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바다이야기와 P2E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바다이야기와 P2E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5.2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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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김남국 의원의 게임용 머니를 이용한 백억 대의 가상화폐 투기(?)사건이 터지면서 정계에 던진 충격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결국 김남국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서 일단 도마뱀 꼬리 자르기로 여당의 압박을 피하고 나섰으나 여전히 그는 자신이 특정한 이익집단의 입법로비나 부정한 행위를 통해 재산을 모은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를 코인 부자를 만들어준 게임머니 즉 P2E(Play to Earn)를 쳐다보면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휩쓸고 지나간 바다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은 이번 게임머니 사건이 결국 바다이야기의 재현이라는 점이다. 형태는 온라인 전자게임에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매개로 한 투자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본질은 과거 바다이야기와 하나도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는 일본의 파친코게임의 소프트웨어를 수입해 국내용으로 만든 사행성 게임이다. 일본의 파친코는 파친코 업계와 일본 야쿠자들과 짜고 치는 현금교환성 사행성 놀이인데 일본의 국민게임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한 때 성황을 이루었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온라인 게임에 밀린 국내 아케이드 게임업계가 일본 파친코게임의 소프트웨어를 수입해 한국판 전자 파친코게임을 만들어 보급했는데 이것이 대박을 쳤다. 게임에서 딴 점수를 문화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게 한 것이 일본과 다를 뿐 환금과정은 일본의 라이터돌에서 문화상품권으로 허울만 그럴듯해졌을 뿐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은 일본의 판박이였다. 오히려 일본의 파친코는 1인 1대 이상 절대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했는데 한국의 바다이야기는 한 사람이 10대 이상도 갖고 놀도록 업주들이 허용했다. 더구나 주택가까지 바다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결국 자살 소동에다 파산에다 사회적 파장이 커졌고 정권 차원에서 정리하는데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김남국의 P2E(게임머니)코인은 바다이야기에서 딴 점수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가 어떤 루트를 통해 이른바 ‘에어드랍’으로 받았던 ‘대가성’으로 받았던 ‘내돈 내산’으로 구입했던 그 게임머니가 가상화폐로 환전 즉 교환이 되고 이를 수십 개의 가상통장으로 분산할 수 있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이른바 ‘가상화폐 교환소’는 일본 파친코의 구슬 상품을 교환해주는 야쿠자의 ‘현금 교환소’나 바다이야기의 ‘문화상품권 교환소’나 그 역할이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과거 게임물 등급위원회가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분리되기 전에 게임개발업자가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의 등급심사를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아예 인화성 물질을 등급심사위에 들고 나타나 협박과 공갈을 하는 풍경이 비일비재했다. 그만큼 게임을 둘러싼 환금성 보상체제는 즉 게임머니는 그만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자 마약 같은 존재였으며 한번 터지면 사회전체를 뒤엎어 버리는 폭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업자들이 목을 매달았다.

김남국의 게임머니를 이용한 재테크는 사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동안 온라인 게임업계가 정체상태를 맞고 있는 업계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여기저기 뿌린 이른바 공짜 게임머니가 얼마나 되는 아무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오죽하면 ‘Air Drop’이라고 할까?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김남국처럼 게임코인을 받아 챙긴 지난 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루머처럼 거명되고 있다. 당장은 게임업계와 정계의 유착으로 표면화됐는지 모르지만 일반 서민의 생활 밑바닥까지 중독성과 사행성을 흩뿌린 바다이야기처럼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의 정신세계와 경제 활동을 잠식한 독버섯이 되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곪아터져 있는지도 모른다. 게임은 오락수준을 넘어서서 사행성과 중독성, 투기성을 띄게 되면 그때는 어떤 명분이라도 사회규범의 큰 흐름을 역행하기 십상이다. 김남국처럼 게임머니를 받는 그들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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