도 인생 자체가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몇 가지 정치 사회적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대표가 계속 검찰의 소환을 받고 있다. 우선 백 수십억대의 성남FC 후원금 모금과 관련한 수사로 1차 검찰에 들어가 조사를 받았지만,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장동 게이트와 백현동 개발 사업, 그리고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의혹 등 앞으로 검찰의 소환을 받을 일이 줄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태국으로 도피했다가 체포돼 강제 송환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이재명 대표를 모른다고 했고, 이재명 대표도 속옷은 사 입었겠지만 김성태는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살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도 모른다고 했지만 해외출장을 같이 갔던 사실이 확인됐다. 앞으로 이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그동안 언급한 수많은 말에 얼마나 많은 거짓이 섞여 있을지가 그가 품고 있는 차기 대권주자의 꿈에 다시 도전을 가능케 하는 결정적인 관건이 될 것이다. 궤변과 왜곡으로 점철된 그의 발언이 얼마나 많은 진실과 마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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