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난방비 폭탄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난방비 폭탄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2.01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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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살아가면서 폭탄을 맞는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또 듣는다. 폭탄이 들어가는 표현 가운데는 세금폭탄이 가장 자주 듣는 말일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 터진 세금폭탄, 그것도 부동산과 관련한 폭탄 때문에 주변에 스트레스를 받는 지인들을 많이 보았다. 1가구 2주택부터 시작해서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한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한 몫을 거들었다. 빌라 왕이니 전세 왕이니 해서 갭 투자로 세입자들을 등친 전세사기 폭탄 돌리기도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겨울 들어서는 ‘난방비 폭탄’이 터져서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에너지 전쟁의 여파에 휩싸여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겨울을 나야 하는 국가의 경우, 난방비 때문에 받는 고통이 여느 해보다는 심각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에너지 업계와 정부는 난방용 가스 특히 LNG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지난해 가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조금씩 인상해 충격을 완화하려고 애를 썼지만 소비자 즉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인상폭을 거의 폭탄 수준에 해당한다. 여기저기서 민원이 발생하고 특히 저소득층은 가뜩이나 생활용품 가격의 인상도 힘겨운데 난방비까지 덮치면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난방비 인상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도 치열하다. 여당 측은 지난 정권부터 계속 인상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의식해 가격인상을 미루다가 지금 정부에게 이른바 덤터기를 씌웠다고 공격하는 한편, 원자력 발전까지 발목을 잡아 놓고 달아났다고 지적한다. 야당은 무능력한 정권이 자신들에게 돌리는 비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들의 생활고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 당장 서민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난방비 폭탄 문제가 당장 해결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가스난방공사의 누적 손해비용이 1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말은 가스난방공사가 국제시장에서 가스가격 인상요소가 꾸준히 발생했음에도 국내 공급가격을 상당부분 균일하게 억제해 결과적으로 누적된 손해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장 고통스러운 난방비 폭탄은 이미 터졌고 그 피해를 막을 수가 없으며 가스 난방공사가 안고 있는 10조원의 누적 적자를 당장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이다. 정부는 저소득층 난방문제라도 풀어보겠다고 동분서주하지만 국민들이 안아야 하는 부담은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한국전력이 안고 있는 누적 적자 또한 상상초월이다.

지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과 태앙광, 풍력 등 자연친화 발전사업, 탄소연료 발전 비중 절감 등에 집중했다. 다른 한편으로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가스 사용료를 억제했다. 결과론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지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실패했고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원위치로 돌아가고 있다. 원자력 발전 정책도 도돌이표를 찍고 있다. 에너지 관련 정부투자 기관의 적자 상황은 원인부터 따지자면 지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모든 것이 기인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념적인 차원이나 인기 영합에 기울어진 정책만 중시하고 미래나 에너지 안보차원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이번 난방비 폭탄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 교훈이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권 쟁취가 아니고 국리민복이다. 꿈에는 폭탄이 터지면 새 출발을 하거나 목표달성, 직위상승, 사업성공 등 좋은 결과를 의미한다는데 현실에서는 그 반대인 모양이다. 꿈에만 폭탄이 터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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