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빈 살만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빈 살만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3.04.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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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자신의 이복형제들인 사우디 왕자 수십명을 호텔에 감금하고 900조를 인질값으로 받아낸 사람, 파격적 전제적 국정운영에 반기를 드는 언론인과 왕자들 수십명을 숙청시켜버리는 사람, 약 1000명인 왕세자 경쟁자 중 왕권을 획득한 사람, 지난번 방한해서 롯데호텔 숙박 시 400개 호실을 한 번에 빌린 사람. 하루 식비로 몇억씩도 써버리는 사람.

공격적 투자로 사우디를 석유 탈피 초대박 국가로 만들려는 야심을 품은 사람, 2030프로젝트에 미국이 투자하지 않는다고 바이든도 면전에서 무시해버린 사람. 네옴시티라는(옥사곤, 트로제나, 더라인) 기상천외한 도시건설 프로젝트는 꼭 미친 넘의 꿈처럼 보이지만 글쎄다 이게 디스토피아일지 유토피아일지. 그래도 2029년도 아시아 동계올림픽을 트로제나에서 개최한다니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아랍에미레이트 토호 7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원래 석유생산량도 거의 없었던 두바이가 50도를 넘는 살인적 도시 두바이가(페르시아 일부였던) 왜 저리 어쩌면 가장 핫한 도시가 되었나?

‘세이크 모하메드’가 1995년 시작한 인공도시 건설, 각종 기업 유치, 무역 자유화, 허브도시로서의 입지 등에 힘입어 부존자원도 기후환경도 어쩌면 최악의 도시국가가, 대부분 이색인종이며 자국민은 15% 밖에 안되는 인구 350만 국가가 저렇게 대박도시 _ 버즈알아랍(7성급 해양호텔), 주메이라(야자수 인공섬) 브루즈칼리파(젤 높은 빌딩) _ 가 된 것은, 그렇게 놀랄만한 경이적인 성공을 이루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사례 아닌가.

앞으로 또 두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어 세계는 변모하는 듯하다. 꿈도 실권을 잡아야 가능하다. 실권을 잡는 법은 원래 정의란, 선과 도덕이란 없다는 것을, 실권을 잡은 넘이 선과 진리라는 사실을(성경 야곱도 카인도 형제를 죽이거나 애비를 속여 득권한다) 역사는 전한다. 사우디도 한 사람 아래서 1000명의 손자가 태어나도 그 누구도 도덕 윤리 운운하지 않는다. 실권자는 늘 예외이고 여기에 누구도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는다.

그래서 ‘인간이란 누구인가’ 다시 묻게 된다. 인간이란 생체로봇일 뿐이라는 도킨스의 말이나, 미래인간에 대한 성찰인 유발할라리의 호모데우스(신이 된 인간)에 적극 동조하지만 연초 JTBC의 ‘세개의 전쟁’도 부정 거부하기 어렵다. 인간은 어쩌면 그 종말을 향해 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주 나이 100억년 이상, 지구 40억년, 인간 탄생 4만년. 지구에는 지난 수십억년 몇 번의 생물멸종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처럼 성장된 종(신이 된 인간), 텔로미야 재생으로 영생하는 인간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을 터이다.

다시 이 시점에 질문해야 한다. 도대체 인간은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종교에 심취하여 내세를 믿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만 과학이 만들어 낸, 입증해내는 시간이라는 것의 사실들을 볼 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종교는 초월이라 더 이상 언급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그냥 버려두는 지구를 보며 선의지도 인류구원도 없을 바에야 개인적 구원의 문제만 천착하는 종교는 다시 돌아봐야 한다. 무한한 시공간 앞에서 ‘알 수 없음’의 진짜 진리 앞에서 우린 다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 같다. 작은 이해들에 지금 하는 정치라는 놀이에 대해 큰 그림과 근본적 질문에 대해.

그나저나 빈 살만이 어릴 적 집권해가는 과정 중에서 엄마가 매일 전문가를 모셔서 토론하게 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인간은 그렇게 전략으로 성장하나 보다. 시카고대의 성공 이유가 고전 100권 읽고 4년 내 토론만 하다 졸업. 빈 살만이 시드 마니 1억 정도로 갑부가 되어버리게 한 주식 투자능력은 어릴 적 대단한 과외수업인 토론수업에 있지 않았을까. 끝없이 질문하고 답하는, 최고의 전문가를 모셔 오는 수업, 국부펀드는 지금 살만의 2650조 재산으로 또 국가 예산으로 전 세계를 향한 투자사업이다.

빈 살만을 통해 다시 살펴보는 인간미래, 인간은 누구이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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