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꿈꾸는 현실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꿈꾸는 현실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3.04.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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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100분토론, 1000회 특집이란다. 홍준표 유시민. 홍준표는 간략하게 핵심을 그것도 경험 위주로 말하고, 유시민은 안개같은 모호함을 논리적 분석으로 나름의 진단과 해법을 제시한다. 홍준표는 현재 정치인이고 유시민은 작가다.

홍준표는 할 말이 많지만 여당 정치인이란 한계를 갖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야 하고 그게 어느 정도 굴레라는 속내를 내비치는 듯해 그것도 하나의 진솔함으로 다가온다. 부부도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이혼도 할 수 있다고 본단다. 그렇게도 정치적 견해는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의미겠고 본인이 그랬었다는 사례는 흥미진진하다. 젊은이들에게 “꿈은 꾸고 그것을 실현해 가는 것이 사람사는 일”이라는 청년 질문자의 답변에는 삶의 금언같은 경험의 축적이 배어나와 적극적 동의가 느껴진다. 이것도 본인의 예를 든다. 의사하려다 돈 없어 육사가려다 주변인 조사받는 것 보고 검사됐다고.

그래 인간은 꿈꾸는 동물 맞다. 그게 사는 맛이겠다. 작가는 글로, 농부는 새로운 실험적 농법으로, 정치가는 이상실현으로... 그렇게 늘 뭔가 새로운 성취를 위해 끝까지 꿈을 꾸는 것.

예수의 말씀 중 ‘달란트 비유’가 있다. 내용인즉 무위도식이 죄란다. 달란트에서 탤런트(재능)란 단어가 파생됐다. 자기 달란트로 누구든 꿈을 꿔야 한다. 그게 삶의 이유요, 무의미의 의미찾기겠다.

홍준표는 현실정치인 아니 행정가이니 토론의 내·외적 한계가 있겠고, 유시민은 논객일 뿐이니 이론적 관념적 차원에서 머무는 한계가 있으리라. 유시민의 공감력과 설득을 끌어내는 듯한 유도심문적 질문에 홍준표 “이간질 같아서 답하지 않겠다”는 응수는 역시 인간은 일단 머리가 좋아야 뭐든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분석력 판단력... 그리고 그들의 대단한 기억력들은 늘 탄복할만하다. 그들의 머리는 기록실이다.

소모적으로 보일지라도 민주적이어야 한다. 비록 사실비틀기와 사안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자기 논리를 정당화시켜가는, 어쩌면 시청자 국민을 속이는 듯한, 결국은 그렇게 표 도둑의 음모로 귀결되는 듯한 정치인들의 언어술수가 피로감을 높이고, 소모적 정치 논쟁이 정치혐오를 조장하기도 하지만 정치적 결정은 토론과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바탕으로 하는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실 ‘정치가 문제다’라는 보편적 경험적 결론은 그 내용면에서 왜 그게 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들이 제시되면 좋겠다. “정치인은 서로 쌈박질만 하기 때문에~” 같은 막힌 하수구같은 이유 말고. 좀 더 깊은 분석과 민족적 자존 문제와 민주적 호혜적 관점으로.

요즘 티비는 볼 게 없다. 늘 그렇다. 얕은 위로, 오감을 감정을 터치하는 시간을 함몰시키는 무의미한 내용들이 너무 많다. 가끔은 있긴 하다. 아프리카 밀림의 원시족, 역사 다큐, 인류미래에 대한 실제적 담론들... 모 방송사의 ‘3개의 전쟁’ 유익했고, 아랍 빈살만에 대한 ‘벌거벗은 세계사’도 좋았다. 해서 이런 토론은 가끔은 볼만하다.

은퇴했고 무료하고 따분한 시간을 주체하기 어렵다. 처음 해보는 은퇴라... 그렇게 시간에 밀린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끝없이 나아가는 것. 그게 아무래도 존재의 이유요 의미요 가치요 재미다. 할 수만 있다면 ‘삶의 의미찾기’ 그게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이기도 하겠다. 역사는 꿈꾼 자들의 기록이겠다. 역사까지는 아니래도 ‘그게 사는 맛’ 맞겠다. 홍준표는 정치인으로 유시민은 작가와 토론자로... 그렇게 꿈들을 꾸고 산다.

우리 보편의 인간들은 무슨 꿈을 꾸어야 하나. 삶은 시. 분. 초도 허비할 일은 아닌데... 허구와 확증편향과 소모적 논리와 말초적 감성과 운명적 환경과 체념적 장애들에 걸려 시간에 밀리는 자로 살기에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한데...

통치 현실이 정치적 혹은 숙성되지 못한 미완의 실험장이 되고, 전략적 모호성을 버린 인조의 삼두구배의 치욕이 기억되지 못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꿈꾸는 삶을 기획하고 없는 꿈도 만들어 가지만, 외면하거나 탈출할 수 없는 현실에는 누구도 무관할 수는 없는데... 국익이 뭔지? 국가와 민족을 통째로 실험장 만든 역사는 참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는데, 민족의 자존을 버리면 꿀 꿈은 없다. 우리는 누굴 위해 존재하지 않고 스스로 서지 못할 만큼 이제는 나약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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