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요즘 영화 이야기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요즘 영화 이야기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3.03.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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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종종 영화관을 들른다. 롯데백화점 10층 11개의 상영관이 있고 대형 상영관은 300석 정도에 이르니 상영되는 작품도 다양하고 또 넓은 공간도 좋다. 그리고 9층은 식당이니 중식당에서 짜장 한 그릇 먹고 영화관 들러는 것이 은퇴자의 낙 중에 하나다. 지금은 65세 이상은 시니어 혜택을 줘 관람료도 50% 할인이요 지하철은 무료이니 영화 한 편 보고 오는 것에 부담이 확 줄었다. 어느 때는 넓은 극장에 홀로 앉아 영화를 볼 때도 있다 소위 전세 대관이다. 은퇴하고 시간이 많으니 이래저래 영화관 접근성이 엄청 확대된 편이다.

영화관의 역사도 도시 아니 서울의 역사 만큼이나 급변하는 시대를 헐떡이며 달려왔다. 서울에는 국제극장, 아카데미, 단성사, 피카디리, 국도, 명보, 스카라, 중앙극장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충무로에 대한극장 홀로 옛 추억을 되새김하고 있다. 지난 3년 코로나로 영화계도 연 수백억씩 손실을 본 것 같고 특히 OTT시대의 도래로 이제 영화관도 역사에서 또 밀려나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 상영 영화 중 인기순위를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우위를 차지한다. 이노우에 다케이코 감독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관람객수와 박스오피스 순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관객수로는 지난 12월 말 개봉한 슬램덩크가 400만, 3월 8일 개봉한 스즈메는 250만은 넘었고 이렇게 해서 일본 만화영화 스크린 점유율이 33.1%란다.

‘슬램덩크’는 90년대 농구열풍을 반영한 만화가 티비를 거쳐 영화까지 진출된 것이고 북산(쇼호쿠)고와 산왕(산노)고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의 공포인 지진을 악의 기운이 지하에서 분출되는 것으로 보고 이를 막아내는 주인공들의 선한 의지와 생명도 되살려내는 그들간의 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다.

두 일본영화 모두 만화영화 그림영화다. 근데 그게 소위 애들용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낌은 현장영화와 구분이 어렵다는 생각, 다만 일본의 보편 의식과 우리의 그것은 과거 역사를 건너뛰고 동일선상에 있는 건 아니겠다.

영화 ‘차별’이 개봉되었다. ‘차별’은 일본 내 조선 고급학교 10개교가 무상화 지원에서 제외된 것을 다루고 있다. 제외된 이유는 조총련에 의해 자금이 유용된 의혹이 있다는 것, 조총련은 북한의 지원을 받은 단체인데 그도 그럴 것이 남한은 일본 내 조선인에 지원자체를 하지 않았다.

‘차별’은 하루 꼭 한 번만 상영되고 ‘슬램덩크’와 ‘스즈메’는 십여회 상영된다. 지금 영화산업은 대형 배급사에 볼모된 상황이라 해도 과언 아니다. 롯데엔터테이먼트(롯데시네마), CJ ENM(CGV), 넥스트앤터테이먼트(NEW), 쇼박스(메가박스를 인수한 오리온 계열사)가 4대 대형 배급사다. 독립영화나 중소제작사의 영화는 배급사에서 다뤄주지 않으면 영화가 상영될 기회가 없다. 이런 문제점이 있어 의무 상영이 법정화되어 상영은 하지만 하루 1회 아침이나 늦은 밤이다.

일본영화 점유율이 한국영화 보다 높다니 씁쓸하다. 수년 전에는 한국드라마가 일본을 휩쓸고 있었는데... 왜 이리 변하고 있는 것일까?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 김구의 열망이다. 자연스럽게 일본의 의식과 긍정이 우리 국민속에 스며들어 비판없는 문화적 수용자가 되기보다는 우리의 문화적 수준이 더 높기를,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망했지만 문화적으로는 오히려 그 반대였듯이.

청와대 참모진의 재산 신고액 48억, 국민 평균의 10배 이상이다. 그들은 그런 능력이 있어 국민을 지도하고 다스릴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 능력으로 ‘한국 한국인’을, ‘한국의 문화와 자존’을 좀 우선순위로 만들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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