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TV뉴스의 신뢰성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TV뉴스의 신뢰성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7.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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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일본의 후쿠시마 처리수 해양 배출과 관련해 나라가 또 두 동강이가 날 듯한 분위기다. 감성과 이성으로 편을 갈라, 감성이 이기는지 이성이 이기는지 사생결단을 내보자는 식의 정치논쟁은 언론계와 각종 미디어까지 편이 갈라져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과거 나라를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로 시끄러웠던 각종 정치괴담, 즉 청성산 도롱뇽 서식지 파괴,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소동, 제주 해군기지 생태계 파괴 주장, 성부 사드배치 전자파 튀김 주장 등과 비견될 정도의 정치 파장을 만들어 보려는 움직임이 야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새로운 정치괴담이 재현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여기에 지상파방송의 TV뉴스까지 이에 편승하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

TV뉴스는 신문과는 달리 보다 많은 전달 수단을 사용한다. 현장영상과 현장음, 기자의 육성 (앵커 또는 아나운서의 육성도 포함), 영상과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는 자막, 그리고 영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을 자막과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CG화면, 효과음 등 신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TV뉴스는 그래서 제작과정이 복잡하고 여러 단계의 편집 작업을 거친다. 그런 만큼 뉴스제작의 프로세스에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고, 또 의도적인 작업을 추가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뉴스 제작의 전체 제작책임을 갖는 취재리포트 기자가 마음만 먹으면 데스크의 눈을 속이거나 반대로 데스크의 오더를 받아 다양한 형태로 뉴스를 조작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특히 TV뉴스가 이 같은 조작 보도에 노출되기 쉬운 것은 최종 데스킹 과정에서 데스크는 송출할 기사의 내용만 주로 체크할 뿐, 영상 컷의 편집, 자막의 내용, 오탈자 등은 대부분 취재기자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TV뉴스에 나타나는 가짜뉴스 또는 오보의 유형도 매우 다양하다. 우선 영상물의 경우, 영상편집을 침소봉대하거나 왜곡해서 뒤집어 보도해, 현장의 실제 분위기를 정반대로 만들어 전달하기도 한다. 영상물에 녹취된 오디오나 이펙트도 조작 편집해,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문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당연히 혹세무민하거나 사실과는 정반대 방향의 보도를 시도하기도 한다. 취재기자의 리포트 또한 처음부터 방향성을 설정해 일방적으로 비난 공격하거나 비호 내지는 변호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작성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특정정파나 이념에 치우쳐 자발적으로 또는 데스크의 오더를 받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불리한 내용일 경우, 보도 누락 또는 축소보도라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최근에 문제가 된 경우는 인터뷰의 내용 자막을 사실과 다르게 번역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의 내용을 조작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기사의 방향을 설정해 정치적 목적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TV뉴스가 그동안 신문보다 시청자들의 사랑과 신뢰를 훨씬 더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생생한 영상을 바탕으로 취재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한 사실을 생동감 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썼던 경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지상파 TV뉴스에서 보이고 있는 정파적인 의도에 기인한 기행적인 보도 행태는, 지상파 TV뉴스가 공정, 공평, 객관 보도라는 절대 명제를 망각했다는 지적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오보도 아닌 아예 가짜뉴스를 생산, 발신하는가 하면, 지상파 방송으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품위조차 망각한 듯한 파행적인 지상파 TV뉴스의 최근 행보는 지상파 TV뉴스의 시청률 하락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불편부당, 공영공익, 공평무사를 자양분으로 성장해온 국민의 방송이다. 지상파 방송의 TV뉴스가 과거 수십 년 동안 쌓아올린 신뢰도가 갈수록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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