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큰 그림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큰 그림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3.03.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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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한일관계 증진은 국가안보를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명제는 의심없는 참이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독도와 위안부 문제, 화이트 리스트, 지소미아 등등 여러 주제가 거론된 건 맞나 보다. 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현 정부는 지지율이 10%로 갈지라도 정면돌파하겠다는. 국익을 위해 인기에 영합하지 않겠다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소신을 밝혔다. 해서 5.18위헌 발언과 노동시간 69, 쌓이는 무역적자 등등으로 바람대로 20대 지지율이 10%대로 주저앉기는 한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저 살신성인하는 소신의 지향점, 사유의 뿌리, 정책적 정당성의 근거를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소신의 결과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한미군사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죽음의 백조’가 어떻고 핵발사 준비는 끝났다고도 한다.

야당의 발목잡기 틈새인기전략에 대해서는 큰 그림을 보란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진취적으로 나아가려는 구국적 결단을 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큰 그림과 소신과 정면돌파의 결과가 지금처럼 남북간의 긴장 고조와 ‘설마’ 뒤에 숨은 국가적 민족적 리스크라면 도대체 큰 그림의 목표와 의미는 뭘까?

지금 이런 내주고 퍼주는 고육지책(?)은 국가안보를 위함이요 인기연연 불문하고 소신으로 밀고 가는 한일관계 복원은 곧 국익 때문이라는데 국민은 그 ‘국익’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 한일관계 정상화-이전에는 비정상화(?)-가 우리에게 주는 대박 ‘이익’은 뭘까? 어쩌면 ‘무조건 반문’이 정부의 숨겨진 기준 같아도 보인다.

과거 ‘대원군의 빗장과 쇄국이 식민지를 만들었기에 지금이라도 개방해야 한다’는 조건, 환경, 상황 모두 무시한 건너뛴 동일 시각 역사관은 또 무엇에 근거할까. 한미·한일관계는 우리 안보에 절대적 필요조건이라는 큰 그림이 지금처럼 남북간 긴장 고조로만 간다면 그게 과연 안보일까? ‘안보’라는 것이 전쟁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지 전쟁을 가정하고 어느 편이 승리하느냐가 정의는 아닐게다. 아니 수십 기의 핵을 보유한 집단과 한 판 붙어 누가 이기나 누가 승전국이 되나 한번 겨뤄보자는 것이 안보 내용이라면 그걸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히틀러가 유대인 육백만 학살할 때 독일국민들은 열광했다. 그들은 히틀러의 합리적 게르만 주의에 의심없이 동조했다. 그것 성실히 이행한 충직한 공무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그는 참으로 성실한 공무원이었다.

적화야욕? 주적? 북한은 궤멸해 할 주적이다. 우리는 동일한 한민족? 그건 위험하고 달콤한 적화의 속삭임일 뿐이다? 그러면 문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여 수만명 북한 주민의 환호를 받을 때 그때 우리가 꿈꿨던 어쩌면 진짜 통일이라는 꿈이 완전한 속임수요 헛꿈이라는 얘기일까? 그 당시 문대통령 지지율이 90%대를 오가던 것은 우리 국민이 공동으로 빠졌던 착각의 늪이었단 얘기일까?

전쟁을 가정하는 안보논리, 그게 큰 그림이니 야당은 정부의 이런 큰 그림 이해하고 국민선동해가며 표 얻을 비열한 짓 말라. 그런데 혹 민족자존을 ‘미래’라는 미명에 팔아버리고 선물보따리 자진해서 건네고 그야말로 다시 청구서만 잔뜩 받아와서는 이게 큰 그림이요, 그래서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소신이라면 뭔가 정치개그처럼 보인다. 2018년 한일청구권의 대법 판결내용을 정부가 재해석해서 처리하는 건 분명 ‘최종해석 기관은 정부’라는 사법부를 행정에 종속시키는 위헌적 처사란 얘기도 아무래도 참인 것 같다.

사실 큰 그림은 ‘남북간 화해와 통일’이겠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시각은 국익을 해치는 언론, 정부의 안보 전략에 자당의 꼼수이익만 노리는 민주당. 자본주의 틀을 깨려는 노조, 약자들의 대변이라는 이름으로 선동하는 정의구현사제단... 이다.

우리 안보는 우리가 지킬 수 없다는 전제가 있어야 지금 정부의 안보논리는 참이 된다. 그 정도로 우리 군사력이 미약한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정부의 큰 그림, 결단과 소신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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