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신냉전시대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신냉전시대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4.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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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길에 나섰다. 26일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그런데 출발 전 외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로 중국과 러시아가 화들짝 반응을 하고 나오면서 이들 국가와 외교관계가 껄끄럽게 전개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만약 민간인 대량학살, 전쟁법 중대 위반 시 인도적 지원에 머물기 어렵다”라고 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대만해협 힘에 의한 현상변경은 반대한다. 중국이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시도하기 때문에 국제적 긴장이 고조된다”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픈 곳을 찔렸다는 반응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들 국가보다 한 수 더 떠서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하며 공격에 나서고 있다. 미국을 살인 수출국이라고 칭하고 나섰고, 대만문제 불개입을 관철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발언은 국익이 관련된 민감한 사안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제적 태도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에 관한 한, 북한 편이지 우리 편은 아니다. 더구나 확인되지 않은 소셜미디어에 나도는 풍문이긴 하지만 러시아가 북한군 2만5천명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문제를 중국의 중재로 은밀히 접촉하다가 윤 대통령이 변죽을 치면서 화들짝 놀라서 과민반응을 보인 것이란 그럴듯한 해설이 나돌고 있는 것을 보면, 이번 발언이 윤 대통령이 단순히 기자 질문에 즉답한 발언이 아닌 고도의 계산된 언행임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최근 두 가지 여론조사가 눈길을 끈다. 최종현학술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76.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20~30대 젊은 층을 상대로 한 통일관련 여론조사에서는 ‘과연 북한과 통일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1%가 통일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국가별 호감도에 대해 91%가 중국이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물론 다음은 러시아다. 다시 말하면 이들 국가는 한국에 대해 적대적이지 호의적이 아니라는 인상이 강하게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여론조사는 핵무기나 통일에 대해 우리 국민의 인식이 매우 현실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감성론에 근거한 통일론이나 눈치보기식 외교가 무의미하다는 또 다른 반증이기도 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그래서 설득력을 잃는다. 오히려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고 ‘돈 봉투 사건’을 또 희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먹잇감을 찾았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온다.

국제 관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반드시 대화만이 절대선이 아닌 경우도 많다. 대화와 타협만이 평화 유지의 절대 수단이라면 왜 전쟁이 일어나게 될까? 전쟁은 무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방법이다.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는 것은 전쟁을 하면 서로 피해가 크고 또 힘드니까 피할 뿐이다. 그러나 피해야 할 선을 넘어서면 충돌은 불가피하다. 그게 ‘한스 모겐소’의 현실주의 이론이다. 지금 북한은 그 선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북한의 핵 장난질을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의외의 초강수 대책이 깜짝 발표될 수도 있다. 적어도 북한의 핵 위협을 실질적으로 견제 가능한 조건부 핵 운용 등 제어 가능한 대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는 지금 신 냉정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을 연합으로 한 전선과 미국과 유럽 서방국가들이 연합해 충동하는 새로운 냉전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전통적인 중립국 스위스와 친 러시아 국가였던 노르웨이의 NATO 가입이 새삼스럽다. 신 냉전시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고 있다. 어정쩡한 태도의 ‘눈치보기’ 외교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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