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현직 경찰과 조폭이 합작한 감금‧협박의 아수라
[편집국에서] 현직 경찰과 조폭이 합작한 감금‧협박의 아수라
  • 이선효 선임기자
  • 승인 2023.01.27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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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조폭 일당과 경찰이 장례식장 경영권 뺏으러 벌여
경찰 도움으로 현재 이 조폭 일당, 모 장례식장 운영 중
시민은 억울한 옥살이, 협박한 경찰과 조폭은 승승장구
경찰·검찰 철저히 수사해 참회와 진실 밝히는 노력해야
이선효 선임기자
이선효 선임기자

1. 현직 경찰과 조폭 일당이 진주 시내 모 병원 장례식장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기 위해 함께 시민을 감금하고 협박한 영화 아수라 같은 장면이 법원에서 밝혀졌습니다. 꼭 범죄영화 같은 이 일은 2019년 9월 20일 충절과 문화의 도시 진주시에서 일어났습니다.

2. 서로 다른 견해가 있을 때 판단의 최종 권한은 법원이 갖고 있습니다. 검찰의 기소를 통한 법원의 최종 판결은 대한민국 국가의 최종 의사결정입니다. 따라서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은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를 포기해 확정된 이상 이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의 최종 의사결정이라 할 것입니다.

3. 필자가 이렇게 구구절절이 법원 판결의 의미를 말하는 것은,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이 미치는 영향이 앞으로 아주 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인지 이 판결을 내린 재판장은 판결문에 사건의 내용에 대해 세세하게 적시해 놨습니다. 필자는 판사가 이렇게 판결문을 상세하게 쓴 것은 판결문 내용에 대해 앞으로 경찰, 검찰, 사건 당사자 등이 다른 소리 못하도록 그렇게 한 게 아닌가 하고 이해했습니다.

4. 이 판결문에 따르면, 원래 조폭을 잡던 경남경찰청 소속 간부 경찰인 이모 씨는 자신이 잘 알던 진주 조폭의 연락을 받고 2019년 9월 20일 진주 시내의 한 미분양 건물에 오게 됩니다. 여기서 조폭 일당은 사천시에 있는 수산물 가공업체 대표인 정 모 씨의 부탁으로 노 모 씨에게 진주 시내 모 병원 장례식장 대표를 맡고 있던 장 모의 비리를 폭로하라고 감금‧협박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노 모 씨는 장 모 대표가 원래 부하직원으로 데리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장례식장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이 장례식장 대표 장 모를 잡으려고 노 모 씨를 협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 협박은 이틀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이 협박에 못 이겨 노 모 씨는 장 모 대표에 대한 여러 사실을 틀어놓습니다. 그 후 노 모 씨는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이들 협박 가담자들을 공동감금‧공동협박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노 모 씨의 고소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서 담당했습니다. 경찰청은 수사 결과 이 감금‧협박에 가담했던 정 모 씨와 이 모 경찰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6.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정 모 검사는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기소 의견으로 정 모 검사에게 이 사건을 불구속으로 송치했습니다. 그러자 검사는 이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7. 그 이후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노 모 씨의 고소가 무혐의 처리되자 조폭 일당이 노 모 씨를 무고죄로 고소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자 검찰은 오히려 앞서 감금‧공동협박에 대해 고소한 노 모 씨를 기소한 것입니다. 검찰의 기소에 대해 1심 법원은 2022년 8월 노 모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렇게 노 모 씨가 모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끝이 나는가 싶었습니다.

8. 그런데 완전한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항소심에서 이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형사부 재판부가 이 사건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건을 꼼꼼하게 살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형사부 재판부는 마침내 지난 1월 13일, 판결을 통해 노 모 씨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9. 재판부는 5,000페이지에 이르는 당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의 사건조사기록을 꼼꼼히 살핀 후 검찰의 기소와 1심 판결이 모두 잘못됐다며 피고인 노 모 씨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법조계는 1심 재판부가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사건을 2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하기가 참으로 쉽지 않는 일이라고 합니다.

10. 필자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실형을 조금 줄여주는 것만 해도 피고인은 감지덕지 할 일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사건에 치어 있는 항소심 재판부가 그 많은 사건기록을 하나하나 검토해 진실을 밝혀내는 수고를 한다는 게 필자가 그자리에 있었다면 선뜻 내키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11. 그런데 진실을 밝히려는 재판부는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진실을 밝혀 1심 판결을 번복하고 노 모 씨에 대해 전부 무죄선고 판결한 것입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항소부 재판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는 이런 판사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래도 굴러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12. 재판부는 또 판결문에 이 모 경찰 간부가 당시 협박 현장에 왔다는 사실, 또 다른 경찰간부 양 모 씨가 압수수색 정보를 흘린 내용도 적시했습니다. 이와함께 진주 시내 조폭 2명과 회사 경영자 정 모 씨와 그의 아내 안 모 씨, 또 다른 회사 경영자 안 모 씨들의 감금‧협박이 있었다는 사실 등을 조목조목 상세하게 기록했습니다. 피고인 노 모 씨가 무죄일 뿐 아니라 노 모 씨의 이 사건 관련, 주장이 사실이라고 판결문에 적시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를 포기해 최종 확정됐습니다. 따라서 경찰과 검찰 등은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해 판결문과 다른 의견을 낼 수가 없게 됐다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13. 이 판결로 노 모 씨의 억울함이 풀린 것은 물론 이 사건의 진실과 전모가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후속 조치가 관심거리입니다. 필자는 2019년 9월 20일 진주 시내 미분양 빌딩에서 진주 시내 모 병원 장례식장 경영권을 갖기 위해 조폭과 현직 경찰을 동원해 감금‧협박을 주도한 결과 현재 이 장례식장 경영권을 쥐고 있는 정 모 씨와 그 일당들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조치를 지켜볼 것입니다. 특히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과거 자신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으로 철저히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14. 조폭 일당과 경찰들이 함께 작당해 노 모 씨를 거짓말로 고소해 노 모 씨는 억울한 옥살이를 했습니다. 또 원래 경영권을 갖고 있던 장 모 대표는 경영권을 잃고 진주를 떠났습니다. 이에 반해 범죄를 저지른 조폭 일당과 정 모 씨의 아내 안 모 씨는 이 사건 이후 장례식장을 경영하며 잘살고 있습니다. 또 이 협박 범죄에 가담했던 이 모 경찰 간부는 진주경찰서 수사팀에서, 압수수색 정보를 흘린 양 모 경찰 간부는 사천경찰서 수사책임자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상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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