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공직자 김창덕 산청부군수의 막말
[편집국에서] 공직자 김창덕 산청부군수의 막말
  • 이선효 선임기자
  • 승인 2023.03.09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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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브로커냐? 브로커 자격증 있냐?” 등으로 폭언
해당 기자 “기자로서 심한 모멸감과 자괴감 느겼다”

원주시 “어디서 공무원에게 대드냐” 말한 공무원 직위해제
박완수 경남도지사 막말 김 부군수 인사조치 해야
이선효 선임기자
이선효 선임기자

1. 산청군 부군수인 김창덕이 군청 출입기자에게 “브로커냐? 브로커 자격증 있나? 기자가 기사만 쓰면 되지” 등의 폭언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산청군청을 출입하는 중앙언론의 A 기자는 민원인의 민원을 해소하러 간 게 아니라 산청군청 공무원들이 상관인 부군수의 고집불통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얘기하러 갔다가 이 조롱을 들었다고 합니다.

2. 필자가 생각하기에 언론인에게 “기자가 기사만 쓰면 되지 브로커냐”라는 말은 엄청난 조롱이자 비아냥이라는 생각입니다. 특히나 A 기자는 “민원인의 청탁 때문이라면 그런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겠지만 편협되고 고집불통에 자기주장만 하는 김창덕 부군수 때문에 고통받은 산청군청 부하 직원들의 어려움을 얘기하다가 이런 소리를 들으니 억장이 무너진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3. 막말을 들은 A 기자는 저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이전에 같은 신문사에서 기자로 함께 근무했기 때문에 A 기자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A 기자가 느꼈을 모멸감과 모욕감을 잘 알 수 있습니다. A 기자는 누구보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람입니다. 주변의 어려움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도움을 주는 사람입니다. 의협심이 강하고 정의감이 넘쳐 때론 “좀 오지랖이 넓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인간적인 기자입니다.

4.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저는 이번 사건이 A 기자가 잘 아는 산청군청 후배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알고는 그냥 있기가 어려워 고통을 가하고 있는 당사자인 김창덕 부군수를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A 기자가 그냥 참고 그 자리를 떠났다는 게 오히려 신기합니다. 제가 아는 평소 A 기자의 성품으로 볼 때 “기자가 기사만 쓰면 되지”라고 조롱한 김창덕을 두들겨 패, 반쯤 죽여 놓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제 A 기자도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5. 공직자들의 막말은 종종 언론의 뉴스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필자가 30년 넘게 언론계에 있지만 공무원이 출입기자에게 막말했다는 뉴스는 처음 봅니다. 2021년에 강원도 원주시는 주민에게 “어디서 공직자에게 대느냐”라는 말을 한 9급 공무원을 '막말'이라며 직위해제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때 JTBC를 비롯해 많은 중앙언론에서 공무원의 이 막말 사건을 다뤘습니다. 저는 이번 김창덕 부군수가 기자에게 “브로커냐? 기자가 기사만 쓰면 되지...”라는 말은 “어디서 공무원에게 대드냐”라고 말해 직위해제당한 9급 공무원보다 더한 막말이자 폭언, 언론에 대한 조롱이라고 생각합니다. 

6.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승화 산청군수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김창덕 부군수를 군수실로 불러 A 기자에게 사과를 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 부군수는 “브로커냐?는 그 부분은 사과를 한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요즘 많이 보는 정치인들의 전제가 달린 사과 같아 보입니다. 전제가 달린 사과는 진정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에게도 사과를 하려면 흔쾌히 하라고 주문하곤 합니다. 정치인도 아닌 김창덕 부군수가 사과를 한답시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말을 했다면 저라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7. 필자는 이 조롱과 폭언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승화 산청군수나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김창덕 부군수의 막말을 공식적으로 조사해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군수라면 경남도청의 4급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공직에 종사한 사람일 것입니다. 9급 공무원이라면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이해라도 하지만(그래도 직위해제됐습니다.) 부군수라는 고위공직자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8. 제가 생각하기에 김창덕 부군수의 “기자가 기사만 쓰면 되지. 브로커냐. 브로커 자격증이 있냐”라는 말은 평소 언론인을 보는 김 부군수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부군수는 평소 언론인을 삐딱하게 보고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9. 기자는 검사, 정치인들과 같이 문제가 많아 비판을 많이 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많은 문제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축입니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고위 공직자가 기자에 대해 그런 삐딱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저는 공직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창덕 부군수는 부군수로서만 아니라 9급 공무원으로서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10. 언론이 보도한 김창적 산청 부군수의 막말이 사실이라면 이승화 산청군수와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즉시 김 부군수에 대해 직위해제 등 인사조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또 A 기자도 김창덕 부군수의 폭언을 자신의 개인 문제가 아닌 언론과 공직자의 문제로 보고 사법 조치 등 후속 조치를 통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을 주문합니다. 서부경남언론연대 등 언론단체도 김 부군수의 이 조롱에 대해 반드시 집고 넘어갈 것을 요청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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